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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를 뚫고 대동지 낚시터로 가다
2013년7월13일~14일
중부지방 호우주의보 를 발표 폭우를 대비하라는 뉴스가 마음에 걸린다. 아파트 창문에는 빗줄기가 세차게 때리고 있다. 내일 7/13일 대동지로 1박2일 밤낚시가기로 되어 있는데 비가 계속 내리고 있으니 불안했던 것이다.
일기 예보를 예의 주시하고 지켜보며 나름대로 분석하기로는 대동지에는 비가 오더라도 폭우정도는 아닐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일주일 전부터 이미 예약을 해 둔터라 비가 오더라도 간다고 같이 갈 일행에게 E-멜을 보내었다. 비가 많이 오면 어떻게 하냐고 우려를 하며 H님이 전화를 걸어 온다.
" 충청도는 비가 오지 않을 겁니다, 무조건 갑니다"
단호하게 계획대로 가겠다는 의지로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는 나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4명이 함께 1박2일동안 소비 할 식자재를 준비하러 홈프러스로 갔다.
< 대동지 모습 >
7월12일 밤새 비가 내리더니 아직 그치지 않고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C형님의 집을거쳐 H님 집에까지 들러서 낚시도구를 싣고 C아우님과 만나기로 되어있는 월곶역에서 09시30분에 마지막으로 C아우님을 테우고 시흥-평택 고속도로를 거쳐 서평택에서 삽교호를 지나 둔포 방향으로 갈 코스를 정하고 대동지를 향했다.
한차례 소나기성 폭우를 뚫고 차는 시화호를 지나 숭산휴게소를 지나갈 즈음해서 빗방울이 가느러지면서 바가 멎는 듯 하였다.
서평택 톨게이트를 지나니 언제 비가 왔느냐?는 식으로 날씨는 흐렸지만 비가 온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이렇게 확연히 달라질 수가 있는지 아무튼 비는 오지 않는다.
예상대로 비가 오지 않아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하지만 비가 와도 바람만 불지 않으며 오히려 운치가 있어 낚시하기에는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조금 전의 안도의 한숨을 무색케 한다.
< 대동지의 우리가 앉은 좌대에서 관리소 방향 전경 >
미리 예약된 10번좌대에서 서쪽편에 C형님과 C아우님이 자리를 잡고, 남쪽편에는 나와 H아우님이 자리를 잡고 좌대 편성을 마친 시각은 12시10분이었다.
대동지는 지난번 5/29일 밤낚시를 한번 했었던 곳이다. 오늘은 H아우님에 합세하여 4명이 대편성을 끝내고 충청도산'대박'표 막걸리로 낚시 시작하기 전 우리들의 관례대로 한잔의 부라보!를 외치며 기분 전환을 하였다.
이때 전화가 왔다. 낚시 좋아하시는 S사장께서 같이 낚시하자며 끼어줄것을 요청 하신다, 당초 함께 오려고 하다가 사정이 있어 취소 했는데 아무래도 낚시 생각을 버리지 못했는가 보다. 쾌히 승낙 조심해서 오시라고 하였다. 이미 C형님에게 연락 드리고 내려 오는 중이라고 하신다.
< 좌대에서 호영기(H아우) 와 C아우의 대화 >
낚시 편성을 마치고 40분이 지나자 C아우님 대에서 입질이 온다, 나도 보았는데 입질 형태로 보아 향어가 아닌가 싶었다. C아우는 몇차례 헛 챔질을 하더니만 그이후로 입질이 끊어졌다.
오랜만에 함께한 H아우와 이야기를 나누던중에 찌가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한타임 늦게 자리로가서 챔질을 했는데도 낚싯대가 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잡은 모양이다. 의기 양양한 폼으로 끌어 올린 놈은 예상대로 향어였다. C아우님의 첫 수였다!
< C형님의 낚시하는 모습 >
분위기로 보아서는 제일 자리를 잘 잡으신것 같은 C형님은 낚싯대를 3대를 펴고 만족해 하고 있었고 C아우는 C형님과 같은 방향에서 바로 옆에 자리를 잡았는데, 예감이 좋다고 하며 만면의 웃음을 띠며 좋아하던 C아우가 드디어 첫 수(首)를 해 냈다.
나와 같은 방향에서 내옆에 자리한 H아우님은 오랜만에 함께하여 C아우와 대화를 나누며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괜히 덩달아서 즐거워진다.
당연히 축하주 한잔을 해야야지! "추카추카" 좋은 조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C아우님의 축하를 이끼지 않고 우리는 부라보! 하고 소리를 쳤다.
< 내가 자리한 전면의 풍경 >
< H아우님과 같은 남쪽 방향으로 자리 잡은 나 >
지난 5월 말경에 대동지에서 밤낚시를 할 때에는 상류쪽이었으나 오늘은 인원이 늘어나 중형좌대를 예약했기 때문에 중류쪽에 있는 수상좌대를 배정 받았다.
그때는 대동지에 물색이 약간 황토색으러 변할 정도로 비가 온 직후 였으나 오늘은 아직 비는 오지 않았지만 오기 직전이었다. 무너미의 물이 아직 차지 않은 상태를 확인 하였다.
< 건너편에 제방이 보인다,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진다 >
구름이끼어 날씨가 흐려있기는 하였는데 갑자기 비구름이 몰려 오면서 소낙비를 줄기차게 퍼붇는다. 장마철에나 체험 할 수 있는 광경이다. 예상대로 지나가는 소낙비였다. 후덥지근하던 열기를 식혀주는 소낙비가 오히려 고맙게 느껴졌다.
< H아우님과 S사장님 >
한차례 소나기가 지나가고 13시 30분경 S사장님이 도착 하였다. 우리는 그때까지 함께 점심을 하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자리도 제일 좋은(?)곳을 비워두고 있었다.
S사장님을 기다리느라 시간도 시간이지만 막걸리덕에 그렇게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늦께 도착한 S사장님은 채비를 하고 점심을 하겠단다. 우리들 생각은 안하나 싶었지만 역시 낚시꾼은 밥보다 낚시가 먼저다 라는 말이 생각나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할 수 없이 S사장님이 낚시 편성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때늦은 정오의 만찬을 오랜만에 5명이 함께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생오리 주물럭 구이로 먹고 마시며 한여름의 대동지 수상좌대의 꾼들의 모임은 그렇게 즐겁고 맛나는 성찬으로 끝이 났다.
이제부터는 고기를 낚는 일 만 남았다.
< 늦게 합류한 S사장님은 C아우님 바로 옆에 자리를 잡았다.>
< S사장님과의 오랜만의 만남에 반가운 포즈취한 나 >
집어를 위해 열심히 밑밥을 투여하고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기다린 끝에 드디어 C형님에게 소식이 왔다. 그것도 C 아우가 첫 수를 할 때와 같이 찌를 끌고가는 것을 다른 사람이 보고 알려준것이 다. 잡고나니 또 향어였다.
잡은거(낚은것)가 아닌 줒은거나 마찬가지 였다고 옆사람들이 야유(?)를 준다. 자고로 찌의 움직임을 보고 정확한 타임에 챔질하는 순간 느껴지는 손맛이 바로 고기를 낚는 맛이기 때문에 그냥 물고가는 것을 잡은 것은 줒은거나 마친가지 라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사실은 지루하리 만큼 찌가 미동도 하지 않자 C아우가 축하주 한잔 가불을 하자고 제의를 하여 원래는 고기를 잡을 때마다 축하주를 한잔씩 하게 되어 있는 우리들 규칙인데 미리 당겨서 한잔을 하고 있는데 C형님의 찌가 끌려갔던 것이었다.
이렇게하여 오후 16시경에 겨우 5명 모두 합하여 향어 2마리가 고작이었다.
참으로 민구스러웠다.
< H 아우님과 나 그리고 배경은 상류쪽이다 >
간혹 구름을 헤집고 나온 태양은 강열한 태양열을 자랑하는 한 여름 임을 실감하는데, 금방 구름이 막고서는 비를 뿌리느가 하더니 또 다시 게이다가 흐리다가 하는 전형적인 장마 날씨가 우리를 괴롭힌다.
그런 가운데 고맙게도 이름 모를 산새들이 제각기 다른 울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하모니를 이루니 몸을 감싸고 있던 후덥지근함이 풀려 나가는 것 같아서 풍광좋은 낚시터가 제몫을 하고있다 싶었다.
하지만 여기에 고기만 낚여 준다면 금상첨화 일텐데 하는 아쉬움에 미련이 떠나지를 않고 있다.
< 한여름 대 낮의 여름 열기는 점점 더해가고 >
< 더위를 참으며 낚시에 몰입하고 있는 C아우님 >
식을 줄 모르는 열기는 습기를 머금고 더 욱 기승을 부린다.
중부지방의 장마전선 호우를 뚫고 이곳까지 내려 왔을 때는 이곳에 비가 안와서 낚시하기에 다행이라며 기뻐 했던 인간(우리들)의 간사함이 그대로 나타나는 지금이다. 솔직히 호우라도 좋다 비라도 내렸으면하는 심정으로 잡히지 않는 고기(붕어 등)만 야속스럽게 느껴진다.
꾼들에겐 고기만 낙여 준다면 날씨에 크게 상관도 안되는 문제인데 안 낚이니까 여기저기서 더위를 못이겨 하고있는 꼴이 되고 있었다. 그래도 약간의 위로가 된다면 우리좌대만 못 낚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 조황이 꽝 수준을 못 면하고있는것 같아서다.
< 드디어 C아우가 벋었다 >
< 나도 벋었다 >
"붕어들도 더워서 깊은 물 속으로 꽁꽁 숨어 버렸나?"
" 저수지는 원래 낮 낚시는 안된다"
" 이렇게 안될 수가 있나? 뭔가 이상하다"
" 저녁에 케미를 꽂기 전까지는 안나온다" 등 여러 한 숨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튀어 나온다.
누군가가 가불 축하주 한잔 더하자고 제의가 들어 온다. 처음에 거절햇던 나도 별 수 없이 제의를 받아드릴 수 밖에 없다.
"모두 모이세요~ "
고기가 안 잡히면 뚜꺼비라도 잡을 수 밖에 더운 열기 속에서 소주로 그 열기를 태워 없애 버리자!
소주(燒酒)의 '燒'자는 '불사르다', '불태우다' 이런 뜻 이다. 그러니 여름에는 마시는 술은 소주로 다스려야 한다.
한잔이 두잔되고 세잔이되었다.
에라~ 저녁때 케미 꽂고 보자 ! 모두들 불은 불로 끈다는 말이 있듯이 열기를 소주로 끄기위해 그열기가 날아 가도록 C아우가 옷을 벋기 시작한다. 나도 질세라 한술 더 떠서 웃통까지 벋어 던졌다. 어디선가 '처녀죽은 귀신바람'( 제일 시원한 바람 을 지칭함 )이 우리 몸의 열기를 훔쳐 달아난다.
< 열기 품은 대동지는 말이 없다 >
중북부 폭우, 남쪽지방 폭염, 중간인 충남 대동지에선 덥고 습한 열기가 낚시에 대한 낭만을 앗아가고 있다. 그러나 대동지는 말이 없고 낚싯대의 찌는 꿈쩍도 않는다.
옆에 있던 H아우님이 비상처방으로 집어를 위해 삶은 감자를 작은 토막을 내어 뿌려보지만 역시 효과는 없었다. 더운 열기 속에서 침묵은 계속흐르고.....
19시경에 미리 저녁을 돼지찌게 백반으로 끝내고 각자 비상한 각오로 저녁 케미 꽂을 시간을 기다린다. 간혹 바람이 스쳐지나 갈 땐 그 시원함이 어찌나 고마운지 모른다.
흐린 날씨에 20시가 넘어가자 드디어 케미를 꽂기 시작한다.
으음~ 신음소리를 내며 긴장들하며 모두들 낚시에 돌입하고 있는 모습은 꾼들만이 갖일 수 있는 열정은 참으로 아름답게 보인다.
모든 '희노애락'을 낚싯대의 찌하나를 바라보며 품으려는 꾼의 길을 누가 막을 소냐!
22:00가 지나고..... 00:00가 지나고... 04:00가 지나고......... 여명이 밝아 온다.
수상 좌대방에서는 토끼잠을, 밖에서는 의자에서 졸면서 행여나 하고서 기다리던 붕어의 붕순이, 붕애도, 향어도, 잉어도 우리들을 끝내 외면하고 말았다.
야속하다 대동지야~
그래도 모두들 즐거운 여름밤의 멋진 추억이었다고 자평들을 한다.
나는 그 한마디가 쟌~ 한 마음이 속에서 느껴짐을 알수있었다.
' 멋진 추억 ! "
함께한 모두들 감사합니다,
2013년7월16일 마침 끝
첫댓글 염천 혹서 삼복 더위를 무릅 쓰고7/13일 초복인 대도 불구하고 조업 선수4분이 멀리 충청도
대동지 낚시터로 1박2일 굳은 약속과 더불어 비록 조과는 없지만 선수들의 화합 정신의 참
뜻이 자랑 스럽지 않습니까? 일기 불순한 혹서에 고생 많았습니다.
건강 하시죠?
늘 격려해 주시니 몸둘봐 모르겠습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