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宋--) 사람 중에 밭을 가는 사람이 있었다.
밭 가운데 나무 그루터기가 있었는데,
풀숲에서 갑자기 한 마리의 토끼가 뛰어나오다가 그루터기에 부딪쳐 목이 부러져 죽었다.
농부(農夫)가 이것을 보고 그 후부터 일도 하지 않으며 매일같이 그루터기 옆에 앉아서 토끼가 뛰어나오길 기다렸다.
그러나 토끼는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으며,
그 사이에 밭은 황폐해져서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농부(農夫)는 온 나라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한비자(韓非子)는 이 이야기로
언제까지나 낡은 습관에 묶여 세상(世上)의 변화(變化)에 대응(對應)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비꼬고 있다.
한비가 살았던 시기는 전국시대(戰國時代) 말기(末期)인데
이 때는 전 시대(時代)에 비해 기술(技術)도 진보하고 생산도 높아졌으며,
사회(社會)의 성격(性格)도 변해 있었다.
그런데도 정치가(政治家) 중에는 옛날의 정치(政治)가 이상적(理想的)이라 하여
낡은 제도(制度)로 돌아갈 것만을 주장(主張)하는 사람이 많았다.
옛날에 훌륭한 것이었다고 해서 그것을 오늘날에 적응(適應)시키려는 것은
그루터기 옆에서 토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고 한비는 주장(主張)했다.
첫댓글 「그루터기를 지켜 토끼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고지식하고 융통성(融通性)이 없어 구습(舊習)과 전례(前例)만 고집(固執)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