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코드 오류(Concorde fallacy, sunk cost fallacy)는
어떤 것에 지금까지 자신이 투자한 돈이 아까워서 손해를 볼 것이 뻔한데도 그것에 투자를 더 하기로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라.
http://en.wikipedia.org/wiki/Sunk_costs
그 앤티 머니(ante money) 중 1/8인
1달러가 원래 당신의 것이었다는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사실 그것은 이미 당신의 것이
아니다. 당신이 1달러 앤티를 포트(pot)에 내는 순간 그것은 포트에 속하는 것이지 당신의 것이 아니며 결국 승자의 몫이 된다. 자신이 포트에 이미 내 놓은 돈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은 포커 플레이어가 범하는 흔한 오류다. 이전 라운드에서 한 번 또는 두 번의 베트(bet)에 콜(call)했기 때문에 잘못된 콜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포트에 당신이
돈을 놓았는지 다른 사람이 놓았는지 여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당신이 자신의 패를 가지고 어떤 식으로
플레이할지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포트의 전체 액수이며 그 중 어떤 부분도 이미 당신의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
하는 게임에서는 딜러(dealer)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앤티를 부담하는 식으로 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딜러일 때는 앤티가 어쨌든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며 훨씬 헤프게(loosely) 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당신이 앤티를
부담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은 터무니 없다. 원래 누구의 칩이었든 포트에 있는 같은
액수의 돈일 뿐이다.
The fact that $1 or one-eighth of that ante money was originally
yours is of no consequence. In truth, it is no longer yours. The moment you
place your $1 ante in the pot, it belongs to the pot, not to you, and
eventually to the winner of the hand. It is a common fallacy for players to
think in terms of the money they have already put in the pot. They make a bad
call because they called one or two bets on earlier rounds. However, it is
absolutely irrelevant whether you put the money in there or someone else did.
It is the total amount, no part of which belongs to you any longer, that should
determine how you play your hand. In home games the dealer often antes for
everybody. Some players play much more loosely when they are dealing, thinking
that the ante is somehow theirs. But to play differently just because you
anted, rather than someone else, is absurd. It is the same amount of money out
there, no matter from whose stack of chips it came. (『The Theory of Poker:
A Professional Poker Player Teaches You How To Think Like One』, David Sklansky, 1999,
28~29쪽)
Sklansky의 말은 백 번 옳다.
포커판의 포트에 들어가 있는 돈은 이미 자신의 돈이 아니다. 포트의 돈은 죽지(die, fold) 않고 버틴 사람들 중에 가장 좋은 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몫이다. 이것이 포커의 규칙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Sklansky가 지적한 오류에 많이 빠지는 것일까? 왜 따로 포커를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자신이 지금까지 얼마나 투자했는가를 따지는 것일까? 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콩코드 오류에 빠지는 것일까? 왜 사람들의
직관은 어떤 면에서 볼 때 매우 불합리하게 작동하는 것일까? 왜 인간은 좀 더 합리적으로 설계되지 않았을까?
그것은 인간이 진화했던 사냥-채집 사회의 통상적인 규칙이 포커의 규칙과는
매우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포커판에서 진화하지 않았다.
포커판에서는 앤티, 블라인드(blind),
베트, 콜, 레이즈(raise) 등으로 포트의 돈이 커질 때 그 돈을 누가 지불했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규칙에 따라 이기면 그 판의 포트에 있는 돈을 몽땅 가져간다. 포커의
규칙에서는 투자한 돈을 따지지 않고 패만 따진다. 10달러만 받다가 죽었든 1000달러까지 받으면서 끝까지 갔다가 패배했든 상관 없다. 끝까지
버틴 사람들 중에 가장 좋은 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몽땅 차지하며 나머지는 다 날리게 된다.
이것은 인간 사회의 통상적인 규범과는 매우 다르다. 인간 사회에서는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따진다. 재화든 노동이든 더 많이 기여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받게 된다. 예컨대 어떤 공동 작업을 했을 때 더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더 많은 몫을 주는 것이 관행이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이 들인 재화나 노력을 계산해서 자신이 더 많은 것을 기여할수록 더 많은 것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도록 설계되었을 것이다.
기여와 배당이 어느 정도 비례하는 사회에서 인간이 진화했다는 점이 포커판에서 보이는 초보자의 콩코드 오류를 어느
정도 설명하는 것 같다. 인간은 자신이 진화한 환경과는 매우 다른 규칙이 지배하는 포커판에서는 콩코드
오류를 범하는 것 같이 부적응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콩코드 오류에는 이런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작업을 혼자
한다면 다른 사람과 분배할 필요가 없이 그 결과를 독차지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인간은 콩코드 오류에
흔히 빠지는 것 같다. 지금까지 많은 것을 투자한 경우에는 앞으로 계속 투자해봐야 더 큰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상황인데도 이미 투자한 것이 아까워서 계속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측면이 오히려 위에서
다룬 것보다 콩코드 오류의 핵심에 가깝다.
이것은 인간이 진화한 환경과 자본주의가 서로 다르다는 점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에서는 상품을 만들어서 팔아먹어야 한다. 상당히 쓸모 있는
상품을 만든다 하더라도 만약 전혀 팔아먹지 못한다면 쫄딱 망하게 된다. 따라서 전혀 팔리지 않을 것이
뻔하다면 지금까지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했어도 더 이상 투자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과거 사냥-채집 사회에서 쓸모 있는 물건을 만들어 놓고서 쓰지
않고 창고에 묵혀 두는 경우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일단 만들어 놓으면 쓸 수 있다. 따라서 이미 많은 노력을 투자해서 거의 완성했다면 조금 더 애 써서 완성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당시에는 늘 하던 방식으로 일했다. 따라서 작업 중간에 모든 것을
날린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이것은 자본주의 기업에서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재수가 없는 기업은 엄청난 돈을 들여 기술 개발에 힘을 썼음에도 아무 것도 얻지 못할 때도 있다.
2010-07-29
첫댓글 경제학에서는 매몰비용을 고려해서는 안된다고 하는데 사람의 진화방향과는 다른 것이었군요.
hansonpark 님// 님의 의견을 들으니 눈이 번쩍 뜨입니다. 제가 접근하지 못하는 방향이었네요. 그래도 덧붙이고 싶다는 점이 있다면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지적 혁신은 (적어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영역이고 그 결과물에 따르는 성과는 쉽게 측정됩니다. 따라서 실패에 따르는 매몰 비용 오류는 성립한다고 생각합니다. 뭐 비적응적으로 보이는 현상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