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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박웅현
5강 <햇살의 문학, 지중해의 문학>
지중해 문학의 작가들은 알베르 까뮈, 장그르니에, 니코스 카잔차키스로 꼽는다. 지중해는 스페인, 이탈리아, 터키, 그리스, 리비아, 알제리, 아프리카 북쪽을 가르키며 지중해 문학에 햇살은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조각을 발전시켰다. 작품을 설명하기 전에 지중해 기온과 햇살의 특성과 지중해 사람들의 생활관 설명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를 읽고 박웅현도 지중해성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다. 까뮈 <이방인> 뫼르소는 감정이나 신을 믿지 않는다. 현재가 전부인 사람이다. 솔직한 사람이며 슬픔을 과장하지 않는 정직한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 까뮈를 연구한 김화영 작가를 소개한다. <행복의 충격>과 프로방스 여행기를,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은 인도, 아프리카 여행기록이다. 김화영 책으로 세잔, 사과 한 알, 광고를 만들기까지 과정 설명한다. ‘시즈 더 모먼트Seizw the moment'의 메세지를 문학해석에서 강하게 어필한다. 고은, 아룬다티 로이, 황지우도 소개한다. 기후, 환경이 실존주의 철학의 모태가 되었을 것이라고 가정하며 지중해 삶의 방식이 지중해성 철학이라고 정의하며 개처럼 살자가 지중해성 철학이다.
<발췌>
.남프랑스는 특히 햇살이 팔 할, 아니 전부라고 해도 좋아요. 습도도 높지 않고 찬란한 햇살 속에서 모두들 행복한 곳이죠. (p174)
. 지중해는 이렇게 견딜 수 없는 햇살과 함께하는 곳입니다. (...)그런 환경에서 살다보니 그곳 사람들은 아등바등할 일이 없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생을 바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바로 지중해 사람들입니다. 숲에 조금만 들어가면 먹을 만한게 있고, 삶이 고통스럽지 않고 하루하루가 행복해요. 하지만 반대로 그래서 그들은 삶이 없어진다는 것이 누구보다 슬픈 사람들입니다. 그 찬란한 축복의 나날이 사라지는 거니까요. 그래서 그들은 순간을 즐기며 삽니다. 오늘 하루의 햇살을 소중하게 여기면서요.(p175)
.여행자에서 그렇게 만났다가 그렇게 떠나 보낸 사람들은 우리에게 말해준다. 우리 일생이 한갓 여행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행길에서 우리는 이별 연습을 한다. 삶은 이별의 연습이다. 세상에서 마지막 보게 될 얼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한 떨기 빛. 여행은 우리의 삶이 그리움인 것을 가르쳐준다.(p187)
6강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박웅현은 많은 책을 읽지는 않지만 읽으면 꼼꼼하게 타이핑을 한다.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네 번 읽는데 지난번 타이핑한 게 A4 19장이었는데 다시 추가했더니 30장이 늘었다. 토마스, 테레사, 사비나, 프란츠, 네 명의 주인공을 분석한다. 소설 키워드 키치 kitsch ‘얕은, 얄팍한, 피상적인’ 뜻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사랑이야기다. 잘나가던 의사 토마스가 테레사라는 여자를 만나 시골 정비사로 살아가게 되는, 연민으로 시작한 숭고한 이야기이다. 토마스의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연민의 대상이었던 테레사의 위치로 자기 자신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감독 필립 카우프만이 연출하고 다니엘 루이스와 줄리엣 비노슈가 출연해 영화를 만들었다. 존재의 무거움의 인물은 테레사, 프란츠이며, 존재의 가벼움은 토마스, 사바나이다.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은 철학적 테마를 던져놓고 사랑과 역사와 정치가 뒤섞인 인간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테레사는 육체의 세계(문을 벌컥벅컥 여는 경박한 엄마, 일하고 있는 레스토랑의 천박한 손님들)에서 도망쳐 ‘나’라는 하나의 영혼을 가지고 싶어 한다. <안나 카레니나>를 들고 토마스의 세계프라하로 진입하며 프라하 침공 후 둘은 취리히로 망명한다. 테레사는 다시 프라하로 오고 토마스도 의사직을 버리고 프라하로 돌아와 노동일을 한다. 토마스는 테레사를 연민으로 받아들이고 동정과 연민으로 시작했으나 의무를 벗고 감정이 중심이 된다. 사비나- 키치-비키치-키치, 왔다갔다 하는 인물, 자유를 갈망하는 화가, 육체 이외의 영혼이 끼어드는 사랑을 좋아하지 않는다. 프란츠는 안정의 세계에서 혁명의 세계로 움직인다. 스위스 명문가에서 태어난 엘리트 교수, 혁명, 투쟁을 동경한다. 키치의 세계는 똥을 인정하지 않는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계. 광고가 키치의 세계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박웅현만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특히, 사랑이야기로 해석했다. 4명의 인물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관계도를 그렸고 키치에 관한 개념을 여러가지 예를 들어 이해시켜 준다. 한 권의 책을 꼼꼼하게 분석해 독자로 하여금 읽지 않아도 읽은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박웅현이 말하는 키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언급하고 있다. 치밀한 구조 속에 다시 순환되는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설명한 챕터이다. 각자의 인물들은 가벼움과 무거움의 세계에서 서로 충돌하며 삶을 산다. 이 소설에 중요한 키워드 ‘키치’가 나오는 데 똥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키치는 보고 싶은 것만을 보는 것, 김태희와 똥을 연결하긴 어렵다. 짧은 광고가 가장 키치적인 모습이다. 우리가 남들을 부러워하는 이유는 키치의 세계만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키치의 세계만 존재한다고 느낀다. 드라마가 특히 심하다. <태양의 후예> 송중기는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 준다. 어쩜 우리는 남들에게 나의 모습을 키치적인 모습만 보여주려고 애쓰기 때문에 힘들어 질 수도 있다. 애쓰면서 살고 있는데 이것이 진실하고 솔직한 모습일까. 똥을 누는 모습도 보여줘도 괜찮겠다.
<발췌>
. 메타포란 위험한 어떤 것임을 몰랐다. 메타포를 가지고 희롱을 하면 안 된다. 사랑은 메타포가 하나만 있어도 생겨날 수 있다. (p245)
. 연민으로 사랑을 시작해 한없이 작아진 남자. 밀란 쿤데라는 이 사랑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연민, 즉 동정심은 타인의 불행을 함께 겪을 뿐 아니라 환희, 고통, 행복, 고민과 같은 다른 모든 감정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감정이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장 최상의 감정이라는 겁니다.(p249)
. 그들은 가끔 이웃 마을에 가서 호텔에 묶었다. 편지의 이 대목이 그녀에겐 충격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행복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p255)
. 모든 이데올로기는 ‘주장’을 위해 ‘편집’을 필요로 합니다. 키치적이에요. 그래야 사람들을 모을 수 있으니까요. 모든 투쟁, 슬로건 또한 키치적이죠. 그럴 수밖에 없어요. 정치 선동자들의 특징은 ‘그래야만 한다’를 흔들림 없이 믿고 있다는 거예요. 흔들리는 사람은 선동가가 될 수 없어요.(p260)
. 똥이 부정되고, 각자가 마치 똥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처신하는 세계를 미학적 이상으로 삼는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이러한 미학적 이상이 키치라고 불린다.(p265) 그러니까 똥이 인정되지 않는 세상이 키치라는 겁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면 되는 세상이죠. 공산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련 체제 내에서 핍박받고 있을 때 나온 영화들은 전부 꿈 같은 그림인데, 그것 역시 똥을 인정하지 않는 키치라는 겁니다.(p265)
7강 <불안과 외로움에서 당신을 지켜주리니, 안나 카레니나>
젊은 사람들에게 한 권을 책을 추천받고 <안나 카레니나>를 추천한다. 그 이유는 “젋은 사람들이 읽으면 힘들 때 외롭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 전인미답의 인생을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찬찬하고 편안하게 소설을 설명해주는 기법 돋보인다. 행복, 사랑, 불행의 삼각관계를 통해 <안나 카레니나>가 인생의 지도라는 생각을 전한다. 인물 소개와 굵직한 스토리라인에서 톨스토이의 힘이 느껴진다.
안나는 브론스키와 만나게 해 준 기차역에서 자살했는데 충동적인 순간이더라도 인간은 삶의 법칙에 따라 작곡한다. 단호한 결정은 충동적일 수밖에 없다. 바람기를 숨기지 못하는 인물은 안나. 여기서 바람기는 “다른 세계, 다른 가능성, 다른 즐거움, 다른 쾌락” 등 결혼제도로 “다른 생에 대한 동경”을 한다. 남편 알렉세이 ‘설정의 세계’에 사는 사람이며 아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아이는 어떻게 자라야 하고...(보통 이렇게 사는 경우가 대부분) 자신만의 틀이 있다.
반면, 청년 장교 브론스키는 ‘인생은 다른 곳에 있다’며 자유롭고 솔직한 삶을 추구하는 형이다. 가식이 없고, 정열적이며 감정에 충실하다. 즉, 탐미주의자이다. 브론스키와 안나가 기차에서 만나는 장면을 안나의 바람기가 살랑거리게 묘사한다. 브론스키가 역무원에게 200루블을 주는 것은 안나에 대한 호감이다. 니콜라이는 실천보다 이론이 먼저인 사람이다. 레빈은 이론보다 행동이 먼저인 사람이다. 심리묘사를 소설 곳곳에 배치한 톨스토이의 통찰력이 빛나는 작품이다. 유명한 첫문장이 소설의 전부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사회를 풍자한다.
<발췌>
. 음식 메뉴를 두고도 한참을 고민하는 게 인간인데, 하물며 자신의 목숨을 던지는 것에는 얼마나 갈등이 심하겠어요. 생각은 있지만 실천하기는 힘든 일이죠. 그러니까 하나 둘 셋, 준비해서 가는 게 아니라, 순간적으로 뛰어내리려는 겁니다. 모든 자살은 충동적이에요. 다만 개연서은 있어요. 미시적 우연이지만 거시적 필연인 것이죠. 미시적으로 충동적인 것이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늘 자살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안나도 마찬가지로 이미 자살을 생각했어요. (p278)
. <안나 카레니나>는 단순한 연애소설이 아닙니다. 농노제 붕괴에서 러시아혁명에 이르는 한 시대를 아우르는 토마스 만의 표현을 따르면 세계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사회소설이죠. (p286)
.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 불행하다.(p288)
. 전에 알던 사랑은 사랑이 아니잖아요. 도대체 그 사람이 어디가 좋았는지도 모르겠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거슬리는데 새로운 사랑 앞에서는 모든 게 다 용서가 되죠. 이렇게 누구나 다 가지는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걸 안나와 알렉세이를 통해서 또 한 번 알게 됩니다. (p299)
8강 <삶의 속도를 늦추고 바라보다>
너무 빠른 속도, 지금은 미친시대이다. 시간과 거리에 대한 해석이 옛사람들과 비교해서 완전히 달라졌다. 다산초당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흙냄새, 개구리 우는 소리가 더욱 자극적으로 들리는 데 옛사람들은 이런 것들이 음악으로 들렸다. 물줄기를 바라보며 책을 읽었을 정신상태를 유추해본다. 고전은 그 시절의 삶을 이해하고 읽어야 한다. 도산서원 여행은 소리로 기억되는 여행이었다. 바람의 감촉, 빗소리 하나에도 집중하게 되는 적막함의 공간이다.
손철주는 <인생이 그림같다>,<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등 추천했는데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정작 지게를 진 아저씨는 힘듦을 이해해야 한다. 목가적인 그림으로만 보지 말고 다른 면을 보자. 뭉크의 그림 <그다음 날>을 두고 벌어진 논쟁 소개된다. 오슬로 국립박물관 관장이 1909년 그림을 걸겠다고 하자 후원자들이 술 먹고 뻗은 불경스러운 여자 그림을 “오슬로 국립박물관은 술 취한 여자가 쉴 곳이 아니다” 어디 걸려고 하느냐고 하자 “이곳이 쉴 만한 곳이었는지 그녀가 깨어나면 물어보겠다. 그러나 지금은 자게 내버려둬야 한다. 그녀가 있는 것이 미술관의 영예가 될지 치욕이 될지 아직 판단하기 이른 시각이다.”라고 세련된 반박 사례를 설명한다.
무식한 박웅현에게 사물을 보게 해준 작가 손철주, 오주석, 유홍준이라고 한다. 오주석 <한국의 미 특강>을 읽고 갤러리, 미술관, 박물관에 가보면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유물과 예술이 보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즉, 안목’이 생기는 것이다. 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한 구절을 발췌하고 모국에 대한 존경심 들었고, 김홍도 <마상청앵도>에 나오는 노인이 꽃을 보는 시선의 소중함을 담았다. 지옥문이 열려 딱 한 권의 책만 가져오라면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프리초프 카프라)이다. 이 한 권에 철학, 사회, 과학, 문학, 모든 것이 들어있기 때문이며 과학과 동양철학에 감탄한 책들 소개한다.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우는 것 중에 그림도 한 몫을 차지한다. 서양그림과 동양그림을 비교하며 여러 화가들의 그림을 설명한다.
끝으로 다독컴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하며 한 권을 읽어도 머릿속에 남겨 자신만의 독법을 발견할 것을 당부한다. 이것이 책의 목적임을 밝힌다.
<발췌>
. “이곳이 쉴 만한 곳이었는지 그녀가 깨어나면 물어보겠다. 그러나 지금은 자게 내버려둬야 한다. 그녀가 있는 것이 미술관의 영예가 될지 치욕이 될지 아직 판단하기 이른 시각이다.”라고요. 아주 세련된 반박 아닙니까? (p324)
. 말짱한 영혼은 가짜다. (p325)
. 단순하다는 것은, 특히 그림이 단순하다는 것은 핵심적이라는 말과 통한다. 사물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능력은 종종 노년에 다다라서야 얻어지곤 한다. (p332)
. 서양은 모든 것을 사람 중심으로 파악하니까 그림에도 자연물은 인간이 관찰한 모습이에요. 때문에 원근법이 아주 중요하죠. 그런데 우리나라 그림에는 원근법이 없어요. 어떤 그림은 여러 각도가 한 폭에 다 들어 있기도 해요. (p334)
.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p337)
.만물은 서로 의존하는 데에서 그 존재의 본성을 얻는 것이지 그 자체로서는 아무것도 아니다.(p341)
. 다시 말하지만 다독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많이 읽었다고 불행한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안나 카레니나>에서 톨스토이가 말한 것처럼 기계적인 지식만을 위해 책을 읽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러니 다독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p347)
. 책이 얼어붙은 내 감수성을 깨는 도끼가 되어야 합니다. 그냥 읽었다고 얘기하기 위해 읽는 건 의미가 없어요. 단 한 권을 읽어도 머릿속의 감수성이 다 깨졌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p346)
. 호학심사 심지기의-즐겨 배우고 깊이 생각해서 마음으로 그 뜻을 안다는 뜻. (p346)
<서평-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