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북울림>
동창회 안 나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이유 3가지
1. 20년 만에 만나도, 솔직히 할 말이 없다
학창시절에는 매일같이 붙어 다니며 모든 것을 나누던 사이였다. 점심시간마다 함께 웃고, 방과 후엔 운동장에서 땀 흘리고, 시험 기간엔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던 그런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졸업 후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삶의 궤도는 조금씩 달라졌다. 어떤 이는 결혼을 했고, 어떤 이는 해외로 나갔으며, 또 어떤 이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공유하는 일상이 사라졌고, 서로의 관심사도 멀어졌다. 그렇게 10년, 20년이 지나고 나면 과거의 추억만으로는 대화를 채우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동창회 자리에서 옛날 얘기로 한두 시간은 웃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엔 어색한 침묵이 찾아온다. 지금 내가 관심 있는 일들을 설명하려니 너무 길고 복잡하고, 상대방의 삶도 마찬가지로 낯설게 느껴진다. 결국 남는 건 서로를 향한 예의와 형식적인 안부뿐이다. 이 순간 많은 이들이 깨닫는다. 우리를 연결했던 건 현재가 아니라 과거였고, 그 과거만으로는 관계를 지속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2. 동창회는 자랑 대회가 되어버렸다
동창회 모임의 분위기는 시작부터 예상 가능하다. 누군가는 주차장에 세워둔 차 얘기를 꺼내고, 다른 누군가는 자녀가 어느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직장 이야기가 나오면 회사 규모와 직급이 은연중에 비교되고, 집 얘기가 나오면 동네와 평수가 화제가 된다. 물론 대부분은 악의 없는 일상 공유일 뿐이다. 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르게 느껴진다. 내 삶이 초라하게 느껴지기 시작하고, 나도 모르게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괜히 내 상황을 포장해서 말하게 되고, 실제보다 나아 보이려고 애쓰게 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진솔한 대화가 불가능하다. 누구도 자신의 어려움이나 고민을 솔직하게 꺼내지 못한다. 모두가 잘 지내는 척하고, 행복한 척하며, 성공한 척한다. 그 결과 동창회는 진짜 친구들의 모임이 아니라 서로의 성취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어버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 한편에는 알 수 없는 공허함과 피로감만 남는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동창회를 멀리하게 된다.
3. 잘 사는 사람만 나오고, 힘든 사람은 조용히 빠진다
동창회 명단을 보면 매번 참석하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다. 사회적으로 안정된 위치에 있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보여줄 만한 성과가 있는 사람들이다. 반대로 삶이 힘들거나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점차 모임에서 사라진다. 연락이 두절되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빠지거나, 아예 연락처를 바꿔버리기도 한다. 이들이 모임을 피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비교당하고 싶지 않고, 동정받고 싶지도 않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이렇게 동창회는 자연스럽게 선별된 사람들만의 모임으로 변질된다. 아이러니한 건 남아 있는 사람들도 진심으로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누구나 각자의 고민과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간다. 다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결국 동창회는 진짜 우정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확인하는 형식적인 행사가 되어버렸다. 이런 구조 속에서 많은 이들이 조용히 발걸음을 돌린다. 억지로 어울리느니 차라리 홀로 지내는 편이 마음 편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북울림)
첫댓글 by Beatrix Szab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