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 이야기 청어과의 물고기 …숙취제거·피부미용에 효과
전어(錢魚)는 청어목 청어과의 바닷물고기다. 몸길이 15~31㎝ 가량으로, 등쪽은 암청색, 배쪽은 은백색을 띤다. 우리나라 남해와 동중국해, 일본 중부 이남의 표·중층에 서식한다. 옛 문헌에는 箭魚로도 표기돼 있다.
맛이 매우 뛰어나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는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고 기록돼 있고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가을전어 머리엔 참깨가 서말’이라는 기록이 있다. 이밖에 ‘집 나간 며느리도 전어 굽는 냄새에 돌아온다’는 옛말이 전해온다.
또 전어회는 숙취제거와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전어회는 살아있는 고기의 비늘과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배를 갈라 뼈를 발라낸 뒤 썰어낸다.
출처 : 조선일보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지.”
충남 보령시 외연도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안창복(49)씨가 오랜만에 뭍에 나와 가족들과 함께 서천 홍원항을 찾았다. 별미인 전어 무침을 맛보기 위해서다.
◆“가을 전어 머리는 참깨가 서말”
들판에 여물어 머리를 숙이는 벼 이삭과 누비옷을 입은 허수아비가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 땅에 누렇게 익어가는 벼와 알이 굵어진 사과 배가 있다면, 바다에서는 살이 꽉 찬 전어가 가을이 왔음을 실감케 한다. 예로부터 “가을 전어 머리에는 참깨가 서 말”이라고 하지 않던가.
전어축제를 보름 앞둔 10일 서천항 식당의 수족관들은 전어들로 가득했다. 이 즈음 서해의 조그만 항구에 외지인들이 몰려드는 까닭은 전어를 맛보기 위해서다. 충북과 멀리 서울, 인천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한 번에 12㎏의 전어를 구입한 이병태(45)씨. 예산소방서에 근무하는 동료들을 위해 전어를 사러 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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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에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현지에서 사는 게 싱싱하잖아요. 전어는 가시까지 씹히는 맛이 좋고 고소한 게 아주 별미죠.”
전어는 성질이 급한 탓에 잡으면 곧 죽고 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품성이 없어 어민들이나 맛보는 잡어 취급을 받았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지만 불과 5년 전만 해도 생선 축에도 끼지 못했죠.” 서천항에서 어선업을 하는 최병진(48)씨의 얘기다. “맛은 좋은데 판로가 없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게 전어축제죠.”
전어가 널리 알려지면서 수조에 산소를 공급, 생물 횟감으로 팔기 시작했다. 지금은 이곳 말고도 부산과 광양 등 전국 각지에서 전어축제가 열리니 몇 년 사이 잡어가 금어로 탈바꿈한 셈이다. 더구나 올해는 전어가 잘 잡히지 않아 더욱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
◇서천 홍원항의 주민이 전어를 포장용 상자에 담고 있다.
◆가을 전어가 맛있는 이유
전어가 가을에 맛있는 건 살이 오르고 지방질이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3∼8월 산란기에는 기름기가 빠지고 마르기 때문에 맛이 없다. 산란기가 끝난 후 몸에 살이 오르면서 전어의 차진 맛이 살아나는데, 그 맛의 절정은 11월이다. 하지만 10월이 넘어가면 뭍 가까이 있던 전어들이 넓고 깊은 바다로 이동하기 때문에 잡기가 힘들어져 전어잡이는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한철을 이룬다.
전어는 주로 회와 무침, 구이로 먹는다. 큰 것은 뼈를 발라내고 먹기도 하지만 보통 뼈째 먹는다. 구이는 굵은 소금을 뿌려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기름을 빼가며 굽는다. 전어에 간기가 배어 고소한 맛이 난다. 전어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무침 요리다. 홍원항에서 7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신순희(53)씨는 “손님들이 가장 즐겨 찾는 게 무침”이라며 “상추 깻잎 당근 오이 양파 배 사과 등을 양념과 함께 버무리는데 새콤한 맛과 달콤한 맛, 고소한 맛이 조화를 이뤄야 제대로 된 무침”이라고 소개했다. 무침 역시 뼈째 자른 전어가 들어가지만 입 안에 넣으면 신기하게도 사르르 녹아 없어져 먹는 데 껄끄러움이 없다. 전어 무침에 밥을 비벼 된장국을 곁들이면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새콤달콤 무침, 고소한 구이, 담백한 회(왼쪽부터)
서천=글 엄형준, 사진 김창길기자/ting@segye.com
''맛있는 축제''에 오세요
▷서천 전어축제가 25일부터 10월 8일까지 충남 서천 홍원항에서 열린다. 맨손으로 전어 잡기, 바다낚시 체험, 소곡주 시음회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전어축제추진위원장 김조규(58)씨는 “부산에서 팔리는 전어도 대부분 서천에서 잡은 것”이라며 전어 자랑을 늘어놓는다. 축제기간 전어 무침 3만원, 회와 구이는 2만8000원에 판매된다. 서천군 문화관광과 (041-950-4017)
▷광양 전어축제가 18일부터 19일까지 양일간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에서 열린다. 50개소의 횟집에서 전어회와 전어구이, 재첩회와 재첩국 맛을 즐길 수 있다. 축제 이틀 동안 8만명 안팎이 찾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진월면사무소 (061-797-2606)
출처 : 세계일보 2004-09-16
`바다의 깨소금' 고소한 맛이 일품
전어의 맛을 가장 잘 나타낸 표현으로는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있다.
전어는 비늘만 벗긴 뒤 뼈째로 두툼하게 회를 썰어 양념된장과 마늘을 곁들여 상추쌈을 사서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좋은데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뒷맛은 깊고 은은하다.
전어는 봄에 산란, 여름내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 등을 먹고 가을이면 몸길이 20㎝정도로 자라는데 이 때가 1년중 지방질이 가장 많아져 고소한 맛이 강해진다.
가을에는 전어의 지방성분이 봄,겨울보다 최고 3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져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라는 속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어의 이름에는 재미있는 유래가 많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 서울에서 파는데 귀천(貴賤.귀족과 천민)이 모두 좋아했으며 사는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했다"고 기록했다.
또 전어의 일본이름은 고니시로(魚+祭)인데 옛날 영주(領主)의 첩으로 딸을 주게 된 사람이 관 속에 전어를 넣어 화장하고 딸이 죽은 것처럼 위장해 어려움을 면했다는 이야기에서 `자식 대신'이란 뜻(子の代.コノツロ)에서 비룻됐다는 것이다.
전어의 한자표기는 고기어(魚)에 제사 제(祭)가 붙은 것으로 일본에서는 제사나축제때 반드시 전어를 상에 올린다고 한다.
영어이름 Gizzard shad는 전어의 위(胃)가 새의 모래주머니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Spotted sardine는 점이 있는 정어리라는 뜻이다.
한방에서는 전어가 소변기능을 돕고 위(胃)를 보하며 장(腸)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며 특히 아침 기상때 사지와 온 몸이 잘 뭇고 팔다리가 무거우며 소화가 잘되지 않는 50대이후 장노년층에게 가장 좋은 약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의 맛]전어의 영양학
가을 전어는 ‘바다의 깨소금’으로 불릴 만큼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며 요즘이 제철이다.
가을 전어의 맛은 바로 지방함량에 달려 있고 산란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생선은 계절에 따라 지방함량이 변하는데 지방함량이 가장 높아지는 계절에 향미성분도 증가하기 때문에 가을전어가 맛도 가장 좋고 영양도 풍부하다.
전어는 주로 4∼6월이 산란기로 이때에는 지방함량이 낮아져 맛이 떨어진다. 그러나 다음 산란준비를 위해 여름내내 먹이를 많이 먹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가을에는 지방함량이 크게 증가해 육질이 부드러우며 그 맛 또한 절정이다. 실제로 가을전어는 다른 계절에 비해 지방함량이 3배정도 높아져 봄에는 2.4%이던 것이 6%정도까지 올라간다.
또 가을에는 뼈가 연해져 뼈째 썰어 먹거나 물회를 만들어 먹기도 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전어는 청어목에 속하는 등푸른 생선으로 가식부위 100g당 열량이 126kcal이며 단백질 24.4%, 지방 2.4%로 육류단백질과 대체할 만큼 고단백식품이다.
아미노산 중에서는 감칠맛 성분인 글루탐산이 3,465㎎으로 가장 많이 함유돼 있고 라이신·루신·발린 등의 필수아미노산과 핵산함량이 높다.
글루탐산은 뇌에 가장 많은 아미노산으로 두뇌발달에 좋은 영양분을 공급하고 핵산은 간기능을 향상시키며 아미노산과 함께 비타민·무기질이 풍부해 체력증진 및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 머리를 많이 쓰는 수험생 및 여성에게 특히 좋으며 병후 회복기에도 효험이 있다. 또한 간기능을 향상시켜 숙취제거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밥 반찬이나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등푸른 생선에 많은 불포화지방산으로 몸에 좋은 기능성 성분인 DHA, EPA 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고혈압·심장질환·당뇨병·암 등의 성인병예방에 효과가 있다. DHA는 태아와 어린이의 두뇌발달과 성인들의 기억력감퇴 예방을 도와 노인들의 치매예방 효과도 있다.
전어는 잔뼈가 많은 것이 단점이나 뼈째 먹을 수 있어 칼슘과 인의 공급원이라 할 수 있다. 칼슘과 인은 각각 210㎎, 317㎎으로 다른 생선에 비해 높은 편이며 나트륨(160㎎)·칼륨(370㎎)·철분(1.4㎎)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B·D·E군 등 비타민도 골고루 함유돼 있다. 칼슘 성분이 많아 성장기 아이에게 좋고 체질을 약알칼리성으로 만들어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신경안정효과가 있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은 물론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 전어에 풍부한 비타민 B군은 빈혈·구각염·각기병 등을 막아주고 비타민 E는 노화를 방지해 젊음을 유지해준다.
〈김나영 교수/중부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출처 : 경향신문
[한국의 맛]서천 전어
‘음기를 보하고 기를 돋운다. 별명은 침어(針魚). 몸통은 그리 크지 않으며 꽤 날씬하다. 대가리는 길고 앞부분이 뾰족하게 튀어 나왔다. 옆줄의 비늘은 102~112개 정도이고 등지느러미는 15~17가닥으로 뒤쪽에 위치. 몸통 양쪽 측면에는 각각 은회색의 세로로 뻗은 띠가 있다. 몸통은 은백색이며 등쪽은 어두운 푸른색. 설화 별주부전에서 용왕의 말을 토끼에게 전하던 물고기 역할…’
바로 가을을 대표하는 생선 전어(錢魚) 이야기다. 맛좋은 생선으로 유명한 전어는 국내에서 부산·마산·사천·충남 서천·전남 광양 등을 중심으로 잡히는데 이중 갯벌전어로 이름난 서천 전어의 맛이 유별나다.
특히 2000년부터 시작된 서천 홍원항 전어축제는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자리잡으면서 유사축제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기름기 많아 고소하고 담백
예부터 전어는 기름이 많아 맛이 고소하고 담백한 생선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는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 서울에서 파는데 귀천의 구분없이 모두 좋아했다. 맛이 뛰어나 이를 사려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 했다”고 기록돼 있으며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는 “큰 놈은 한 자(尺) 정도의 길이이며 몸이 높고 좁으며 검푸르다.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 흑산도에도 간혹 나타나지만 그 맛이 육지 가까운데 것만은 못하다”고 적고 있다.
“가을전어 대가리에는 참깨가 서말” “가을전어는 썩어도 전어”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갔던 며느리 다시 돌아온다” “전어는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걸어 잠그고 먹는다” 등 구전으로 전해져 오는 속담들도 많다.
전어는 조리방법에 따라 구이, 회, 무침, 탕, 젓갈 등으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특히 9월~11월초까지 잡히는 가을전어는 지방이 많아 구워먹을 경우 맛이 더욱 고소하다. 또 회를 즐기는 사람들은 뼈째 썰어먹는 ‘세꼬시’가 좋은데 작고 어린 것일수록 뼈가 연하다. 봄에 잡히는 전어보다 가을전어가 세꼬시로 적당하다.
#산란기 아닌 요즘이 맛 절정
가을전어처럼 지방이 많은 생선은 초고추장이나 냉이고추(와사비)보다 된장에 찍어 먹는 것이 훨씬 미각을 돋운다. 마른 김과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맛은 가히 별미라 할 수 있다.
마늘, 양파, 당근, 오이, 깻잎 등 갖은 채소를 함께 넣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회무침은 지방이 많은 가을전어의 기름진 맛을 없애 입맛을 돋울 뿐 아니라 각종 채소의 비타민과 무기질까지 함께 섭취하므로 청소년·성인은 물론 어린아이들의 영양식으로도 좋다.
서천 홍원항 부근 한 횟집에서 만난 40대부부는 “환절기를 맞아 잃었던 입맛을 전어로 되찾았다”며 전어자랑을 늘어놨다.
남편 유기준씨(48·서울 강서구)는 “1년전 직장동료를 문상하기 위해 서천에 왔다가 이 집에서 전어무침과 회를 먹었는데 매우 담백하고 맛있었다.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에게 맛도 보일 겸해서 함께 내려왔는데 반응이 무척 좋아 기분이 좋다”고 즐거워 했다.
전어는 무침, 구이, 회 못지않게 젓갈로도 유명하다. 젓갈 중 으뜸으로 꼽혀 온 전어젓은 내장 가운데 하나인 ‘밤’만으로 담그는 전어밤젓, 전어의 내장만을 모아 담근 ‘전어속젓·돔배젓’, 전어새끼로 담근 ‘엽삭젓·뒈미젓’ 등이 있다.
특히 젓갈은 내장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단백질·지방이 풍부하다. 발효숙성 과정에서 글루탐산, 핵산물질과 휘발성 향미성분이 생겨 특유의 감칠맛을 내는데 염분이 많기 때문에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신장병 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짠 음식을 피해야 하는 골다공증 환자도 주의하는 것이 좋다.
요즘 서천은 제철을 만난 전어를 구하기 위해 부산·창원 등지에서 올라온 외지차량들로 북적대고 있다. 이들 차량이 하루평균 200대 정도나 된다는 것은 서해안 갯벌전어의 맛이 그만큼 좋다는 얘기다.
#구이·무침·회 입맛대로 선택
서울에서 서천으로 가는 교통편은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제일 편하다. 서해안고속도로 춘장대 나들목을 지나 우회전한 뒤 비인방면으로 3.5㎞ 정도 이동하면 비인 검문소 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다시 우회전해 춘장대, 동백나무숲, 홍원항 방면으로 12㎞ 정도 더 가면 전어축제로 유명한 홍원항에 도착한다.
대전에서는 국도를 이용, 논산·강경을 지난 뒤 한산·서천을 거쳐 홍원항에 이르면 된다. 서천은 한산모시와 앉은뱅이 술로 불리는 소곡주가 유명한 곳으로 가끔 서천과 서산을 혼동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서산은 아산 옆에 있고, 서천은 대천 밑에 있다’는 말을 전한다. 〈정혁수기자>
출처 : 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