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밴드에서도 안 빠지는 금관악기 - 프 렌치 호른.
음색이 좋아서 저는 그 악기 연주곡을 참 좋아합니다.
폴 뒤카(스)(프랑스 Paul Dukas 18 65. 10. 1 -1935. 5. 17)가 작곡한 호른 연주곡을
개인적으로 따로 소장하고 싶어서
인터넷 음반매장과 국내 최대 인터넷 음악서버도 뒤져 봤는데 없더군요.
아마존에는 CD도 낡은 LP판도 있긴 한 데, 절차가 복잡하고...
유튜브를 뒤졌더니 여러 사람의 연주곡들 중에서
저 를 뻑~ 가게 하는 대박 연주 하나를 만났기에 여기에 올립니다.
작년에 폴란드 전국 교향악 경연대회가 있었군요.
여기 올린 곡을 연주한 팀이 우승팀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귀에는 연주수준이 국제유수 교향악단의 연주보다 조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음악학교 학생으로 뵈는 호른 협연자의 솜씨가 너무 빼어나고
뒤를 받쳐주는 고교생 정도 연령의 오케스트라 연주도 빼어 났습니다.
모두 음악학교 학생들이겠지요?
곡명은 "빌러넬( Villanelle. 전원시 또는 목가)".
빌러넬이 뭐야?
저는 여태 지나쳤지만, 동기들께 써비스 차원에서 알려 드리려고 하다보니
영시를 개뿔도 모르면서 벼락치기 열공까지 해야 했습니다.
샘플로 소개한 딜런 토머스의 시(Wikipedia에서 펌)는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여 주인공 브랜드박사 아버지가 읊어서
우리나라에 한 번 더 잘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혹 인터스텔라 얘기가 화제에 오르거든 크게 한 번 써먹어 보시기 바랍니다.
(조금 고화질 동영상이라 뜨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Villanelle은 3 행 싯귀 5개 + 4행 싯귀 1개, 도합 19행 짜리 시 형식이랍니다.
모두 각운(색을 입힌 단어)을 맞추는데, 3행 싯귀 마지막 행은 후렴(밑줄 그은 행),
4행 싯귀 마지막 두 행도 후렴.
(딜런 토머스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
Old age should burn and rave at close of day ;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
Though wise men at their end know dark is right ,
Because their words had forked no lightning the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
Good men, the last wave by, crying how bright
Their frail deeds might have danced in a green bay ,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
Wild men who caught and sang the sun in flight ,
And learn, too late, they grieved it on its way ,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
Grave men, near death, who see with blinding sight
Blind eyes could blaze like meteors and be gay ,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
And you, my father, there on the sad height ,
Curse, bless, me now with your fierce tears, I pray .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
아래 한글 번역은 인터넷에서 하나 찾은 것입니다.
서술부가 항상 문장 마지막에 오고
그마저 몇가지 한정된 어미로 끝나는 우리말은
운율 맞춰 영시를 옮기기에는 영 젬병같은 언어입니다.
(세종대왕께서는 알파벳만 만들지 마시고
시인들이 남들 앞에서 폼나게 낭송할 수 있도록 어순까지 구조조정 하셨더라면...)
교양미 넘치는 우리 상대 66동기들께서는 수준유지 및 치매예방 차원에서
모르는 단어 있으면 사전 뒤져 가며 원문 위주로 감상하시고
아래 우리말 번역이 쓸만 한 지 들여다 보십시오.
아주 귀찮은 분들만 번역이 좋건 말건 대충 뜻을 새기시라고 붙입니다.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노인들이여, 저무는 하루에 안달하고 소리치오 분노하고 분노하오, 꺼져가는 빛에 대해.
현명한 자는 임종시에 어둠을 당연한 걸로 안다지만 그들의 언어는 이미 섬광을 잃었기에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선한 자는 마지막 파도 곁에서 우나니 그들의 덧없는 행적이 푸른 강기슭에서 얼마나 밝게 물결칠까 하여
분노하고 분노하오, 꺼져가는 빛에 대해. 거친 사람은 나르는 태양 붙잡아 이를 노래하면서 때늦게, 태양은 간다는 슬픈 사실 알게 되나니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근엄한 사람, 죽음을 맞아, 눈 먼 시선을 뜨고 눈 먼 눈은 운석처럼 불타며 즐거울 수 있는 법이니
분노하고 분노하오, 꺼져가는 빛에 대해. 그리고 아버지이신 당신, 저 슬픈 고도에서 격한 당신의 눈물로 날 저주하고 축복해주오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분노하고 분노하오, 꺼져가는 빛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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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호른 연주 한 곡
나도 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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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2
15.01.25 13:1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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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캡!
오른손을 나팔속에 감추고? 연주하는 게 재밋습니다.
詩 얘긴데요, 요지는 "그러려니~" 하지말고 분노하고 분노하라는 건데요,
글쎄요, 이게 시인이 한 말이라서 어찌 받아들여야 할는지? ㅎㅎ
임종을 앞둔 자기 아버지를 위해 쓴 시랍니다.
워낙 유명한 시여서
각운을 기막히게 맞추어 쉐익스피어극 배우처럼 근사하게 읊은 양반의 동영상을 하나 올리겠습니다.
번역도 시생 나름대로 손을 보고요.
우리 연배에 애송하기 좋은 시인듯 한데
인터스텔라에서 이 시를 읊을 당시, 배우 마이클 케인의 나이는 81살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