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의 화원
(최조윤정 작가의 그린 섹슈얼리티 작품전시회 오프닝쇼를 위한 시)
그거 보시오?
아, 국민여동생 문근영이 상투를 틀었네 그 바람에 SBS 사극은 국민‘탈젠더’동생 신윤복의 이야기가 되었고
김홍도가 어린 제자 윤복이를 연모戀慕하여 그 바람에 박신양이는 게이가 되었소
언제부턴가 문근영이 치마를 둘러 입고 음색을 가늘~게 떨라치면 식도부터 췌장까지 간지럽소. 아이 간지럽소
정상적인 여자가 정상적인 여장을 하는데 Drag Queen이 떠오르는 건 문근영이 연기파 배우?
언제부턴가 박신양이가 철딱서니없는 정인을 위해 뒤치다꺼리가 바쁘오. 직장도 짤리고, 손까지 불구덩이에 던지고. 아주 난리오 난리. MBC <베토벤 바이러스>의 독설가와는 달라도 한참 다르잖소.
혹자는 이렇게 말하더이다. “제자를 사랑하고 성장시키려는 마음은 같을 진데, 그 마음을 강마에는 ‘남성적으로’ 표현하고, 김홍도는 ‘여성적으로’표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
우리네 인생사에는 까도 까도 알맹이 없는 것들, 까도 까도 눈물만 나오는 양파 같은 시간이 있고 양면 오리털 파카처럼 안팎이 따로 없는 실체 없는 것들도 많소. 청이건, 홍이건 그저 지 꼴리는 색을 꺼내 입으면 그만 아니겠소? 내가 선택한 그 날의 빛깔을 즐기면서 살고 싶소.
드라마 속 Green Sexuality! 여성적으로 사랑하든, 남성적으로 사랑하든 여자를 사랑하든, 남자를 사랑하든 드라마는 역시 시청률에 죽고 사는 법. 하여, 난 <바람의 화원>을 밀어주고 시청률 높은 <베토벤 바이러스>는 재방송으로 볼 거요.
윤복과 기생 정향의 로맨스가 좀 더 뜨겁게 불타오르길 기대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느 한 여성이 MtoF를 흠모하다가 사랑을 이루기 위해 남자로 성전환을 했는데 그 사실을 모르는 MtoF는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고백하며 급반전이 일어나 시청률이 9시 뉴스를 육박하는 새시대의 수목 드라마를 내 학수고대 해보리다.
나 이제 그만 물러가오. 벗님네들, 좋은 시간 되시오.
* 글. 담쟁이B(백윤영미) / 배움과 돌봄의 연극공동체 담쟁이뺀드
** 이 졸시는 최조윤정 작가의 그림 전시회 오픈식에서 낭송되었습니다.
*** 이 시에 나오는 ‘혹자’는 여성주의상담연구실 김민예숙 선생님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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