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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특별전 Retrospective on Kim Ki-young <육식동물> + <감독들, 김기영을 말하다>
시네마테크 부산은 독특한 작품 세계로 한국영화사의 대표적인 작가주의 감독으로 평가 받는 김기영 감독의 특별전을 개최합니다. 김기영은 마성과 욕망으로 대표되는 특이한 영상문법을 통해 전통적 가부장적 사회와 근대성 간의 충돌을 그려 낸 감독입니다. 1950년대에서 70년대에 이르는 한국의 근대화가 가정으로 파고들면서 개인의 내면 속에 숨겨진 성적인 욕망과 거세에 대한 공포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동시대의 다른 감독들이 한국 현실의 표면과 변화에 대해 말하고 있을 때, 김기영 감독은 그 현실의 내부와 사람의 내면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집요할 만큼 협소한 현실 속에 사람들을 배치하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관찰하듯 무심히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독특한 미장센과 공간 구도, 인물들의 배치에 따른 위상의 변화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김기영 (1919-1998) 1919년 서울 출생. 서울대 의대 재학 중 연극반에서 활동하며 명성을 날렸으며, 졸업 후 공연 및 연출가로 활동하다 1955년 <주검의 상자>로 감독 데뷔한다. 이후, <하녀>(1960), <현해탄은 알고 있다>(1961), <화녀>(1971), <충녀>(1972) 등 30여 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1997년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 회고전을 계기로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가 재조명되었다.
상영작 소개 * 다수의 자료를 참고하였으나, 상영작 소개 중 일부는 자료에 오류가 있는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양산도 Yang San Province 1955, 90min, 35mm, b&W 각본 이태환 | 촬영 출연 김삼화, 김진사의 아들 무령은 한양에서 돌아와 옥란에게 반하지만 그녀는 이미 수동과 장래를 약속한 사이다. 무령은 둘의 사이를 갈라 놓으려고 갖은 횡포를 부리고, 옥란은 감옥에 갇힌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무령과 결혼한다. 이를 알게 된 수동은 실의에 빠져 스스로 목을 맨다. 한국 최초의 동시 녹음 영화였던 <주검의 상자>에 이은 (자료에 따라 여주인공의 호칭이 서로 다름 – 시나리오선집, PIFF, 이효인='옥이', 영상자료원='옥랑(KMDB)', '옥란(DVD)') 하녀 The Housemaid 1960, 108min, 35mm, b&w 각본 출연 공장에서 여공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작곡을 하는 동식은 여공 한 명을 집의 하녀로 들인다. 어느 날, 동식은 하녀를 범하게 되고, 하녀의 임신을 알게 된 아내는 그녀를 낙태시킨다. 하지만, 아기를 잃은 하녀는 점점 광적으로 변해간다. 리얼리즘의 전통에서 벗어나 세트의 활용과 소도구와 사운드의 적절한 사용으로 새로운 경향을 보인 영화로, 이후의 <화녀> <화녀 82> <충녀> <육식동물>은 <하녀>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고려장 Burying the Old Alive 1963, 86min, 35mm, b&w 각본 출연 고려시대 어느 산골에는 70세가 된 부모를 산에 버리는 풍습이 있다. 이 마을에 극심한 가뭄이 찾아 오고, 무당은 절름발이 구령이 어머니를 산에 버리면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구령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업고 산을 오른다. (원작의 상영시간은 110분이나, 복원작업에서 일부 유실장면을 삭제하여, 86분으로 상영된다.) 충녀 The Insect Woman 1972, 120min, 35mm, color 각본 출연 이교수는 노이로제 증세로 병원에 입원하는데, 같은 병실의 환자는 모두 혼외정사로 정신분열증에 걸린 남자들이었다. 어느 날 어느 환자로부터 아내와 정부 사이를 오가며 이중생활을 해오던 한 남자가 애인에게 살해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하녀>의 변주극으로 처첩간의 갈등을 통해 인물간의 욕망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유리와 구슬을 사용한 성행위 묘사는 신선함을 준다. 파계 Transgression 1974, 112min, 35mm, color 원작 고은 | 각색 출연 최불암, 전쟁 고아 침애는 서산사의 고승 무불당에게 구출되어 중이 된다. 침애는 커갈수록 덕망 높고 재능 있는 승으로 평가 받고, 고승은 법통의 계승자인지를 시험하기 위해 여색의 유혹을 택한다. 비구니들이 사는 절에서 미모의 묘향을 불러 침애를 유혹하게 한다. 붉은 색에 대한 감독의 집착이 재미있는 이 영화는 산사를 배경으로 구도와 세속적 욕망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보여주지만, 종교영화라기 보다는 우화적으로 현실세계를 풀어낸 작품이다. 육체의 약속 Promise of the Flesh 1975, 95min, 35mm, color 각본 출연 30대 중반의 모범수 숙영은 특별 외출을 받아 간수와 함께 열차를 타고 어머니의 산소를 향한다. 숙영은 열차 안에서 훈이라는 청년을 만나고 두 사람은 서로 애정을 느끼게 된다. 간수의 도움으로 자유 시간을 얻은 두 사람은 도피를 꿈꿨지만, 둘은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헤어진다. 이어도 I-eoh Island 1977, 110min, 35mm, color 원작 이청준 | 각색 하유상 | 촬영 출연 이화시, 제주도에 건설하는 호텔의 홍보를 위해 관광사 기획부장 인간의 본능과 운명을 혼돈의 양식으로 그려냈으며, 극단적인 줌의 사용을 통해 영화적 환상을 강조한 작품이다. 화녀 82 The Woman of Fire '82 1982, 115min, 35mm, color 각본 출연 양계장을 하는 아내 정순과 서울 근교에 살고 있는 작곡가 동식의 집에 지방에서 온 명자가 가정부로 들어 온다. 정순이 잠시 친정을 간 사이 가수지망생 혜옥과 동식이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막으려던 명자는 오히려 동식에게 겁탈당하고 이 후로 정순의 집은 파국을 향해 달리게 된다. <하녀> <화녀>에 이은 하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컬러의 장점을 잘 살려 세련된 영상을 보여준다. 자유처녀 Free Maiden 1982, 95min, 35mm, color 각본 이문웅 | 촬영 정필시 출연 스페인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혜리는 같은 연구실의 동식으로부터 이성에 대한 환상 때문에 연구 능률이 저하된다는 불평을 듣는다. 이에 혜리는 연애감정 없이 서로 자유롭게 생리적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하지만, 동식은 그런 그녀를 경고한다. 육식동물 Carnivorous Animal 1984, 105min, 35mm, color 각본 출연 아내의 부동산 사업이 성공을 거두자 동식은 가장으로서의 열등감을 느낀다. 동식은 술집 호스테스와 또 하나의 가정을 꾸리게 되고, 아내와 호스테스는 협상을 맺어 동식을 공유하게 되지만, 결국 가정은 파탄을 맞이하게 된다. <충녀>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실추된 가장의 권위, 부인과 정부와의 갈등, 가정 파괴 등 감독들, 2006, 50min, DV, color 감독 프랑스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열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