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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번 주말에 한 여자와 맞선 보게 되였는데,
제가 좀 첫만남에 많이 뻘줌해하는 성격이라 고민고민하던끝에
그러자 여자쪽에서도 흔쾌히 승낙하더군요.
데이트당날,오후 2시반의 영화시간에 맞춰 영화관대문에서
2시20분경에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집에서 영화관까지의 거리가 대략 20분정도여서 전 2시에 집에서 떠났습니다.
근데 그날따라 차가 좀 막혀서 아무래도 2시반까지 도착하지 못할것 같은
예감이 들어 저는 여자한테 문자 날렸습니다.
저기..미안한데 차가 좀 막혀서 약간 늦을것 같습니다.
너무너무 죄송스럽지만 영화티켓을 먼저 구매해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이제 가서 돈을 드릴게요.
네..알았어요.
아..그리고 팝콘 중컵사이즈로 하나 콜라 두개도 먼저 사놓으세요.
제가 가면 돈을 드릴게요.
네..알았어요.
그렇게 영화관에 도착하니 2시35분이 되였습니다.
사전에 사진 교환한적 있어 우린 한눈에 서로를 알아봤고, 간단히 인사를
나눈뒤 급급히 영화관으로 뛰여들어갔습니다.
자리를 찾아 앉고나니 영화는 이미 시작된지 10분정도 지난 상황이였고,
저는 조금만 좀 더 일찌기 떠났을걸 하며 깊은 자책에 빠졌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처음 시작을 놓치면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영향이 있기때문입니다.
영화 보는 도중 저는 그녀한테 돈을 드리려고 얼마 썼는지 조용히 물어보았습니다.
영화표 두장에 120원, 팝콘과 콜라 40원, 총 160원 썼다네요.
돈가방을 꺼내 보았더니 다 백원짜리여서 제가 그럼 이제 나가서 돈을
포캐해서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영화 다 보고 영화관에서 나오니 콜라와 팝콘이 절반 정도 남아있었습 니다.
이대로 커피숍에 이동하자니 아까운 콜라와 팝콘을 다 버려야 할테고,
마침 영화관복도에 테블과 걸상이 있어 저는 나머지 콜라와 팝콘을
없앨겸 거기에 앉아 얘기 좀 나누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한 한시간동안 앉아 얘기를 나누고나니 저녁밥 먹을 시간이 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님이 집에서 저녁을 해놓고 기다리고 계시니 오늘은 이쯤에서
끝내고 집에 가자고 했습니다.
그녀는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그럼 그러자고 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저는 아차!하며 무릎을 탁 쳤습니다.
대화에 너무 열중하다보니 그녀한테 160원을 드려야 한다는걸 까맣게 잊은채
그냥 와버렸던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급급히 핸드폰을 꺼내 그녀에게 문자를 날렸습니다.
저기..정말 너무너무 죄송한데, 아까 대화에 너무 열중하다보니 돈을 드리는걸
깜박했네요, 다음에 만나면 꼭 드릴게요.
아니, 괜찮아요. 또 만날 일이 없을테니까.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당신같은 쪼잔한 남자는 사양하겠습니다, 다시 연락하지 마세요.
저는 그녀가 보낸 문자를 보며 내 쌍안을 의심할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제가 돈을 안준다는것도 아니고, 어이없는 나머지 그만 허허하고 웃어버렸습니다.
저도 이렇게 以小人之心渡君子之腹하는 여자들은 싫거든요.
참 살다살다 별 모욕스러운 일을 다 겪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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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거의 한국인터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