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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저격수 뇌졸중
소리없이 찾아와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긴다고 해서 ‘소리없는 저격수’로까지 불리는 치명적인 질환인 뇌졸중은 암에 이어서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사망원인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년 3~4만 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아침, 저녁의 기온차가 심하거나 계절이 바뀔 무렵 그 증세가 더욱 두드러지는 뇌졸중은 이미 우리 곁에 아주 흔한 질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욱 무서운 것은 뇌졸중에 걸리는 연령층이 한층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뇌졸중은 왜 예고도 소리도 없이 다가와 우리의 목숨을 노리는 것일까?
뇌졸중이란 무엇이고 왜 걸리는가
뇌졸중은 심장에서 뇌로 가는 여러 혈관에서 생기는 질환으로,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약해져 있는 혈관벽이 높은 혈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면서 생기는 뇌출혈이고, 다른 하나는 콜레스테롤 등으로 좁아진 혈관이 막혀 버리는 뇌경색이다. 일단 발병할 경우에는 언어장애나 사지마비 등의 2차 후유증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뇌졸중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에 발병률이 가장 높다.
특히 무서운 것은 뇌졸중 발병 범위가 클 경우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장기간 식물인간으로 살아야 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의식을 되찾게 되더라도 평균적으로 30~40% 정도에서는 전신 또는 반신마비, 치매, 언어장애 등 각종 후유증이 뒤따른다.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산소와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뇌는 큰 손상을 입는다. 뇌졸중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뇌의 손상 때문이다. 손상된 뇌세포는 죽어버리고 그 뇌세포가 담당하는 신체부위도 마비된다.
경동맥 협착증을 조심하라!
최근 한 대학병원의 조사 결과, 성인 100명 가운데 5.5명에게서 뇌졸중의 원인 중 하나인 경동맥(목 부위에 있는 혈관으로 심장과 뇌를 이어주는 중요한 혈관) 협착증이 발견되었다.경동맥 협착증은 혈액과 함께 혈관을 따라 이동하는 콜레스테롤이 혈관 안쪽으로 쌓이면서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혈관벽은 두꺼워지고 혈관이 점점 좁아져 결국 동맥경화의 부위가 터지면 혈관은 완전히 막혀 버리게 된다.
경동맥에서 떼어낸 콜레스테롤은 지방덩어리처럼 보이는데, 마치 죽처럼 생겼다고 해서 ‘죽종’이라고 부른다. 이 콜레스테롤 덩어리는 동맥경화가 진행되면서 커진다. 자라난 죽종이 경동맥을 완전히 막으면,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은 중단되고 결국 뇌가 손상된다. 이렇게 혈관을 위협하는 동맥경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동맥경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고혈압
혈압이 높으면 혈관이 계속 압력을 받게 되고 혈관을 둘러싸고 있는 내피세포가 손상된다. 이것은 곧 동맥경화의 시작을 뜻한다. 이렇게 혈압이 높거나 당뇨병이 있으면 혈관의 내피세포가 손상되어 동맥경화를 일으키게 된다.
또 흡연을 많이 하는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뇌졸중, 겨울철과 오전 시간대가 위험하다
계절로 보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이듬해 3월까지가 발병률이 높다. 또 시간대를 보면 새벽 이후 급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주대 의대 신경외과 신용삼 교수는 그 이유가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말한다.
뇌졸중 바로 알자
뇌졸중은 한번 죽어버린 뇌세포가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는 사실, 바로 뇌의 영원한 죽음을 의미한다. 뇌졸중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증상들이 먼저 나타난다.
뇌졸중의 초기 증상들
■ 감각장애 : 좌우 한쪽의 팔과 다리에서 피부 감각이 떨어진다.
바늘로 찔러도 아프지 않고 둔탁한 느낌이 든다.
■ 반신 마비 : 어느 한쪽의 팔과 다리에서 힘이 빠진다.
심한 경우 얼굴도 좌우 한쪽이 마비되어 입술이 돌아가기도 한다.
■ 실어증 :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말을 알아듣기는 하나 발음이 안 되는 경우와 발음은
유창하지만 말을 못 알아듣는 경우이다.
■ 시각장애 : 오른쪽과 왼쪽 어느 한쪽의 시야가 깜깜해지며 보이지 않는다.
물체가 두 개로 겹쳐 보이기도 한다.
■ 두 통 : 망치로 때리는 듯한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다.
■ 어지럼증 : 가만히 있어도 물체가 빙빙 도는 듯 어지럽고 몸의 균형을 잡기 힘들다.
■ 의식 혼탁 : 졸리거나 몽롱한 의식을 보이며 심한 경우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전조 증상을 일과성(一過性) 뇌허혈증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잠시 뇌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았다가 다시 풀린다는 뜻이다. 일과성 뇌허혈증이 중요한 이유는 장래 큰 뇌혈관이 막히는 본격적인 뇌졸중 발작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뇌졸중의 특성
첫째, 오른쪽과 왼쪽 어느 한쪽에만 증상이 나타난다.
감각이상과 마비, 시력장애 등 대부분의 증상이 좌, 우 어느 한쪽으로
편중된 다.
둘째, 졸중(卒中)이란 말 그대로 예고없이 갑자기 증상이 발작적으로 나타난다.
식사나 대화 도중, 산책이나 강의 도중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갑자기
발 생한다. 특히 과음과 과로 후 자주 나타난다.
누가 뇌졸중에 잘 걸리나
겨울 아침의 불청객, 뇌졸중
어쩌면 겨울은 뇌졸중(腦卒中)의 계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날씨가 추우면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이른 아침이기 때문에 교감신경이 가장 빠른 속도로 흥분되며, 여기에 용변까지 보던 중이었다면 갑자기 복압이 올라간다. 3가지 요인 모두로 인해 혈압이 오를 수 있다. 직경 0.2~0.4㎜에 불과한 가느다란 뇌동맥이 혈압을 이기지 못해 터지면서 뇌졸중이 발생하는 것이다. 뇌졸중 환자 10명중 8명은 고혈압이 관련되어 있고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정상인의 4~5배나 된다.
흡연도 중요한 요인이다. 니코틴이 혈관을 수축시켜 동맥경화를 유발하여 1.5~3배 정도 뇌졸중 발생률을 높인다. 그러나 금연을 하면 5년 이내에 뇌졸중 발생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은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처럼 혈압, 연령, 흡연 등 뇌졸중 위험요인들을 이용하여 장래 뇌졸중 발생 확률을 예측할 수 있다.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 교수는 미국 보스턴 대학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10년 내에 뇌졸중에 걸릴 확률을 계산하는 공식을 내놓았다.
손상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시간은 3시간에서 6시간
이밖에 당뇨와 관상동맥 질환(협심증과 심근경색증), 심장비대(심전도 상 좌심실이 두꺼워져 있는 경우), 과음 등도 뇌졸중 위험요인이다.
또한 혈액검사에서 호모시스테인이라는 단백질 수치가 높게 나온 사람은 뇌졸중에 잘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호모시스테인은 바나나, 오렌지, 시금치 등에 많은 엽산(葉酸)을 섭취하면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뇌경색으로 혈관이 막힌 뇌졸중 환자일 경우, 뇌에서 혈액이 빠져나가는 정맥에는 3시간,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에는 6시간 안에 피딱지를 녹이는 혈전용해제를 투입하면 막힌 혈관이 뚫리면서 뇌혈관이 되살아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문제는 바로 시간이다.
누군가가 정신을 잃고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의식을 깨우기 위해 뺨을 때린다든지 심하게 흔들어 깨우는 행동, 환자의 손가락을 바늘로 따서 피를 내거나 아니면 강제로 환자의 입을 통해서 약을 먹이는 방법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손가락을 딸 경우 통증으로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 뇌졸중이 악화되며, 억지로 약을 먹이는 것은 약물이 기도를 막아서 질식이나 폐렴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몇 가지 응급대처 요령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단 당황하지 말고 신속하게 119로 구조요청을 해야 한다. 그리고 구조요원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환자를 편안하게 눕힌 다음 먼저 입 속에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해서 제거해야 한다. 그 다음에 베개나 포갠 타월을 이용해서 환자의 어깨 밑에 넣어주도록 한다. 이처럼 베개를 등에 포갤 때, 목이 일직선이 되면서 머리가 뒤로 젖혀지고 충분한 기도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이렇게 할 때, 많은 양의 산소가 뇌로 공급되어 뇌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법
가상현실 재활치료실
영남대 병원 가상현실 재활치료실 뇌졸중 센터에서는 재활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고 자칫 지루하기 쉬운 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연상작용에 의한 기억력 되돌리기
심각한 신체장애를 동반하는 뇌졸중은 재활치료를 언제 시작하느냐에 따라 재활정도와 예후에서 큰 차이를 보이므로 적절한 치료를 빨리 시작하고 꾸준한 기억력 테스트를 통해 손상된 뇌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뇌가소성을 좋은 방향으로 유도하라
‘뇌가소성’이란 뇌가 손상된 후 훼손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성질로, 이것을 올바르게 유도해야만 뇌졸중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뇌졸중 치료는 가능하면 빨리 시작해서 발병 후 한 달까지가 가장 적기이고, 늦어도 발병후 3개월까지는 치료를 종료해야 한다. 그 이유는 뇌졸중 발병 후 3개월까지가 뇌가소성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뇌졸중 예방을 위한 7가지 수칙
첫 째, 혈압을 관리하라. 뇌졸중의 가장 위험한 요인이 바로 고혈압이다. 뇌졸중의 발병률을 보 면 고혈압이 있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무려 3~4배나 높다.
둘 째, 담배를 끊어라. 담배를 끊는 동시에 뇌졸중 발생비율이 감소한다. 1년 금연하면 비흡연 자에 비해 50%, 5년 금연하면 비흡연자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다.
셋 째, 술을 끊어라. 하루 2잔으로 만족할 자신이 없다면 아예 술을 끊어야 한다. 주종과 상관 없이 매일 7잔 이상을 마시면 뇌졸중 위험이 3배나 높아진다.
넷 째, 과체중을 조심하라. 비만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2~3배 정도 뇌졸중 위 험이 높아진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만 한다.
다섯째, 운동하라. 매일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뇌졸중 발생 률이 2.7배 가량 낮아진다.
여섯째, 야채와 생선을 많이 섭취하라. 엽산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채소와 생선을 많이 섭취해 야 한다. 뇌졸중 발생률이 무려 2/3 가량이나 줄어들 수 있다.
일곱째, 몸을 따뜻하게 하라. 체온을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추운 겨울날 외출할 때 에는 따뜻하게 챙겨 입고 나가야 한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인다면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열심히 웃으라는 것이다. 뇌졸중 예방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뇌졸중은 생활습관이 잘못되어 나타나는 병, 즉 생활 습관 병 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작은 생활습관 하나라도 변화를 주는 것이 바로 뇌졸중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다.
자료제공 _생로병사의 비밀/가치창조H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