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김혜수를 만났다.
며칠 전에 자형이 일시 퇴원한다기에 인사라도 하려고 강원도‘각두골’ 누님 가게에 있었는데,
한 떼의 여자분들이 들어와서 ‘예약을 안 했는데 뭐가 가능하냐고 하였다.’ 그런데 얼핏 보니 뒤따라 들어온 여성분이 김혜수였는 데 영화에서는 잘 못 느꼈으나 얼굴이 작은 편이고 50대인데도 매우 젊게 보였다. 화장을 하지 않아서인지 새로운 느낌이었다.
다른 분들도 모두가 이름 있는 여자 배우들이라고 하였는데, 내가 알아볼 수 있었던 사람은 김혜수 한 분이었다. 옷은 수수한 편이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산나물 등을 살펴보고 하였는데 신발을 얼룩얼룩한 운동화를 신었다.
그래서 내가 ‘배우들 아니세요?’ 하였더니, 김혜수 씨가 ‘네, 우리 오늘 이쪽으로 놀러 왔어요. 하고 맑게 대답하였다. 그래서 내가’야! 이거 대단한 일인데요. ‘ 하고는 그들이 자리를 잡는 것을 도와주고는 누나가 마침 찜을 한 닭이 있다고 하여 손님들에게 우선 공급하였다.
그 다섯 분의 배우들은 두 시간 이상을 꽤나 이런저런 수다를 떨고 김혜수의 그 ’하하하‘ 웃음소리를 들으니 뭔가 새로운 그러니까 나의 귀도 새롭게 살아나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나는 그 사람들이 마음대로 떠들 수 있게 한다고 그들이 안 보이는 가계 뒤쪽을 자리를 피해 있었기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를 알 수는 없었으나, ’하하하‘ 웃음소리는 영화 속에서 들었던 그런 웃음으로 인상 깊었다.
그녀들은 양양이 본집이라는 배우를 따라온 모양인데 숙소를 어디 펜션에 잡았다고 하였다.
나는 자형의 퇴원을 맞이하고 같이 있느라고 그들이 가는 모습은 보지 못했는데 조카들은 사인도 다 받았다고 하였다.
자형에게는 그녀들이 왔다고 했더니 얼른 나가보고 싶어 한 기색이었으나 퇴원하고 이런저런 것들을 정리하느라 못 보고 간 것에 애석해하는 표정이 깊었다. 나는 얼른 보여주고 싶었으나 그리되지 못하여 내심 안타까웠다.
“북의 김정일 위원장이 남북회담을 하는 당시에 남측의 대표인 임동원 통일부 장관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우리나라 사극 등의 연속극을 잘 만든다고 하면서 어떻게 역사적으로 한 페이지 정도로 기록된 것을 바탕으로 그리 좋게 사극을 만드는지 배워야 한다면서 관련자에서 직접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남쪽에서 시급히 배우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생각이 드는 것이 국민배우가 되기 위하여 저분이 걸었던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려움과 가슴속에 맺힌 그 어떤 응어리들을 저렇게 잘 헤치고 넘어서 저기에 있었을 것이며, 우리나라 연예계 풍토가 그렇게 윤택하고 그 무슨 생활 보장이 기본은 지켜주는 그렇지 않은 풍토임을 아는 처지와 환경에서 저렇게 심지어는 나까지도 ’생얼‘을 알아보는 정도이니, 이젠 저분의 말과 행동 하나의 사회적 지도력과 파장력이 백만 배나 하지 않은가 말이다.
정말이지 영화가 갖는 사회적 계몽과 파급력이 천만을 감동하고 하니 막중하고 커다란 위력적인 문화산업이긴 하다. 각 분야의 전문 분야에서 자기의 실력을 최대로 발휘하는 것과 그리고 세계적 성공을 하는 것은 이 사회의 강점이기도 하면서도, 그러면서도 거기에서 멀리 떨어진 삼류들에도 사회보장적으로 최저임금 등이 기본급이 보장되어 최소한의 생활은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이 되면 더욱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는 무슨 숙제가 있어서 술도 먹지 않고 밤에 집으로 돌아왔다.
오면서는 09년식 내차는 뜨신 바람이 나오지 않는 것을 그나마 고쳐서 조금씩 나오던 것이 홍천을 지나면서는 다시 찬 바람으로 몰아쳐서 몹시 추웠다.
하긴 우리 중고등학교 다닐 때 70년대 버스는 무척이나 춥고 하였다. 안내 여성들은 어떻게 사람들을 허리치기로 몰아넣고 그 손으로 철판을 탕탕 때려서 출발신호를 했으며 달리는 버스에 매달려 가면서 운전사가 좌우로 몰아서 사람들을 한편으로 찌그려놓으면 잽싸게 버스 문을 닫고 가는 그 여성분들은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도 하였다. 내게 연락하라던 그 고속버스 승무원 여성은?
배운 게 없어서 그게 정상적이고 그렇게 사는 것이 그게 어디냐고, 걷는 것보다는 좋아졌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김혜수 배우도 그런 시절을 거쳐서 그렇게 발전하였을 것이다. 그 중 여자 배우들 중에는 오직 한 대의 ’링컨승용차‘가 있었고 나머지는 특이하지 않은 차들이었다. 어쩌면 선배 배우와 여기서 만나기로 한 모양인데, 아마도 외교적으로 급 낮은 차를 골라서 온 것일 수도 있겠으나 어찌 되었거나 그런 이름있고 아주 연기력이 뛰어나 영화 보는 재미를 주는 배우를 ’생얼‘로 본 것은 아마도 꽤나 술자리 안주로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찬 바람이 나오던 나의 자동차는 결국에는 장한평으로 진출하여 기어이 라지에타 등을 교환하는 등 카드를 더욱 질러서 고치긴 하였다. 수리비가 차 가격보다 더 들었다. 젠장!
고장이 나는 것이 많아져서 설상가상이다.
2023.12.9. 김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