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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루나’ 몽골촬영 현장 |
- 5백도적 나한되는 대평원의 드라마 - - 말 6백필 장병 5백여명 엑스트라로 - 2천5백년전, 부처님제자 아란존자에 의해 나한이 된 5백도적이 몽골의 초원위에 화현했다. 시대를 뛰어넘어 재현된 오백도적의 무리는 이일목감독(51)이 제작중인 불교영화 ‘카루나’의 한 장면.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몽골 현지 촬영에 나선 ‘카루나’는 6백여필의 말과 현지 기마부대 장병 5백여명이 엑스트라로 동원되어 웅장한 장면을 연출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말들의 간격이 너무 떨어졌어. 흩어지지 말고 곧장 달리도록 해. 자, 이번 한번으로 끝마칩시다. 레디-고.” 촬영장소는 몽골수도 울란바트르에서 1백여㎞ 떨어진 비양챵드만. 1백50만평의 초원위에서 수차례의 NG를 거듭하자 말들이 지쳤다는 통역의 목소리가 다급하다. 섭씨 30도가 웃도는 땡볕아래서 2~3㎞를 젖먹던 힘까지 내어 수차례 달리다 보니 사람보다 말이 먼저 지쳐버린 것이다. 새벽부터 시작된 초원에서 말들이 질주하는 장면은 점심무렵에야 끝이 났다. 당초 5백필의 말이 질주하는 장면은 제주도에서 촬영하기로 돼 있었다.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적당히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이감독의 소신으로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 몽골촬영이 감행됐다. 더구나 말 한 필 빌리는데 20만원 하는 국내 사정에 비해 몽골에서는 약 4천원에 불과해 제작비 절감의 효과도 보았다. 올 추석에 개봉될 ‘카루나’는 남과 북이 불교의 자비정신으로 용서와 화해를 통해 민족염원인 통일을 이루자는 광복50주년 통일영화. 고려도공 후예 양천수 일가의 비극을 담고있는 이 영화는 두 아들이 6·25전쟁이 일어나자 국군과 인민군으로 갈려 서로 총부리를 겨누게 되고 그 2세들이 통일을 염원하며 비색청자를 재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몽골촬영은 영화에서 3분가량의 상상하는 장면이다. 5백도적이 도적질을 하던중 부처님의 자비사상에 감화되어 나한의 경지를 증득하는 내용으로 남북간의 화해를 상징하고 있다. 오후 촬영은 도적떼가 마을을 약탈하던중 아난존자에게 감화를 받는 장면. 여름이면 밤10시까지 해가 지지 않는 몽골의 자연환경으로 어둠이 깔리기까지 촬영팀은 강행군을 했다. ‘카루나’는 여주인공 옥소리의 삭발장면을 끝으로 촬영을 마치고 오는 20일경 첫 시사회를 갖는다. 이감독은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세계에 보이기 위해 내년 칸느와 베를린영화제에 ‘카루나’를 출품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