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오르고 수확량은 감소 ‘물가안정’ 명목 수입 확대 걱정 “안정적 수익 보장을” 목소리
양파 가격이 급등하면서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지만 실제 양파 재배농가는 수확량 감소와 생산비 증가로 농가소득 향상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6월 17일 기준 가락시장 양파 가격은 상품 1kg 기준 1361원으로 전년 739원 대비 185%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관련기사 5면. 거래되는 가격을 고려했을 때 올해 양파 재배농가의 고소득이 예상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파 가격이 올라 올해는 돈 많이 벌겠다고 하는데 생산단가는 오르고 수확량은 떨어진 상태입니다. 오히려 정부가 물가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대량 수입에 나설까 걱정입니다.” 지난 17일 전남 무안군 해제면 양파 수확현장에서 만난 이장원(47) 씨의 말이다.
이장원 씨는 양파재배 20년 이상 경력자로 지난해부터는 무안에서 처음으로 파종부터 수확까지 농기계를 이용한 양파재배를 하고 있다. 그는 올해 5만9400㎡(1만8000평) 밭에 조생 2만6400㎡(8000평), 만생 3만3000㎡(1만평)을 재배했다. 하지만 조생종 가격이 폭락하면서 판매 수익이 평년 80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떨어져 막대한 손해를 봤다.
이 씨는 “조생종에서 피해를 봤지만 그나마 최근 만생종 산지 거래가격이 20kg에 1만5000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져 오랜만에 높은 가격에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겨울 기온하강과 계속된 가뭄영향으로 평년 660㎡(200평) 기준 20kg 250망을 출하했으나 올해는 150~200망으로 평년대비 65% 수확량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19 이후 이어지고 있는 인력난으로 양파 수확기 9만원이었던 외국인노동자 일당은 15만원까지 올랐고, 올해는 비료도 20kg 1포에 1만원이 올라 생산비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며 “이런 농가의 어려운 상황은 빼고 양파가격 상승만 집중 보도해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씨는 “양파가격이 많이 올라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에 어느 정도 수급조절을 위한 수입은 이해하지만 수입량과 가격결정 과정에도 생산농가 현실이 반영됐으면 좋겠다”라며 “매년 반복되는 농산물 가격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들의 안정적인 소득보장을 위해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 등 농업인들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