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이촌동’ 으로 통칭되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서빙고동 아파트들이 최근 연달아 리모델링 추진 의사를 밝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표면상의 이유는 지어진 지 20∼30년이 돼 냉난방 시설 개선, 주차시설 증축 등이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는 ‘선택의 폭’이 좁은 점이 ‘주민들의 결단’을 재촉한 측면이 크다. 중대형 평형이 많아 ‘소형 평수 의무 비율’을 적용하기가 어렵고,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 제한도 걸려 있어 재건축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까닭이다.
▽이촌동은 ‘리모델링 붐’=최근 점보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하기로 결정하고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144가구 63, 70평형으로 구성돼 있는데 지하주차장, 조경 공간 등이 조성되며 가구당 면적은 5평 안팎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3, 23평형 84가구로 구성된 수정아파트도 리모델링조합 설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해 10월에 사업설명회를 갖는다. 김성수 추진위원장은 “현재 주민들의 동의 65% 정도를 받아 놓은 상태이며, 연말까지는 법적 기준인 80%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도 7월부터 ‘발전위원회’가 발족돼 위원들을 상대로 한 건설사들의 설명회를 유치했으며, ‘리모델링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잠정 결론을 얻었다. 입주자대표회의 투표를 거쳐 이달 말 조합 결성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
1326가구가 모두 중대형인 31∼69평형이고 정재계 인사가 많이 모여 사는 부촌(富村)이라는 점 때문에 건설사들도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림산업 양재길 리모델링팀 부장은 “성사될 경우 사업비만 400억원에 달해 300억원대인 광장동 워커힐아파트를 제치고 최대 규모의 리모델링 단지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4, 6월에는 현대, 로얄 아파트도 리모델링을 하기로 결정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네인즈’에 따르면 이촌동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의 시세는 평당 1597만원으로 기존 단지(1579만원)보다 소폭 높다. 네인즈 조인숙 리서치팀장은 “리모델링 추진 전에는 기존 단지에 비해 시세가 훨씬 낮았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뛴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왜 빨리 진행되나=1970년대에 지어진 단지가 많은 이촌동에는 전용면적이 평형의 90% 이상(일반적으로 80%)인 가구가 많아 ‘평수 늘리기 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건교부에서 리모델링 단지의 ‘면적 확대 폭 제한’ 방침을 밝히긴 했지만 이촌동은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정아파트의 경우 23평형의 전용면적은 20∼21평. 현재 기준으로도 28평형이 가능한 면적이다. 조합설립추진위측은 5평 정도만 늘려도 ‘33평형’으로 증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많은 단지의 용적률이 300∼500%로 높아 재건축을 하면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이유가 됐다. 1970년대에는 명확한 용적률 기준이 없었으나 현재 이 지역에 허용된 용적률은 200∼250%. 쉽게 말해 일부 단지는 재건축을 하려면 가구 수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밖에 ‘1개 동’으로 구성된 단지가 많아 주민 합의 시간이 짧게 걸리는 점도 한몫했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 아파트 가구 수 입주년도 평형 현시세(만원) 비고 현대 653 1974.5 31 48,000 현대건설 시공사 선정, 기존 평수 대비 130% 증가. 45 64,000 57 79,000 로얄 72 1971.11 47 53,750 대림산업 시공사 선정, 57평형5평 증가, 지하수영장은주차장으로 바뀜. 57 69,750 리바뷰 56 1971.11 16 16,000 평형별로 5평 이상 증가,상가부분 협의가 덜 끝난 상태. 43 43,000
50 50,000 골든맨션 48 1972.12 32 33,750 대략적 논의 진행 중. 45 55,000 57 59,000 수정 84 1977.3 23 31,875 사업설명회 개최 예정. 점보 144 1974.7 60 76,750 대림산업 시공사 선정, 주민동의 80% 얻은 상태, 아파트 1층을주차장화. 70 92,500 신동아 1326 1984.6 31 57,000 조합결성 여부를 놓고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논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