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동은 옛날 화수촌(일명 꽃물, 골머리)과 냉정(찬우물)이란 마을을 합하여 꽃우물이라 부리다가 최근 아파트촌이 들어서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고쳐진 곳으로 주변에는 배나무들이 많아 봄이면 배꽃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오늘은 문득 2주전 산책삼아 갔던 국사봉을 찾아 나섰다. 아파트에 벌써 과실수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날씨도 한결 포근해 졌다.
봉긋이 피어나는 목련이 하얀 꿈을 한아름 가슴에 담고 봄볕을 호흡한다. 짧고 굵게 살다지는 성미만큼이나 꽃잎 하나하나에 도도함이 엿보인다. 뜨겁게 사랑하다 후두둑 떨어져 갈 너의 삶이 마음 시리다. 아름답다 말하기엔 애처로움이 내 가슴을 찌른다.
마른 가지사이로 붉은 핏줄 선명히 숨쉬는 소리 들리는 듯 하다. 봄의 전령인 개나리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봄산을 깨우기위해 막 입을 벌리려 한다. 다음주쯤이면 온통 입모아 봄을 노래 하고 있으리라......
개나리 꽃망울을 따라 오르다보니 산수유꽃이 활짝 웃고 섰다. 봄 나무들은 새순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 푸르른 잎새사이에 자신의 아름다운 자태를 잃을까 앞서 꽃을 피우는가 보다. 샘이 많아서일까? 꽃은 그래서 더욱 예쁘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의 절개를 유혹하듯 진달래가 교태를 부리며 향기를 뿌린다. 괜스레 진달래 가지에 몸을 기대고선 소나무의 수줍음에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다 보았다. 내 마음이 싱숭생숭해 진다. 봄은 아마도 사랑이 꽃피는 계절인가 보다.
한참을 국사봉에서 꽃구경으로 거닐다보니 어느덧 해가 저물어 간다. 서둘러 우리집 강아지 미르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어스름한 저녁놀을 따라 하얀 배꽃이 웃음소리가 아이들 떠드는 소리와 함께 아파트속으로 스며든다. 오늘 하루는 봄꽃이 인사하는 길을 따라 산책을 다녀오며..... 꽃처럼 웃는 얼굴로 한주를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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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원문보기 글쓴이: 섬돌
첫댓글 이제 봄이구나 싶을땐 따가운여름이 기다리고잇겟지 세월은 우리를 기다리지않고 마냥지나치는것같다.
바쁘고 힘들수록 돌아가고 쉬어가는 여유를 갖어야 될것같다.....특히 우리들 나이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