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은 쌓여 있지만 한 달에 계약서 1장 쓰면 다행입니다.” 서울 강북지역의 대표적인 뉴타운 예정지구 중 하나인 강북구 미아뉴타운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주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잇따라 거둬들이면서 일부 아파트는 가격이 급등하는 등 활기가 넘친 데 비해 강북지역 뉴타운 예정지의 부동산 시장은 매물적체가 심화되고 매수세가 얼어붙는 등 한마디로 썰렁했다.
특히 지난 14일 건설교통부의 전국 표준 단독주택 가격공시로 단독과 다세대주택의 취·등록세와 보유세 부담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이들 뉴타운지역의 침체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솔샘길과 삼양로 인근에 위치한 강북구의 미아뉴타운도 냉랭한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미아뉴타운에는 미아6구역을 비롯해 8구역, 9구역, 12구역이 포함돼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건물노후도가 심하고 사업진행이 제일 빠른 미아6구역 일대도 현재 일부 급매물이 쌓여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은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10월께 1억8500만원 정도에 거래됐던 다가구주택(30평형 아파트에 입주 가능)은 현재 1억7000만원 선에 매물로 나와 있다. 30평형대에 입주할 수 있는 또 다른 단독주택은 급매물이 현재 1억3500만원 선이다.
같은 평형의 아파트 입주가 가능한 데도 단독주택 지분이 낮은 것은 다가구나 연립에 비해 추가부담금이 더 많기 때문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미아뉴타운 안에 있는 명성부동산 김연 사장은 “급매물 위주로 1∼2개월에 1건 정도 거래가 되긴 하지만 매물은 많이 쌓여 있다”며 “오는 3월께는 일부는 구역지정이 완료되고 분양도 임박할 것으로 보여 매수세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는 4월 말부터 시행되는 ‘주택가격공시제도’로 인해 거래세가 늘어 수요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분석이다.
특히 수요가 줄어들 경우 매수자 우위에 있는 시장 상황에서 이들 재개발지분 가격의 추가하락도 배제할 수 없는 게 시장의 목소리다.
청량리역 민자역사개발과 집창촌 재개발, 균형발전촉진지구 등 호재가 많은 동대문구 전농·답십리뉴타운도 거래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뉴타운지구에 속한 전농7구역과 답십리16구역내 재개발지분 가격이 최근 1년 새 평당 100만∼150만원 가량떨어졌다. 30평형대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지분시세는 현재 평당 900만∼1000만원 수준이다.
전농뉴타운 안의 삼성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전·월세는 조금 움직이고 있지만 매수시장은 한산하다”며 “강남에서 중개업을 하는 친구들 말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은 매물이 들어가고 가격도 오르는 조짐을 보인다고 하지만 이 지역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뉴타운구역 추가지정 문제가 미해결로 남아 있는 중랑구 중화뉴타운도 여전히 한산하다. 특히 현지 주민들간 뉴타운 개발에 대한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어 사업진행이 상당히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지분시세는 뉴타운 내 단독주택지가 평당 780만∼800만원, 다세대나 빌라가 평당 1000만원 선이다. 하지만 매물을 사들이려는 수요자는 전혀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말이다.
한편,현지 중개업소들은 지분이 쪼개진 5평, 7평, 10평 등의 경우 향후 현금청산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사진설명=서울 동대문구 전농·답십리 및 강북구 미아 뉴타운 등 강북지역 대표적인 뉴타운 지역내 재개발 시장이 부동산경기 침체와 단독·연립주택 거래세 증가,사업지연 등으로 거래가 끊기면서 최근 지분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출처 : 2005.1.16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