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함께 예배를 마치면 식사도 하고 담소를 나누었던 선배 은퇴목사님의 갑작스런 부고를 받고 조문을 갔습니다. 평소 목사님의 사랑을 받았던 후배 목사님들의 덕담을 나누면서 선배 목사님을 기렸습니다. 그러면서 후배들의 목회가 힘듦을 들으면서, 목회현장에서 성도와 목회자간의 신뢰와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알았습니다. 성도들의 편에서 본 목사님의 모습, 목사님의 편에서 본 성도님들의 모습, 신뢰가 깨지면 소통이 사라지면 불신이 자리잡고, 거기에 서로를 향한 불평 불만의 소리만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자리에서 자기 몫 자기가 챙겨야 한다는 욕심이 자리 잡게 되고, 사랑으로 가득해야 할 주님의 교회에 전쟁이 선포됨을 깨달았습니다.
오케스트라는 ‘춤추는 장소’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오르케스트라’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처음에는 극장의 한 공간을 지칭하는 단어였지만 이후에는 악기 연주단체라는 의미로 발전합니다. 오케스트라 안에는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 등이 있는데 연주하기 전 오보에의 음에 따라 조율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오보에는 목관악기로 음의 떨림이 가장 적고 선명한 음을 냅니다. 초당 진동수 약 440㎐인 오보에의 라(Ra)음을 듣고 연주자가 악기를 조율합니다. 이 음이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위해 가장 중요한 표준음이 됩니다.
오늘 이 시대는 물론 목회의 현장의 주님의 교회 안에서도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표준음과 조율입니다. 현악기와 금관악기가 자기만이 옳다고 주장하고 목관악기와 타악기들이 서로를 비난한다면 연주는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대단한 연주자가 있고 고가의 악기가 있다고 해도 조율이 되지 않으면 오케스트라는 시끄럽고 불쾌한 불협화음을 만들어낼 뿐입니다. 우리는 그 소리를 조화를 이루는 화음이 아니라 귀를 막게 되는 소음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살이도 그렇지만 교회와 목회현장에서도 신뢰와 소통이 무너지면서 양심과 도덕이 사라지고 상식과 진실이 왜곡되는 상처투성이의 아픈 모습을 보면서 살아가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목사이기 전에 예수님을 믿는다는 우리의 표준음은 무엇이며 조율은 도대체 누가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목회 현장인 주님의 교회 안에 하나님의 긍휼과 지혜를 구해야 하는 요즘임을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