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누님. 학교에7시까지 가야하니 늦지 않게 오세요.”
송우리 사는 같은 반 친구의 전화였다.
밤잠을 설치고 마음은 설레고 준비를 하고 새벽바람을 가르며 5시에 집을 나섰다.
철원에서 의정부 호원동에 있는 학교까지 가려면 늦지않게 일찍 서둘러야 한다.
학교입학을 하면서 그 먼 길을 어떻게 삼년을 다니나 근심했는데 세월이 어찌나 빠르게 지나가는지
벌써 고3 마지막 졸업여행을 가게 되었다.
3학년 전체 학생 중 39명만 신청하였다.
목적지는 청남대, 인솔자의 주의 사항을 들으며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도 부르고 음악에 맞추어,
춤도 추며 분위기는 절정에 올라 친구들이 권하는 맥주도 한잔씩 마시며 즐거운 하루가 시작 되었다.
청남대 도착을 하니 관광객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이름 모를 꽃과 풍경이 아름다웠다.
우리는 5개 반으로 나누어, 앨범에 넣을 추억의 사진들을 찍느라 이런저런 모양으로 삼삼오오 모여
고3의 잊지 못할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앉아 찍고 누워 찍고 키대로 나란히 서서 갖은 포즈를 취하며 친구들은 꽃 속에 취해 버렸다.
전,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의 관저도 구경하고, 가족과 함께 생활했을 이곳저곳을 자세히 돌아보며
나름대로의 느낌을 감상하였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이란 소중한 나라를 맡기며 잘 지키고 살림 잘해서
잘사는 나라로 성장하기를 기원하며 뽑아준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불미스런 일로 지울 수 없는
역사의 획을 남기니 안타까웠다.
우린 마음껏 즐기고 청남대 예약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정해진 시간에 학교로 돌아오고 있었다.
인솔자는 마이크에 대고
“자, 이제30분 후면 학교 도착이니 모두 일어나 재미있게 노세요.”
술이 얼쩡한 옆 반 친구 한우가 ‘철원누님. 일어나요’하며
옷자락을 사정없이 잡아당겼다.
마지못해 일어나려는데
‘꽝’하더니 통로에 서 있던 학생들이 순간 모두 쓰러져 버렸다.
예고없이 끼어든 자가용을 피하려다 운전수의 급 브레이크로 난 사고였다.
나도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보니 사반 실장은 쿠션 좋은 내 배위에 엎어져 있었다.
피나고 부러진 곳 없어 다행으로 생각하고 학교 앞에서 모두 해산 했다.
아들집에서 자고 다음날 오려고 했지만 술에 음료에 범벅이 된 몰골로 가려니
마음이 편치않아 우리 집으로 오고 말았다 .
하루 이틀 지나니 속속 환자들의 소식이 들려온다.
이곳저곳 타박상으로 치료 중이라고 했다.
머리를 부딪치며 넘어진 학생들과 갈비뼈에 금이 갔다는 학생, 환자는 모두6명이었다.
졸업여행 갔다가 인생 졸업하고 곧장 갈 번했던 가슴 설레이던 여행.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이지 큰 사고가 아니었으니 감사할 일이다.
나도 신경과, 정형외과, 한의원을, 다니며 치료 중에 있다.
이제 학교 출석도 축제, 체험학습, 졸업,
3번만 가면 정든 학교와 친구들과도 이별이다.
그러나 내년 정이월 다가고 3월이 오면 새롭게 한해가 시작되는 봄,
꽃피고 새 우는 캠퍼스 교정에서 뜻이 있는 친구들과 우린 다시
만날 예정이다.
식당에서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강의실에서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우리들의 어린시절 가난해서 못다했던 꿈을 찾아서
건강이 허락만 해 준다면 가는데 까지 가보는 거다.
이년교육이 사년이 될수도 있는 이상의 것을 찿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