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국 여행에서 한달동안 햄버거를 먹은 건 단 한번이었다! 워낙 짠 햄버거 자체를 안 좋아하기도 하지만 맥도날드의 100% beef 광고가 공포스럽게 보이는 광우병 정국을 관통하고 있던지라 '햄버거'라는 메뉴는 철저히 식단에서 제외당했다.^^
But!!!!!! 그래도 뉴욕 최고의 맛집 중 하나로 꼽힌다는데~~~, 비록 National Gallery of Art에서 쓴 맛을 보긴 했지만 관광안내책자에서 최고의 맛집으로 추천한 곳인데, 친구가 믿을만하다고 하기에 안 가볼 수 없다는 생각에 그 유명하다는 '버거 조인트'로 향했다.
버거 조인트는 시내 한복판(6th Ave.와 7th Ave.사이), 카네기홀 옆 르 파커 메르디안 호텔 1층 로비 구석에 숨어 있다. 모르는 사람은 참 찾아가기 힘든 위치인데 전체적으로 꽤 럭셔리해 보이는 호텔 분위기와도 참 이질적인 꾸질꾸질한 전형적인 햄버거 가게였다. 가격도 대충 햄버거 가게스럽고. (그래도 둘이 먹으면 몇 만원 -_-;;;;)
요기가 바로 카네기 홀~ 뭐~~유명한 공연도 많이 한다는데, 뉴욕의 명소 하나인데...저 안이 궁금하긴 했지만 배가 고파서...^^; Pass~~
버거 조인트는 바로 저 건물 옆에 호텔 건물 안으로 쭈~욱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돌면 좁은 복도 안에 숨어 있다.
화장실이나 있을 법한 호텔 로비 구석에 저렇게 작게 햄버거 표시와 화살표가 이 유명한 햄버거 가게의 존재를 알리는 전부. 2시쯤 꽤 애매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어렵사리 가게 안에 고개를 디밀고 사진을 찍었다. 미국의 어느 가게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흔하디 흔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도화지에 직접 손으로 쓰고 그린 영업 안내판이 재밌긴 했다. ㅋㅋㅋ
가게는 별로 크지 않았고 그 안에는 우리나라 유명 칼국수집들처럼 자리가 나면 그냥 합석하는 분위기. 많은 사람들은 take out을 해 갔는데, 버거 하나 만드는 시간이 꽤 길어서 주문하고 기다리는 사람들과 주문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뒤섞여 좁은 가게는 더 없이 혼잡했다. 거기에 버거 패트를 굽는 연기까지~~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 양쪽에 있는 TV에선 메이저리그 중계가 와글와글~ 양쪽 TV에서 서로 다른 중계가 나오더라. 야구팬들을 위한 완벽한 서비스인가 했는데 종업원들이 더 정신을 빼고 보는 분위기.
맥주 한병씩 들고 스포츠 중계에 열광하는 분위기가 정말 American Style이라고 할까~ 햄버거와 맥주, 스포츠 중계, 이 가게의 완벽한 조합이었다.
징글징글 한참을 기다린 끝에 햄버거를 주문하고 운 좋게도 잽싸게 빈 자리를 차지하고, 또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햄버거를 쟁취했다. -_-; 아~~~ 배고파. 원래 계획은 햄버거 들고 센트럴 파크에 가서 먹을까 했는데 귀찮기도 하고 배 고프기도 하고 그냥 그 자리에 앉아 먹기로 했다. 맛은 뭐~~ 그냥 햄버거 맛이더라. 감자 튀김도 그냥 감자 튀김 맛이고.
끔찍하다거나 나쁘다거나 그렇진 않았는데 솔직히 가격 생각하고 기다린 시간 생각하니 좀 아깝다는 생각이. ^^;
이 날은 6th Ave를 통째로 통제하고 있었다. 버스도 돌아 다니고. (덕분에 카네기홀 앞에서 친구랑 만나기로 했는데 늦었다. 낯선 뉴욕의 교통 체계가 안 그래도 어려운데 이렇게 통제로 인해 노선을 멋대로 바꿔 버리는 참으로 난감했다는......)
나쁘지만은 않다. 이렇게 시원하게 뚫린 6th Ave(Medison Ave.) 구경을 할 수 있지 않나!
그 날의 교통 통제는 바로 터키 축제를 위해서였다. 6th Ave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있다고 하니 아마도 Korean Day~도 이런 분위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더라.
한국전쟁을 인연으로, 월드컵을 계기로 급 친해진 터키라 그런지 몰라도 이 날 축제를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저렇게 악기 연주하며 행진하는 사람의 의상이 참 재밌더라는~
이건 학생들.
꽃가루를 뿌리고,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고~ 환호하던 긴긴 행렬은 이렇게 끝이 났다.
낯선 관광객은 좋은 구경을 했고. 뉴욕에서의 시간이 줄어 드는 것이 점점 아쉬워진다. 확실히 뉴욕은 흥미진진한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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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어설픈 찍사의 여행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어설픈찍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