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혜성
1920년 충청남도 천안에서 태어났다. 5천석지기 지주인 아버지 밑에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교육열이 남달랐던 어머니의 후원으로 열여섯 살에 일본 유학을 떠나 지쿠시고녀와 교토여자대학 가사
과를 졸업했다. 1942년 스물세 살에 숙명여전 교수가 된 그는 조선왕조 최후의 주방상궁인 한희순을 만
나 궁중요리를 전수받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30년 동안 한결같이 스승 곁을 지키며 궁중음식을 연구했
으며, 1973년 한 상궁이 타계한 후 그의 뒤를 이어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
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숙명여대, 명지대, 한양대, 성균관대 가정과 교수 및 가정 대학장을 지냈고, 1971
년 궁중음식연구원을 세워 지금에 이르기까지 후학을 길러내고 있다. 현재 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 이
사장, '우리 맛 지키기 문화가족' 대표. <이조궁중요리통고> , <한국요리 백과사전> , <한국의 전통음식
> , <우리음식 백가지>등 40권에 이르는 책을 펴냈다. 조선조 최후의 주방상궁으로부터 궁중요리를 전
수받고 우리나라 최초의 요리책을 쓴 황혜성 할머니는 60년간 오로지 한국음식의 본류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험하고 고된 세월을 넘어온 기막힌 사연들과 역사를 아우르는 운명적인 만남의 끝
은, 바로 궁중음식연구원을 내겠다는 꿈의 실현이었다.
어마어마한 사회적 직함과 경력부터 떠올린다면 황혜성 할머니는 대단히 권위적인 사람일 듯싶다. 또
연세만 생각하면 그저 완고한 할머니려니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저 '밥 시간에 맞춰 찾아온 사
람은 그냥 보내지 않는다'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소탈한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사람이었다.
일본 동아시아 식의문화 심포지움, 한국문화원 초청강연, 대만 중국음식 문화학회등 식문화에 대한 국
내외 강연 활동을 활발히 하였다. 1998년 현재 한국식문학회 고문, 한국 동아시아 식생활회 고문으
로 재직중이고,서울 종로구에 궁중음식 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