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계 화두로 떠오른 ‘거꾸로 교실’. 집에서는 선생님표 동영상으로 공부하고, 교실에선 학생이 수업을 주도한다. 충남 천안동성중학교에도 이 방법을 도입해 종전보다 높은 수업 만족도와 성적 향상을 이끈 선생님들이 있다. ‘거꾸로 교실 교사 모임’ 회원들은 학생 중심 교육이라면 무엇이든 함께 연구하고 시도하고 싶다고 말한다.
취재 이은아 리포터 identity94@naeil.com 사진 이현준
참고 도서 <거꾸로 교실> 도움말·사진 제공 김경민 교사(충남 천안동성중학교)
천안동성중 ‘거꾸로 수업교사 모임’ 선생님들이 교정에 모였다.
사진 왼쪽부터 박성아(수학), 김명현(역사) 김경민(사회), 이부연(과학) 교사, 한경화(국어) 수석교사, 이상민(수학) 교사.
가르침보다 배움_ 학생 주도 수업 실천하는 교사들
천안동성중학교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교사들이 수업을 개선하려고 전문적 학습 공동체 ‘동행(동성중 행복 동아리)’을 만들어 활발히 운영 중이다. 배움 중심 수업을 위해 ‘하브루타’ ‘배움의 공동체’ ‘협동 학습’ 등 다양한 수업 방식을 교과와 교사에 맞게 선택해 시도하는 것.
‘거꾸로 교실 교사 모임’도 그중 하나다. 미국의 화학 교사 존 버그만과 애론 샘즈가 고안한 ‘거꾸로 교실’ 은 교사가 설명하는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이 중심이 되어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자는 취지. 지난해 KBS-1TV 다큐멘터리 <KBS 파노라마 - 21세기 교육혁명 미래 교실을 찾아서>에 소개된 뒤 우리나라 공교육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천안동성중에서 사회를 가르치는 김경민 교사 역시 방송을 보면서 거꾸로 교실 수업 방식에 매료된 사례.
‘미래교실네트워크’(www.futureclass.net)에서 실시하는 ‘충남 지역 거꾸로 교실 캠프’ 에 등록해 연수 받은 뒤 동료 교사들에게 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 교사는 “설명할 내용이 많아 학생들과 좀더 소통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던 국어·사회·수학·과학 교과 교사들이 관심을 보였다. 교사 여덟 명이 뜻을 모았고, 매월 두 번씩 정기 모임을 통해 정보와 아이디어를 교환한다. 어려운 점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한다.
교사와 학생 즐겁게 소통_ 수업 참여와 이해도 높아져
거꾸로 수업의 핵심은 교사가 만든 학습 동영상 ‘디딤 수업’을 집에서 보고 배울 내용을 예습하는 것. 수업 시간엔 모둠 토론, 활동지 문제 풀이 등 다양한 학습 활동을 바탕으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천안동성중 1학년 강신애 학생은 “선생님의 설명을 일방적으로 듣기보다 내 생각을 말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모둠 친구와 아이디어나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표현력도 늘었다. 선생님이 만드는 수업 영상물은 복습이나 시험공부를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다시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한다.
교사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수학을 가르치는 이상민 교사는 “학생들이 그날 배울 개념을 어느 정도 익히고 오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 모둠별로 문제를 만들고 협력해서 풀며 수업 참여와 이해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전한다. 영상을 본 뒤 수업을 듣기때문에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아는 것은 물론, 질문할 때도 공부하다 막히는 부분의 맥을 정확히 짚는다는 설명이다.
성적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 국어를 담당하는 한경화 수석교사는 “예전에 비해 작문과 어휘 학습, 문법 활용 등 활동 수업을 많이 진행할 수 있다. 그 성과가 눈에 보인다. 기말고사에서 서답형 50점 만점을 받는 일이 어려운데, 정답률이 월등히 높아졌다”고 말한다. 수업에 소극적이던 학생이 적극적으로 바뀌고, 교사도 학생과 소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 보람이 크다는 게 거꾸로 교실 교사 모임 회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