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젊은 40대 중반에 시작한 수영 동호회 모임, 벌써 20여년이 지나 그 인원수도 많이 줄어 이제는 10명, 부부가 함께 모이니 전체가 20명!
이제는 나이가 들어 수영을 하지 않게 되자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식사나 하고 또 해외여행이나 가자고 해서 격년제로 하는 해외여행 나들이 모임으로 변하였다.
비용과 날자가 많이 드는 곳을 피하다 보니 중국, 괌, 태국, 필립핀 호주등 주로 가까운 동남아 쪽만 다녀온 듯한데.... 이번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바루라는 곳으로 결정이 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해외여행이란 나가는 것 자체로 설레임과 모든 것을 잊고 며칠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야릇한 흥분마저 있지만 이번은 이러저러한 사정들이 있어 겨우 12명이 일원이 되었으니 나 역시 와이프가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빠져 싱글로 가게 되었다.
11월도 하순! 가을 경치가 한창이었으나 쌀쌀한 찬바람에 감기기가 약간 있어 다소 걱정이 되었으나 아스피린과 드링크류의 감기약까지 챙겨 넣고 공항으로 나가니 벌써들 나와 있는데..5, 60대들이지만 그 모양세들이 모두들 근사하다.
드디어 인천공항으로 이동! 살고 있는 울산공항에서 몰려 타고 이륙을 하니 파란 하늘 아래의 산하가 멋진데 금방 김포공항이었고 다시 리무진을 타고 인천으로 향하니 마치 소풍가는 아이들처럼 즐거운 기분이 이랬을까?
그런데 여행경비를 절감하려다 보니 소위 저가항공(低價航空)티켓이었으니 타는 곳도 공항 내에서도 아래로 내려가 다시 괘도 전철을 타고 복잡하게 연결되는데 비행기도 작고 오래된 것처럼 생각이 드니 영 불안하다. 그러나 단체행사에 혼자 불평을 늘어놓을 수도 없고 지루한 6시간 비행을 불안한 속에 날아 드디어 코타키누바루에 도착! 후덥지근한 날씨가 우리를 맞는데... 마중 나온 가이드는 좀 나이가 들어 보이는 현지 체제 한국인이다.
숙소 마젤란은 특급호텔이었고 시설이 훌륭하여 기분이 좋은데...방 배정을 받다보니 싱글이 4명! 한 사람은 여자이고 3명은 남자인데도 가이드가 방은 2인 1실로 하여놓았으니 부득이 남자 싱글3명이서 방 1칸을 쓰게되었으니..어쩔 수 없이 보조 침대를 하나 더 들여 3명이 쓰게 되었으나 객실이 넓은 편이라 별로 불편한 줄 모를 정도였다.
그러나 아뿔사! 함께 쓰게 된 K사장과 M사장이 코골이가 보통이 아니어서 새벽에 이 양편의 코골이들 때문에 잠을 설치게 되어 4일간을 이 고통을 당할 것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찔하다.
겨우 설친 잠을 떨치고 새벽부터 목욕을 하고 나니 가뿐하게 되어 함께 호텔 아침 식사를 가니 특유의 호텔 뷔페가 고급스럽고 열대지방의 풍부한 과일도 많으니 이렇게 4일간을 먹게 되면 꽤나 체중이 늘어날 것 같은데, 그래도 풍성한 식사시간이 마냥 즐겁기만 하니 먼저 입이 즐거워야 만사가 형통인가?
호텔이 바로 해변과 접해 골프장도 함께 있는 곳인데 창밖 바다 경치가 일품이었고 반대편은 요트 정박장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바다라 골프와 요트! 이 모든 것들이 즐기기 위한 시설들인지라 마냥 여유로워 보인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스케쥴대로 둘째 날은 마누깐 섬에 배를 타고 들어가 스노클링을 즐기는데 처음해보는 구명조끼를 입고 해보는 스노클링이었으나 바다 속의 많은 물고기들과 함께 노니는 정취가 너무 괜찮다.
그러나 그 많은 물고기들을 손으로는 도저히 잡을 수 없었고 소위 물반 고기반이라고 하는 표현이 맞을 듯 파도를 타면서 휩쓸려 다니는 그들과 어울리니 새삼 새로운 열대지방의 체험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다시 점심은 야외 뷔페로 섬 특유의 메뉴로 즐기니 훌륭하였으며 역시 이곳도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한국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오후에는 다시 배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호텔 수영장에서 휴식겸 수영들을 즐기는데 모두들 수영에는 일가견들이 있는 멤버들이니 50메터의 정규 수영장이라 놀기엔 너무 흡족하였고 옆에는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워터 스라이딩 시설들도 있으니 지치는 줄도 모르게 시간을 보냈다. 모두들 피곤한 몸들이 되었으나 저녁 시간 후에는 남자들이 모두 우리들의 싱글방에 모여 술판을 벌리니 한껏 여행의 자유를 누리는 것인가?
뉴스와 신문을 보고 듣지 않으니 너무나 편안 한 듯하고 오직 즐기는 곳에만 신경을 쓰니 이 보다 더 좋을 수가 어디 있겠는가! 이렇게 이틀째를 바삐 보냈다.
다음 날은 그 유명한 키나바루산 중턱에 있는 국립공원과 민속촌을 가는데... 버스로 이동을 하는지라 바깥의 맑고 푸른 경치가 너무 좋고 키나바루 산에 걸린 흰 구름들이 너무 정취가 있어 감탄을 금할 수가 없지만 나라는 풍부한 지하자원으로 부유하지만 아무래도 국민들 생활의 질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 같고 도로 시설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한다고는 하지만 덜 가꾸어진 도로와 도시 모습이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드디어 키나바루산 국립공원에 도착하여 유명한 줄사다리로 된 카누피다리와 정글트래킹 코스를 거쳐 민속촌을 체험하고 돌아오니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체력이 많이 소모되나 그래도 기분만은 즐겁고 유쾌하였다.
이튿날도 강행군인데 파다스 래프팅 코스라고 하여 지난 번 발리때와는 또 다른 체험으로 급류타기를 하였으나 보트가 흔들리는 속에 일행 두 사람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을 래프팅안전요원이 얼른 구조를 하는 한바탕 웃음소동을 거치고 그래도 즐겁게 우리 사모님들은 합창을 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게 흘러갔으며, 현지 뷔페로 식사를 하고 이번은 흔히들 하는 마사지 코스! 하루의 피곤함을 발마사지로 풀게 되니 더 없이 만족스러워들 한다.
밤에는 다시 재래시장 관광을 하고 들어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면서 우리들만이 즐기는 밤 야외파티를 벌리는데.. 약간식 내리는 밤비 속에서 바비큐안주에 맥주 그리고 밤 수영의 정취란 더 말 할 수 없는 분위기였으니 열대지방의 밤은 그렇게 무르익어갔다.
다음 날은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신관계로 피곤하였으나 마지막 시내 관광일정으로 잡혀있어 차에 오르니 나흘간의 피로가 몰려와 건성으로 이슬람사원, 불교사찰, 호주민의 거리등을 돌아 모처럼 한식식당에서 김치찌개등을 마음껏 먹고 서서히 나흘간의 여정을 마감하는 듯하였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공항에 모여 앉으니 비로소 한국 소식이 생각나고 현실로 돌아오며 마치 아름다운 한 여름 밤의 꿈처럼 지나간 며칠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새겨지는 듯하니 이래서 여행의 즐거움이 항상 멋진 추억이 되는가보다.
다시 공항에서 여름에서 겨울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오느라 분주하게 옷을 끼어 입고 둘러보니 대부분 한국관광객들로 붐비는데 표정들이 모두가 밝으며, 내일 바로 출근한다는 젊은이들이 많으니 확실히 우리네들의 젊은 시절과는 다른 풍경이니 동남아 여행은 그저 이웃 드나들 듯이 하는가보다. 그만큼 신장된 국력의 표상인가? 어쨌든 좋은 모습들이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한국의 산하가 그래도 새삼 정겹게 보이는 속에 인천공항을 거쳐 김포에서 다시 내 삶의 터전이 있는 울산 시골로 무사히 귀향하였다. 역시 여행은 좋은 것이야! 2010.12. 6 (끝)
첫댓글 선배님!!정말 부럽습니다~~~~밤전경이 넘 아름답네요~~
대선배님 너무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