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김진영기자]
최근 1일 나트륨 섭취량을 훌쩍 넘는 ‘소금 범벅 치킨’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양념치킨과 구운 양념치킨 1조각의 최대 나트륨 함량은 557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성인 1일 나트륨 권장섭취량인 2000mg의 28%인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치킨 이외에도 음식을 통해 1일 나트륨 권장량을 2~3배 초과하는 한국인의 식생활이다. 이렇게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음식 섭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단일 질환으로 국내 사망률 1위인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뇌출혈(뇌혈관이 터지는 증상)과 뇌경색(뇌혈관이 막히는 증상)으로 인해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으로 다른 질병과 달리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김용재 이대목동병원 뇌졸중센터장은 “나트륨은 혈관에 혈전(피떡)을 형성 시켜서 뇌로 가는 혈압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김치, 젓갈, 찌개 등 고염 음식이 발달해서 평소 한국인들의 나트륨 섭취가 많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뇌졸중이 단일 질환으로 한국인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것도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는 한국인들의 식습관과 무관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의 1일 권고량인 2000mg 보다 2.4배 높은 4878mg(2010년 기준)이다.
이대목동병원 뇌졸중센터 김용
재 교수,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김유리 교수팀이 올해 2월에서 8월 사이 이대목동병원에 입원한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식습관 및 영양 상태를 조사한 결과 뇌졸중 환자의 경우 하루 나트륨 섭취량이 6656.8mg에 이르며 비교적 경미한 뇌졸중 환자의 경우도 하루 5733.1mg의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었다.
이처럼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들의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 권고량 보다 3.3배, 우리나라 국민 평균 섭취량보다 1.4배 가량 지나치게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은 식품 자체에 함유된 양 보다는 조리나 가공 과정 또는 조리 후 양념 등을 통해 섭취되는 양이 많기 때문에 식생활의 변화를 통해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음식을 조리할 때 되도록 소금 사용을 줄이고, 후춧가루, 고춧가루, 마늘 등 양념이나 향신료로 맛을 내는 것이 좋다.
찌게, 국, 탕 등을 요리할 때는 소금보다는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마늘, 파, 양파 등 야채를 많이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싱겁게 먹는다고 국물에 물을 붓는 경우가 있는데 물을 부어도 나트륨 섭취량은 같으며 오히려 혈액 내 수분량이 많아져서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김치를 담글 때는 천일염이나 마늘, 파, 굴 등 천연재료로 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국을 먹을 때는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것이 좋고 국에다가 밥을 말아서 먹기 보다는 밥그릇에 국을 조금씩 덜어서 먹어야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젓갈, 장아찌 등 염장식품 섭취를 줄이고 생선은 자반 보다는 날 생선을 구입해서 소금을 사용하지 않고 조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식을 하게 되면 나트륨 조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외식 빈도를 일주일에 1번 정도로 줄이는 것이 좋다.
김용재 센터장은 “단기간에 식습관을 고치는 것이 쉽지 않지만 하루 소금 섭취량을 4.6g 줄이면 뇌졸중의 주요 위험인자인 고혈압 위험이 30%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하루에 소금 섭취를 조금씩만 줄여도 뇌졸중의 위험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며
“특히 요즘같이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 환절기에는 뇌졸중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