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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암면 소식지 (장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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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게시판 스크랩 [남원 여행] 남원 관광택시 반일 투어 - 혼불문학관과 서도역
춘향골 추천 0 조회 48 16.10.06 07:3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추어탕으로 이열치열


여름은 겨울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여름휴가라는 것도 생겼나 봅니다. 달리 말하자면, 여름은 쉬어야 하는 계절이지 여행을 하기에 좋은 계절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게다가 겨울과 달리 여름에는 식욕마저 뚝 떨어지기 일수입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무조건 잘 먹어줘야 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분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물도 자주 마셔줘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조상님들은 더울수록 뜨거운 음식을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여름에 찬 음식을 먹으면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방전된 체력을 보충시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아셨던 것입니다. 

다행히도 남원에는 이열치열하기에 좋은 보양식이 하나 있습니다. 미꾸라지를 갈아서 넣고 우거지와 함께 끓인 추어탕이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은 새집 추어탕에서 뜨끈한 추어탕을 한 그릇 먹고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비린내를 잡기 위해서 깻잎에 싸서 튀긴 미꾸리 깻잎 튀김도 별미더군요. ㅎ





광한루원에서 멀지 않은 추어탕 삼거리에는 잘하는 추어탕집이 몰려 있습니다. 추어탕이 그렇게 복잡한 음식은 아니지만,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집은 현식당과 부산집, 그리고 새집 추어탕입니다.

지난봄 매화구경길에 들렀던 동원 추어탕은 한 블록 뒤에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제 입맛에는 오늘 먹은 집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더운데 남원에서 굳이 추어탕 맛집 찾느라 고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





남원 관광택시 겸 가이드


오늘은 남원 관광택시를 타고 혼불문학관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남원 관광택시는 남원시에서 시행하는 문화 관광 전문지식 양성교육을 수료한 기사 겸 가이드가 운행하는 택시입니다.

옛날 제주도에 신혼여행 갔을 때 탔던 택시 생각이 나더군요. 전문 가이드 못지않게 구석구석을 데리고 다니면서 설명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는 기사님 덕분에 신혼여행이 더 편안했었죠.

짧은 시간에 편안하게 남원을 여행하시려면, 남원시 문화 관광과 (063-620-6165)나 남원 종합관광안내소(063-620-6175)에 전화로 예약하시면 됩니다. 요금은 대략 한 시간에 2만 원, 5시간에 8만 원 정도 합니다.






혼불문학관


혼불문학관은 최명희 작가(1947~1998)의 대하소설 '혼불'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문학관입니다. 이 문학관은 소설의 배경이 된 사매면 노봉안길에 있습니다.

최 작가는 이곳을 배경으로 1930년대 매안이씨 삼대종부를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힌 민초들의 이야기를 써나갔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혼불은 미완으로 끝나고 말았죠. 최 작가가 지병인 난소암으로 1998년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혼불' 이란 뜻은 '사람의 혼을 이루는 바탕, 혹은 죽기 얼마 전에 몸에서 빠져나가는 맑고 푸르스름한 빛' 을 의미하는 전라도 방언이라고 합니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입구에서 글을 쓰고 있는 최명희 작가의 사진을 보게 됩니다. 그곳에는 이렇게 쓰여 있더군요. 대선배가 이렇게 힘들여서 글을 썼다는 사실에  그만 머리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다.

날렵한 끌이나 기능 좋은 쇠붙이를
가지지 못한 나는
그저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생애를 기울여
한 마디 한 마디
파나가는 것이다.
(이하 생략)"







그리고 다른 곳에는 이런 글도 쓰여 있더군요. 여행작가 학교에서 한 소설가의 강의를 들었던 때가 기억났습니다. 

그때는 순진하게도 있는 그대로를 쓰는 여행기보다 만들어 쓰는 소설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러나 오늘 혼불문학관에 와서 깨달았습니다. 소설을 쓴다는 것이 혼불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작업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ㅠ


"쓰지 않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때때로 나는 엎드려 울었다.

그리고 갚을 길도 없는 큰 빚을 지고
도망 다니는 사람처럼
항상 불안하고 외로웠다.
(이하 생략)"






옛 서도역


서도역은 2002년 전라선 철도 이설로 신역사를 준공, 이전하였습니다. 혼불문학마을 입구에 있는 옛 서도역은 1932년 준공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지금은 영상 촬영장으로서 옛 추억을 되새기는 문화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혼불문학마을 입구에 있는 옛 서도역은 소설 속에서도 중요한 공간입니다. 소설 속에서 효원이 대실에서 매안으로 강모에게 시집을 올 때 기차에서 내리던 곳이며, 종손인 강모가 전주로 학교를 다니면서 기차를 타던 역이었습니다.  

'매안마을 끝 아랫몰에 이르러, 치마폭을 펼쳐 놓은 것 같은 논을 가르며 구불구불 난 길을 따라, 점잖은 밥 한 상 다 먹을 만한 시간이면 닿는 정거장' 인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글로 이렇게 맛깔스러운 표현을 할 수 있을지 감탄사가 절로 나올 뿐입니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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