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최근 이런저런 일로 바빠 열람실 도서 추천에는 좀 소극적으로 굴었네요.
자아~! 잡담은 여기까지.
이번에 권해드릴 도서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도서명: 구해줘
저자: 기욤 뮈소
* 이 도서는 영광시각장애인도서관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 소개글 서평
은빛 새가 하늘을 난다. 프르른 하늘을 날던 새가 어느 집의 창을 들여다 본다. 그 곳에는 프랑스 여성, 배우를 꿈꾸며 기회의 땅, 성공의 땅으로 왔으나 현재 본의 아니게 불법체류자 신세가 된대다 배우는 커녕 카페종어번으로 남아버린 그녀, 줄리에트 보몽이 있다. 꿈을 꾸었으나 현실의 벽에 좌절하고 도시 여성에게 컴플렉스를 갖게 된 그녀, 건강한 생기와 삶의 활력을 가졌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그녀가 거울을 본다. 그리고 마침내 결심한다. 파리로 돌아가기로.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눈 쌓인 공동묘지의 한 비석 앞에 서 있다. 그는 뉴욕의 세인트 메튜 병원에서 근무하는 총망받는 의사인 닥터 샘 겔러웨이다. 그리고 그는 아내 페데리카의 갑작스런 자살로 실의에 빠진 남자이며, 확신과 자신감은 있지만 행복을 상실한 사람이다.
삶의 활기는 있지만, 자신감이 부족한 여자, 반대로 자기 확신은 있지만 삶의 행복감을 상실한 남자. 이 둘이 복잡한 뉴욕의 한 거리에서 우연한 사고로 마주친다.
“미쳤어? 사람을 죽일 작정이야!”
줄리에트는 자신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운전자를 향해 냅다 소리를 질렀다. 소리를 지르고 나자 심장박동이 급격히 빨라졌고, 아직도 정신이 어질어질했다.
언제나 그렇듯 뉴욕은 분명 몽상가들을 위한 도시는 아니었다. 거리 구석구석마다 위험이 산재해 있었다.
“빌어먹을!”
샘은 진정 겁이 났었고, 부주의했던 자신을 향해 욕지기를 내뱉었다. 단 1초만 늦었어도 사람을 치어죽일 뻔했다. 자신의 운명이 또다시 뒤바뀔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 책 일부 내용 중 발췌 -
우연한 사고로 갑작스레 만난 두 사람. 그들의 가슴에 순식간에 사랑의 불꽃이 피어나고, 단 몇 시간도 안 되어 둘은 깊은 관계가 된다.
그러나 그녀 줄리에트와 그 샘의 관계는 우연과 거짓으로 점철된 위태한 것이었는데.
결국 줄리에트는 애초의 결심한 바와 같이 파리행 비행기를 타고, 그 비행기는 대서양 상공에서 추락한다.
한편 끝내 줄리에트를 잡지 못한 자신의 나약함에 자책하던 샘은 그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진다. 그런데 갑작스레 나타난 그녀, 그레이스 코스텔로이며 형사라고 자신을 밝힌 그녀, 자신을 저 세계 죽음의 사자라고 소개한 그녀가 두 가지 소식을 전한다.
“줄리에트 보몽은 비행기를 타지 않았고, 현재 살아 있습니다.”
그레이스가 말했다.
“그럼 나쁜 소식은 뭐요?”
“나쁜 소식은 줄리에트 보몽이 앞으로 며칠밖에 살지 못한다는 겁니다.”
- 책 일부 내용 중 발췌 -
이 책의 페이지는 400 페이지다. 한 번에 후루룩 읽기엔 조금 부담이 가는 페이지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결코 이 책을 드는 순간, 그리고 내려놓는 그 순간까지 난 이 책에 대해 지루함을 느낀 적이 없다. 오히려 근무 중에도 책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미칠지경이었다. 하마터면 읽고 싶은 마음에 업무 중에 딴짓을 할 뻔했으니, 말 다한 셈이다.
작가는 우리를 복잡하고, 기회적이고, 기계적이고, 현실감이 넘쳐흐르는 곳. 좌절과 희망이 교차하는 도시인 뉴욕으로 이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삶을 일구는 사람들의 곁으로 안내한다.
저마다의 과거의 상처와 화인으로 인해 각자의 짐을 진 사람들의 옆에 우리를 끌어다 놓고 그 이야기에서 우리들 자신의 모습을 찾게 한다.
그 순간, 그의 눈이 조디의 눈과 마주쳤다. 예전에 그는 언제나 조디의 시선을 뚜렷이 바라보지 못했다. 그레이스와 꼭 닮아 있어 그 눈을 쳐다보는 게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지금은 조디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조디의 푸른색 눈이 마치 바다에 불을
지른 것처럼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마침내 루텔리는 그 눈에서 어떤 메시지를 읽었다. 도움을 요청하는 간절한 메시지.
구해줘!
- 책 일부 내용 중 발췌 -
“구해줘!”
여기 등장하는 소녀, 마약중독자이자, 삶의 밑바닥에 가까운 곳까지 추락한 소녀, 엄마를 잃은 상처로 허덕이는 소녀 조디처럼 우리는 각자가 누군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하며 구해달라 아우성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표를 내지 않아서 그렇지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는 지금도 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구해줘!”
이 책을 스릴러에 로맨스물이지만 사회적으로 정신적으로 불안에 떠는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서 내면에서 도움을 바라는 우리의 모습을 비추고 그와 동시에 샘과 줄리에트처럼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길 바라고 있다.
또한 프랑스문학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한 묘사와 풍성한 생각할거리, 그리고 미국소설 특유의 생생한 묘사력과 시각화 등은 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영화를 보는 듯한 묘사를 좋아하고, 스릴과 로맨스를 선호한다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