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호란 때 예조판서였던 김상헌이 만주 심양으로 끌려가면서 읊은 비감어린 詩로서 충절과
선비의 기개를 표상하는 걸작으로 그의 이름은 잊혀졌을지라도 이 詩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사랑받고 애송되고 있다.
金尙憲 !
그는 병자호란때 淸에 항복할 수 없다며 끝까지 항복을 거부한 소위 척화파의 대표적인 인물로써 조선선비의 높은 기상과 고고한 기품을 후세에 남겨 오늘까지 많은 후손들에 회자되고 있다.
이와 반대의 입장에 서서 淸에 항복할 것을 주장하고 스스로 항복문서를 작성했던 崔鳴吉을 主和派라 부르며 나라를 오랑캐에 넘긴 역적이자 비열하게 임금을 淸태종에게 무릅꿇게 하여 삼전도의 치욕을 겪에 한 인물로 신하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역적으로 매도한다.
한마디로 상식을 초월해서 웃기는 평가다.
남한산성에 갇혀서 싸우고 있는 김상헌과 최명길 두 사람의 모습을 상상해본다면 누가 애국자며 누가 허풍쟁인가를 판단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병자호란은 갑자기 당한 外患이 아니었다.
오래전부터 淸과 친교를 맺을 것을 요청해왔지만 20년 넘게 아무런 대책도 없이 코방귀만 끼고서 까불다가 기어이 당했던 것이다.
고작 북쪽오랑캐의 침입에 대비한다고 한 것이 강화도와 남한산성에 임금이 도망가서 숨을 장소를 만들은 것밖에 없었다.
城안에만 틀어박혀있으면 된다는 그 수백년 지켜온 한심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 정말 이해 안 되지만....
나가싸우지 못하겠다면 항복하는 길 밖에 없는데 항복해서는 안 된다는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어떻게 고고한 선비가 되며 충신이 될 수 있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지만 동시에 항복하자는 신하를 어떻게 매국노로 낙인찍어 역적으로 매도할 수 있는지 알아먹을 수가 없다.
國錄을 먹는 高官으로서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항복불가"를 주장하는 김상헌은 청사에 빛나는 충의와 선비의 표상이 되고 항복해야 한다고 주장한 최명길은 목을 베어 죽여야하는 역적이 된다는 그 발상이 너무나 한심하지만 어쨌던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평가되어오다 최근에야 약간 달라지긴 했지만 대체로 크게 달라지지는 않고 있다.
김상헌의 詩에서도 드러나지만 오늘의 장관자리에 해당하는 判書라는 고관이 나라꼴이 풍비박산이 되고 백성들이 난세에 정신을 못차리며 수만명의 젊은 여성이 오랑캐의 성노리개가 되기 위해 北으로 줄지어 끌려가는 그 참담한 와중에 어디 한 곳에도 自責과 무능에 대한 탄식은 없고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의 悲感어린 감상만 엿보일 뿐임에도 그때나 지금이나 그런 점에는 눈감고 여전히 그 감상시에 매료되어 김상헌을 기리고 있다.
北으로 끌려간 수많은 젊은 여성들과 남정네들을 데려오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최명길은 오늘날까지도 변함없이 淸태종에게 항복문서를 바친 비겁한 신하로 인식하고 있고....
조선말 이땅을 밟았던 선교사들은 그들 눈에 비친 조선양반계급층들을 서양의 어린아이정도의
思考수준을 지닌 집단이라고 평가했었는데 비록 문화의 차이나 문명수준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그 사람들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나는 이해한다.
그때만 그런가?
지금도 思惟수준이 별로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서해바다에서 우리 해군장병이 7 명이나 戰死한 그 시간에 태극기 흔들며 시청앞광장을 메운 수십만 열혈애국자들의 월드컵응원의 함성과 쓸쓸이 국군묘지에 묻히는 불쌍하고 외로운 해군전사자들과 그 가족들의 눈물 !
꿈은 이루어진다고? 무슨 꿈?
언제부터 태극기가 응원도구로 전락했나?
이 나라의 국군통수권자라는 사람은 그 시간에 일본으로 날아가 빨간넥타이메고 日王옆에 앉아서 월드컵결승을 관전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
그뿐인가? 단순사고로 숨진 여중생을 살려내라며 역시 수십만의 인파가 시청광장과 광화문거리를 메우며 장장 일년을 끌며 추도행사를 벌이고 있었고....
온전한 사유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장면의 연속이었다.
주둥이로만 하는 애국자는 항상 넘쳐난다. 아니 너무 많아서 탈이다.
敵이 처들어오면 나가 싸울 사람은 없고 모조리 城안으로 들어와서 버티는 걸로 유명한 민족이라는 건 외국사람이 쓴 책에도 기술되어있더만.
임진왜란때 일본해군을 섬멸한 이순신장군이 일본인의 神이 되어 추앙받는 건 일본사회에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상상할 수도 없다.
편협하고 패쇄적이면서 어느 한곳 잘난 구석도 없는 민족이 국수적인 태도까지 견지하는 걸 대단한 애국애족의 자세로 착각하는, 말로만 하는 애국자의 나라에서 일본이 경제대국이 된 이면을 연구해서 우리도 그들의 장점을 배우자고 했다간 하루아침에 친일파로 매도되고 만다.
위대한 朴正熙가 아니었다면 오늘도 변함없이 빌붙어 거렁뱅이처럼 살고 있을 불쌍한 민족, 한심한 국민들이 무얼믿고 저리 기고만장한지 내 머리론 죽었다 다시 깨어난다해도 이해불능이다.
"생각하는 수준이 어린아이수준이다´"라고 했던 백년전의 외국선교사의 말을 오늘 내가 다시 한번 해주고 싶다.
첫댓글옛날 여고시절 척화파는 누구누구,주화파는 누구누구다 하면서 역사 책에다 밑줄 치면서 읽든 기억이 아련히 나네요.제가 생각하기엔 최명길이야 말로 현실을 직시할 줄 아는 개혁가라고 봅니다.2007년엔 최명길 같은 현실을 냉전히 볼 줄 아는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대해 보구요,새롭게 역사 공부를 다시 한 것 같습니다.
첫댓글 옛날 여고시절 척화파는 누구누구,주화파는 누구누구다 하면서 역사 책에다 밑줄 치면서 읽든 기억이 아련히 나네요.제가 생각하기엔 최명길이야 말로 현실을 직시할 줄 아는 개혁가라고 봅니다.2007년엔 최명길 같은 현실을 냉전히 볼 줄 아는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대해 보구요,새롭게 역사 공부를 다시 한 것 같습니다.
요즈음 척화파같은 인간들이 주둥이로만 설치는군요. 글 잘보았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