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 부경숲 화이튕^^V
2010.07.10. 토욜
부산에서 제주 가는 길(45분)보다 더 긴 제주 공항서 서귀포 칼호텔 가는 길(1시간20분).
칼호텔에 들어가 손씻고 나오니 후두둑 떨어지는 비.
금세 폭우가 되어 발길을 적신다.
빗속의 올레라~~
저번 6월의 비가 가랑비였다면 지금 오는 비는 완전 호우주의보를 받았으니 금메달감이네? ^-----------^
지난 5월5일. 5코스 완보 후 6코스를 반까지 걸은 터라 이번 올레는 서귀포 칼HTL에서 시작하여 6코스를 완보하려 한다.
그때 글을 살짝 옮길작시면^^
그리고 잠시 생각한다.
우짠담?
6코스를 완보하긴 어렵고...... 그 절반인 칼HTL 까지만 가는 걸로.
거기서 리무진을 타고 제주공항을 가면 시간이 넉넉할 것같다.
지난 4월, 2코스를 완보하고 온평리에서 시간에 쫓겼던 걸 (뱅기시간 늦을까봐ㅡㅡ;;)생각하면...... 괜히 마음이 동당거린다.
소금막을 지나고, 5코스도착점인 쇠소깍 벤치에서 토마토로 원기를 회복한 다리는 씩씩도 하다.
해안경찰이 지키는 초소를 꺾어질러 이어지는 아름다운 소로도 신나게 걸어간다.
센 바람에 옆으로 누워자라는 나무들을 만나기도 하면서
제지기오름도 오르고, 섶섬을 눈으로 끼고 돌면서 보목항구도 지나고, 적도지방의 무성한 우림같은 곳을 지난다.
가끔 혼자 걷는 일이 우짜면 이리도 적성에 맞는지 감탄도 하면서, 숲앞으로 툭 튀어나오는 아름다운 리조트도 지나고^^
어느 틈에 칼HTL 도착. 촌시러운 기념 사진 한방~~찰칵^^
하루에 20킬로를 걷는 것이 내게 딱 맞군^^ 대략 나눠보니 한 시간당 5킬로정도?
떠나려는 리무진을 잡아타고....... 중문단지의 온갖 호텔문전을 다 스쳐서 공항으로.
뒷자리에 다리펴고 앉아서 '마구 주무르기댄스'에 열중한다.
오늘,
좋군.
후기는 이렇게 끝나있다. 여기서부터 이어야 되는 거다^^
아무튼 무지무지 퍼붓는 비.
꿋꿋한 내 걸음.
가까이 소정방폭포로 향한다.
백중에 사람들이 물맞이를 즐겨했다는 곳이지?
경치는 빼어나게 아름다우나 급경사로 인하여 발디디기가 쉽지않다.
그래도 철책선 아래로 내려가 소정방폭포를 바라보며 마음으로 물맞이를 실컷 한다.
기억이 아슴하다. 계단을 한참 올라 6코스 중간 스탬프 찍었는데...... 편안하고 조금은 이국정인 정취가 엿보이던 곳.
그 친절하시던 자원봉사자 아주망^^ 오래오래 복받으시길~~~~
원추리, 삼백초가 널려있는 서복박물관도 지나고 서귀포초등학교 운동장을 가로지른다.
아담하고 예쁜 제주도의 학교. 파견을 신청하고픈 생각이 절로 든다.
운동장 동쪽 스탠드 현수막처럼 씌여져 있는 문구.
혼자서도 잘하지만 함께 하면 더 잘하는 사람.
옳다구나!!
내년 학급목표로 정해야겠다^^
서귀포 도로는 아스팔트나 시멘트가 아닌 친환경적인 나무판으로 깔려있는 곳이 많다.
화가 중섭이 살던 집으로 향한다.
그가 피난민으로 내려와 아내와 아들과 너무도 궁색하게 살던 집. 방 한칸.
그림처럼 함머니가 앉아있다.
<전 부치던 아주머니가 찍어주신 인증샷~~ 촛점이 흐려도 귀한 사진이다.>
마당 한 켠에 제주아주머니들이 모여 제주 토속음식을 맛보고 가란다.
메밀로 전을 부치고 그 위에 무나물을 돌돌 말아놓은 빙떡. 공짜로 얻어먹은 해물파전과 커퓌^^
넘치는 인정에 빙떡 2개 값과 감사의 뜻으로 5000원권을 내민다.
<점심을 요 빙떡으로 떼웠다. 맛나다^^>
이중섭미술관에 들린다. 입장료가 꼴랑 천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향기를 맡고 가란 뜻이겠지만 운영이나 되는지 괜한 걱정을 한다.
<이중섭공원에서 찍은 이중섭미술관, 여행의 화두 수국이 또....... ㅡㅡ;;>
와우~~~ 대박^^
중섭의 그림 몇 점과 그의 아내와 나눈 편지 몇 점을 비롯하여 그의 친구들 그림이 잔뜩 걸려있는 거다.
부산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젠 화단의 거장들이 된 사람들의 그림이다.
권옥연, 이흥수, 백남준, 최영림, 박수근의 판화, 이응노, 장욱진........etc
<전시회 포스터. 계단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며 찍어서 왠지 불안정하다^^>
<최영림의 그림 앞에서^^>
완전 넋을 빼앗긴 듯 핥듯이 감상한다.
설서 대학댕기던 시절 국전이니 뭐니 덕수궁 문턱을 닳도록 다니던 시절이 새삼 그리워 실눈이 되는 나.
그 친구들은 다 모하며 살까?.......
그리고 설문지도 열심히 정성을 다해 작성한다.
기념 컵과 열쇠고리도 사고^^ (항상 이런 작은 소비가 미술관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에^^;;)
비를 맞으며 이중섭거리를 돌아다닌다.
여기도 기웃 조기도 기웃^^
중섭의 거리는 가로등은 물론이오 도로의 물빠짐 시설도 그의 작품이 새겨져 있고, 인도를 수놓는 돌바닥에도 그의 흔적이, 심지어 가게 담벼락에도 그의 작품이 그려져 있어 온통 중섭을 느끼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거리가 되어 있다.
시쳇말로 완전 대박이라고 혼자 하하거리며 웃고 또 웃으며 좋아라 한다.
<초딩 때를 생각나게 하는 동시상영 영화관~ 처럼 보이게 만든 곳^^ 연산군 기억난다니깐요~~~>
<중섭식당이라고 이름 지어진 곳, 한 잔 하고팠다.>
<크으~~ 빗물 빠지는 곳이렸다? 중섭을 기억하게 하는 세심한 배려>
<길바닥에 널린 그의 작품들^^>
< 저 멀리 밀면, 빈대떡 집의 담벼락에도...... ^^;;>
<거꾸로 내려오면서 찍은 거리>
천지연 가는 길, 잔뜩 달린무화가가 덜 익은 것을 아쉬워하며 지인에게 자랑질 메세지를 잔뜩 때리고^^
길 잃다 ㅡㅡ;;
신혼여행때 서봥님이랑 한 잔 마시던 그 자리에 있는 카페를 보다가 그만^^;;
이름은 바뀌었는지 몰라도 그 자리는 기억하고 있었으나...... 윗쪽으로 가야할 길을 그만 아랫길로......
아무튼 천지연 폭포 앞에서 많은 시간을 헤매고 또 돌다가 매표소 직원의 친절에 기댄다.
그가 가르쳐준대로 천지연 주차장을 지나 훼미리마트 옆, 대피소를 찾아 오르막길로 오른다.
외돌개 가는 길이다.
6코스의 도착점인^^
그런데 꼭대기에 올라라서 푸른 화살표를 못찾은 거다. 내리쏟아 퍼붓는 비속에^^ 물어볼 사람도 없고......
평소 습관처럼 그런 상황일수록 노래는 나온다.
비에 대한 노래가...... ♪언제부터 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을까? 언제부터 내가 이 빗속에 울고 있을까 ♬
푸른 화살표는 오른쪽이었을텐데...... 남성 삼거리로 가는 그 길이었을텐데.......
나의 발은 새섬이 보이는 왼쪽 길로 향하고 있다.
아침, 600번 버스기사님이 새섬에 꼭 가 보라고 추천해 주기도 했지만, 돛을 단 배 모양의 다리가 인상깊었기에 가 보고 싶었다. 우도처럼 섬 속의 또 다른 섬^^
<분화구 같은 곳에서 셀프^^ 카메라가 비 맞으며 나를 노려보고 있다. 멀리 돛모양의 다리가 보인다~>
<아구구~~ 대연수목원에서 뵌 나문데 이름이 생각나질 않는다. 이 독특한 수피...... >
바람 센 세연교를 지나 만나는 새섬의 풍경은 혼을 확 빼앗아 가는 듯하다.
새섬의 새는 날아다니는 새가 아닌 억새를 가리키는 새다.
달 분화구 같은 곳도 지나고, 주홍서나물, 며느리 밥풀떼기, 여뀌, 미국자리공이 즐비한 곳을 지난다.
섬을 한 바퀴 돌면서 만나는 여러가지 식물들에 수 없이 말을 건네는 나.
정말 지치지 않는 열정이 새록새록 솟아오름을 느낀다.
세연교를 다~~ 지나고 아까 내려왔던 길을 다시 올라 외돌개로 향한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여? 여그가 남성 삼거리여? 걋뚱~~~
도로에 그려져 있던 푸른 화살표가 우째 그리 반가운지^^
푸른화살표의 가리킴대로 외돌개 가는 길 우측 삼매봉 순환도로를 또박또박 걸어 올라간다.
쏟아지는 비에 .우르르 쾅쾅거리는 하늘. 이단 콤보의 듀엣이 되는구나.
순환도로에 짙은 향기를 내뿜던 겹치자꽃이 빗길을 위로해 준다.
꼭대기서 만난 무궁화도 우찌그리 청초한지~~ 만세 삼창이 다 나올지경이다. 제주올레 만쉐에~~~~라는.
비 젖은 내리막길을 조심스레 내려온다.
이 나이에 여기서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우째?
사람도 안보이고 구조를 청할 호루루기도 없는뎅^^;; 라고 혼자 꿍얼거리며.
드뎌~~~ 외돌개 도착.
스탬프 꽝~~~ (문뒤~~ 7코스 시작 도장을 안찍었넹^^;;)
마사올림
첫댓글 요모조모 맛깔난 글과 사진으로 표현해 주시니 눈에 잡히는 듯합니다. 늘 샘의 열정이 부럽답니다. ^^*
맛나는 기행문 보느라 밤 깊었습니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
올레 길 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6,7 코스. 지난 겨울에 갔다가 눈이 녹아 내린 길을 가면서 바다에 눈을 뺐겼다가 완전 꽈당 했는데, 너무 미끄러워 쭈욱~쭉, 바지가 진흙탕 칠갑이라 갈아 입을 옷도 없고 그냥 걸을려니 창피하고 혼났었는데, 마사님 덕분에 한번 더 갔다오는 느낌입니다.
겨울 눈 내릴 때 올레길을 걸을 거라는 계획을 다시 재확인해 봅니다.
그렇게 되겠지요? 늘 건강하세요.
작년여름에 갔을때 생각이 나서 넘 반가워요샘^^그때는 올레길이 패스포드제가 아니라서 도장받지도 몬하고ㅠㅠ6코스가 구2코스라 (구2코스-처음엔 코스가 계발되는 순서로 번호를 매겼다가 지금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올레길이 진행되는 순서대로길이 만들어졌다)두번째 길이라함은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증거^^해변을 따라 걷는 기쁨에..시내가 가까와서 인기가 좋은 코스인것 같더라구요~아흐 가고잡따..
부지런한샘 언제 올레길 같이 함 걸읍시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휴가철인 8월은 사람이 넘 많이 찾을 것같아 제주올레 한달 쉴 예정이랍니다. 9월부터 다시 시작이죠^^
올레길 걸으며 식물사진도 엄청 찍었는데 여기 올릴 수 있는 사진은 20개만 가능하더군요. 이 아날로그가 블로그 운영할 처지도 아니공^^;;
행님이 가시면 정말 좋은 사진 팍팍 찍어 올리실낀데......
행님 모시고 가면 되지요샘
글쿤요. 광석행님이랑 울 비나무님이랑 둥글레님이랑~~
같이 가고픈 좋은 사람이 수두룩한 부경숲^^ 사랑합니다.
선생님과 함께 6코스를 걷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