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에서 2011년도에 연속으로 원자력에 관하여 문제를 다루었는데, 9-10월호는 세 번째이다. 그 중에 가마나카 히토미의 '방사능 내부피폭의 위협'이라는 글을 보고 일부만 소개한다. 이 글은 가마나카 히토미가 방사선의학자 肥田舜太郞와 함께 2005년에 쓴 책 <내부피폭의 위협-원폭으로부터 열화우라늄탄까지>의 4장에 있는 내용이라고 한다.
맨해튼 계획을 주도한 과학자 오펜하이머와 엔리코 페르미는 세계최초의 대형 원자로가 비밀리에 세워졌던 시애틀 동쪽 350킬로미터 떨어진 사막인 핸포드에서 작업을 하고 난 후에는 꼭 로스앨러모스의 의사들에게서 몸 안의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치료제 '킬레이션'이라는 링거를 맞곤 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내부피폭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내부피폭자체는 언급되지 않았다. 최근에 와서야 겨우 내부피폭이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허용량을 정하고 있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와 0 이외에는 안전하지 않다는 유럽의 과학자단체 유럽방사선리스크위원회(ECRR)의 견해가 뚜렷하게 나뉘어지게 되었다.
이 유럽방사선리스크위원회가 2003년 보고에 의하면 1945~1989년 동안 방사선피폭으로 사망한 사람은 6,160만 명인데,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의 기존 계산으로는 117만 명뿐이다. 무려 53배의 차이를 보인다. 또 유럽방사선리스크위원회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가 설정한 일반인의 현행 한도인 연간 1밀리시버트를 0.1밀리시버트 이하로 노동자의 한도도 연간 50밀리시버트에서 0.5밀리시버트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럴 경우 원전노동자만 연간 100배의 인원이 더 필요하게 된다. 이로 인해 증가할 인건비가 원자력 산업에 큰 경제적 부담을 주고 만약 내부피폭이 인체에 미칠 영향이 밝혀지면 모든 핵개발에 장애가 될 것이기 때문에 내부피폭은 미국의 최대 기밀이 되었고 의도적이고 교묘한 은폐공작이 계속되었다.
1950년대 핸포드 핵시설에서 바람이 불어가는 쪽에 펼쳐진 광대한 사막이 미국정부사업으로 개척되기 시작했다. 2차 대전과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저리의 대출금으로 땅을 주고 개척하게 하여 사막이 푸른 곡창지대로 변모했다.오펜하이머의 비서였던 로라는 메이슨과 결혼하여 이미 이 지역에서 개척을 시작하여 살고 있었다. 그런데 로라는 첫 아기를 유산했고 둘째는 5살 때 원인불명의 큰 병을 앓았으며 메이슨은 골암으로 죽었다. 핸포드의 풍하지역은 정부의 관개정비 사업에 의해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곡창지대가 되었는데 사과 감자 밀 옥수수 목초 메밀 등 온갖 작물들이 여기서 재배되고 모두 수출된다. 그 대부분을 구입하고 있는 곳은 패스트푸드산업과 일본의 상사들이다. 농지에는 철조망이 있고 안전과 위험이 나눠져 있는데 위험한 땅은 1950년대 450배의 방사선이 검출 되었고, 미국정부가 안전하다고 보증한 땅은 거대한 관개시스템이 끊임없이 물을 뿌려 작물들이 재배되고 있다. 미국정부가 안전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체외 피폭 허용량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방사성 물질이 몸속으로 들어간 다음은 고려되지 않았다. 지금도 오염작물들은 세계에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