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뜨기 북유럽가다
밤 11경
절대 가지 못할 나라일거라고 생각했던 곳
공산주의의 절대강자국이었던 구 소련 러시아에 발을 디뎠다
러시아 도시 중 다소 개방적이며 화려함이 있을 것 같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한 것이다.
밖은 백야의 푸르른 빛이 가득하다
11시가 넘은 시간인데 태양빛이 남아있다니
처음 경험하는 백야의 빛에 가슴이 뛴다
이렇게 백야와의 첫 대면으로 북유럽 여행은 시작되었다
호텔방에 짐을 내려놓고나니 12시가 넘었다
내일은 5시에 콜 6시에 호텔을 출발해 7시30분 비행기로 모스크바행이다
잠잘 시간이 다소 부족한데 쉽게 잠이 들지 못한다 어찌 잠이 쉽게 오겠는가
- 밤 10시 30분경 러시아 상공에서 찍은 사진-
첫째날 -모스크바-
모닝콜이 울리기 전, 한국에서부터 날라온 광고메시지 소리에 먼저 잠을 깼다
로밍해간 전화기에서 시시때때로 울려대는 메시지도착알림소리는 내가 이국에 있다는 사실을 종종 잊게 해준다
아침은 우아한 호텔식이 아닌 부실한 도시락을 들고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올랐다
무뚝뚝한 표정의 러시안들이 공항분위기를 더 딱딱하게 만든다
붉은광장에 들어갔다
광장에 깔린 타일이나 벽 등에 붉은 색이 많을 거라는 다소 유치한 생각을 하고 갔었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에겐 붉은 색이 곧 아름다움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러니 붉은 광장은 <아름다운 광장>이 되는 것이다
붉은 광장,아니 아름다운광장 안은 정말 아름다운 건축물들의 전시장 같았다
동화책이나 놀이동산에서 보았던 성바실리성당부터 시작해 세계 최대의 백화점이라는
굼백화점 건물 , 아름다운 색과 정교한 조각품이 벽면가득 장식된 건축물들이 넓은 광장을 에워싸고 서 있다.
외국인들 속에 섞여 여기저기 걸어다니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맘껏 그 아름다움을 만끽했다
-붉은광장 바닥엔 내신발만 붉은색-
세계 최대 크기라는 굼백화점 안은 우리네 백화점과는 사뭇 달랐다
건물 외벽의 아름다움도 크지만 내부의 아름다움이 더 큰듯하다.
가게 코너마다 마치 독립된 가게를 들어가는 듯한 아늑한 느낌마저 든다.
중간에 높게 뚫린 천정에 아름다운 구름다리를 놓아 마치 두개의 건물을 연결해 놓은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여기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며 더위도 식히고 기분도 가볍게 풀어놓았다
오후엔 크레물린 궁이다.
크레물린하면 구소련의 대통령이 기거하는 곳으로 철의 장막의 상징으로
두텁고, 음흉스럽고,무시무시한 정치 음모가 싹트는 곳이란 선입견이 있었다
역시나 크레물린의 뜻은 <성벽>을 의미한다고 하니 그 선입견이 다소 맞긴했다
크레믈린 궁은 20여 개의 탑과 길이 2천2백35m, 폭 3.5~6.5m, 높이 15~19m의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 싸여 있다.
그런데 크레믈린은 고유명사가 아니다. 보통명사다. 크레믈린은 성벽을 의미하는 러시아어다. 그래서 다른 도시에도 크레믈린이 있다.
크레믈린은 단순한 대통령집무실이 아니다. 재정러시아 시절엔 왕이 기거하던 궁이었기에 수많은 예술품과 역사적 유물이 가득한 곳이다. 겉만 보기에도 오후가 다 지날 정도이니 그 규모가....
레닌을 시작으로 스탈린ㆍ흐루시초프ㆍ브레즈네프ㆍ안드로포프ㆍ체르넨코ㆍ고르바쵸프ㆍ옐친 등 소련과 러시아 지도자들이 냉전 시대 미국과 함께 세계를 지배하는 양대 세력의 한 축의 역할을 했던 곳이다.
지금은 메드베예프가 푸친의 조종을 받으며 근무하고 있겠네.
유로를 받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에 물을 사먹거나 소소한 군것질을 하려면 루불화가 필요하다
환전을 위해 현지가이드가 우릴 데려간 곳이 심상치 않다
뭔가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오기에 이 거리의 이름을 물어보니<알바트의 거리>란다. 우리나라의 대학로와 같다고 할까?
뭐야? 알바트!!!!!!
언젠가 읽었던 <알바트의 아이들>이란 책에 나오는 그 거리란 말인가
그런데 책에 내용이 가물가물하다. 다시 찾아 읽어봐야겠다
여기 이 거리를 좀 찬찬히 훑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그놈의 시간타령으로
맥도널드에 들어가 시원한 쥬스 한잔 마시는 것으로 마음을 달랬다.
모스크바 국립대학에 들어가 차로 달리는데 마치 공원을 낀 한 도시를 달리는 기분이다
아름드리 나무들과 건물들이 하늘로 솟아 높은 상아탑의 상징이 되는 느낌이다
모스크바를 달리다 보면 산이 없다 숲은 많은데 산이 없는 도시.
그 중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00여미터의 레닌언덕이다. 지금은 참새언덕이라고 부르는데 그 곳에 서니 모스크바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1980년 올림픽이 열렸던 메인스타디움이 가까이 보인다.
76년 미국올림픽에서 만점연기를 펼쳤던 체조요정 코마네치가 이곳에서도 평행봉과 마루운동에서 금메달을 땄던 곳으로 기억된다.
미국올림픽 때 만점받았던 이단평행봉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크게 신문에 실려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난다.
비록 종합우승은 구소련선수들이 차지했지만 종목별 2연패를 한 기록은 묻혀버렸으니 최고만 -기억하는 **한 세상-
모스크바의 거리는 교통체증으로 악명높다고 한다 -모스크바대학 입학하다-
그냥 길에서 3-4시간을 서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일요일에 오신것을 행운으로 여기라는 현지가이드의 말이 우릴 더 힘들게 할 줄이야!야!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는 비행기시간보다 너무 이르게 도착한 것이다
이상기온으로 낮에 무척 더워힘들었는데
에어컨 시설이 없는 공항에서의 시간은 정말 생각하기 싫다
붉은 광장, 크렘린궁 등에서 받은 아름다운 영상들이 자꾸만 더운 공항안에서 흐리게 흐리게 변색되어가고 말았으니
다시는 러시아에 오고 싶지 않다는 동료의 말도 마지막 날 여행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지워졌으니 망정이지.
아마도 몇년 후에 러시아에 가면 에어컨 시설이 되어있을 지도 모르겠다. 지구가 날마다 더워지고 있으니 별수 있겠나
- 굼백화점 외부 전경-
- 굼 백화점 내부의 동양인 패션모델-
- 굼백화점 야외카페에서 <종업원이 주문받으려 자꾸만 힐끔거림. 사진만 찍을건데 ㅋ>-
-붉은 광장 안의 성 바실리 성당과 붉은색조의 역사박물관 전경-
첫댓글 동양인 패션모델 - 아는 모델이네
서양에서만 유명한 줄 알았더니 알고 계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