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은 모인호선생님이 직접 촬영하신 사진입니다. 제가 찍은
사진은 나중에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2003년 1월 5일)은 주남저수지에 주남저수지에 탐조가이드를
마치고 모인호선생님 함께 경남 고성군 대가면 독수리 도래지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오전에 안유진님이 갔을때는 독수리가 무려 81마리나 있었다고 하는데, 모인호선생님과 저는 2시 50분쯤에야 인근에 도착해서 그리 많은
독수리는 보지 못했지만 대신 뜻밖에도 아비를 볼 수 있었습니다.
독수리가 있는 장소로 가기 전에 도로옆에 호수가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 많은 수의 비오리와 흰비오리등이 보여서 잠깐 망원경으로 살펴보다가 가까운 곳에 있던 아비를 처음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비가 저와 모인호 선생님을 보고 놀랐던지 금방 잠수를 해서 순식간에
멀리 가버렸습니다.
그러나, 멀리 있는 흰비오리와 비오리를 보고 있는 사이 위험한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했던지 마치 누가 부르기라도 한 것 처럼 잠수도
하지 않고 곧장 헤엄처서 다가오기 시작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더 가까이에 와서는 시위라도 하듯이 기름이 시커멓게 묻은 왼쪽 배를 드러내 보이고는 제자리에서 수영을 하면서 깃을 손질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정말 카메라앞에서 포즈를 한참 동안 취해 주었습니다.
아주가까운 거리에서 모처럼 만난 아비의 가슴에 기름이 묻어 있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웠습니다. 위에 가져다 놓은 모인호선생님의 사진에는 일부분만이 보이지만, 아비의 몸에 어른 손바닥 넓이 이상으로 넓은 면적으로 깃털속 깊이 배여 있는 기름자국을 볼수 있었습니다.
올 겨울 들어서 가장 추운날씨에 그런 광경을 보니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나마 완전히 기름을 뒤집어 쓰지는 않아서 당장에 목숨이 위태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이번 겨울을 나는데 많은 지장이 있을것 같고 장기적으로 겨울을 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기름이 어디에서 어떻게 유출되었는지 정확하게 알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아비에 깃털에 묻은 기름이 한마리 새의 생명만 위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을 함부로 오염시키면 결국 누군가는 대가를 치러야 함니다. 이러한 기름오염으로 죽어가는 새들을 보면서, 우리들 자신의 모습을
돌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비가 무사히 겨울을 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독수리는 늦어서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둘러보고 싶으신
분들은 오전에 오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오전에 가장 많이 모인다고 하네요.
혹시 들르시면, 독수리도래지에 가기전에 약 10분? 거리에 있는 저수지에서 물새들도 한번 유심히 살펴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