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초 여궁사 금과녁 쏘다

오수초 여궁사 금과녁 쏘다 ‘의견의 고장’ 임실 오수면에 큰 경사가 났다. 조그마한 시골 면단위 학교인 오수초(교장 곽송훈)에서 전국체전 3관왕이 탄생했기 때문. 주인공은 제2의 박성현을 노리는 여자 궁사 이진영(6년). 오수 토박이인 이진영은 지난 19일 울산에서 열린 소년체전 양궁 여초부에서 전국 내로라하는 궁사들을 물리치고 3개의 금과녁을 명중시켰다. 대회신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3관왕을 차지한 이진영은 대회 MVP까지 거머쥐며 명실공히 ‘양궁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1917년 문을 연 오수초 89년 역사상 3관왕 탄생은 개교 이래 처음 있는 최대 경사다. 5,000여명의 주민들은 마을마다 현수막을 내걸고 하루종일 ‘자랑스런 오수의 딸’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학교 근처 주민들은 환영식이 열린 21일 학교로 달려와 이진영과 아버지 이상배씨(40)를 무등을 태우고 운동장을 돌며 기쁨을 같이 했다. 주민 박종규씨(64)는 “변변한 양궁장도 없는 열악한 시골학교에서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전국을 제패한 진영이가 너무 자랑스럽다”면서 “진영이가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 마을잔치를 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교생이 342명으로 면 단위 학교치곤 제법 큰 규모인 오수초가 양궁과 처음 인연을 맺은것은 1980년대초. 전문 코치없이 시작한 창단 초기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명맥만 유지했다. 그러다 89년 모교 출신인 진현주 코치(36)가 취임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진 코치는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는 아이들이 안쓰러웠지만 혹독하게 다그쳤다. 하루 수백개의 화살을 쏘고 또 쐈다. 웬만한 중·고생들도 견디기 힘든 훈련을 참아낸 아이들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성장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실은 93년 소년체전에서 처음 맺었다. 남자 초등부에서 창단 10여년만에 처음으로 동메달을 명중 시킨 것. 오수초는 이후 내리 3년 연속 동메달을 따내며 ‘양궁의 메카’로 급부상했다. 훈련이 끝나면 금세 다정한 선배이자 언니로 돌아간다는 진현주 코치는 “주민들이 이렇게까지 좋아할 줄 사실 몰랐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장위현 교육장과 교장선생님도 양궁장 건립을 서두르고 있어 기쁨은 두배”라면서 “내년에도 반드시 금메달을 따 주민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