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다 아는 바와 같이 하루 한 가지 좋은 일을 하고, 하루에 열 번 웃으며 또한 백자의 글을 쓰고 천자의 글을 읽으며 만 보를 걷는다는 뜻이다. 이대로 실천을 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고 하루하루의 생활 자체도 즐겁고 행복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다. 그러기에 나는 일찍이 목표를 세우고 이 표어대로 실천하려고 애를 쓰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루에 한 가지 이상 좋은 일 하는 것은 뭐 그리 대단하고 큰 것만이 아니라 작고 일상적인 것이라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실천하고 있다.
내가 하는 좋은 일이란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자고 난 이부자리를 개어서 장 속에 넣어 정리를 하고 식사를 하고 나면 식탁을 닦는다든가 혹간 빈 그릇 설거지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손주를 돌보면서 시작한 청소는 매일 같이 하다가 지금은 손주가 매일 오지 않는 관계로 격일로 청소를 하는데 필요에 따라서는 격일을 파기하는 경우도 있다. 쓸고 닦고 물걸레로 손주의 장난감이나 집안의 곳곳에 앉은 먼지를 문지르고 때를 닦는 것은 내 몫이다. 손주가 왔다 가면 뒷정리도 당연히 내가 한다. 남이 보면 별스럽지 않은 것 같겠지만 이것저것 손이 많이 가고 몸을 움직이다 보면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어떨 때는 힘들고 귀찮기도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 몇 년 전 매일 손주를 볼 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면 청소부터 하고 매일 걸레를 빨아서 힘껏 짜다 보니 손가락의 지문이 사라진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지금은 재생이 되었을 것으로 믿는다. 손주가 오면 밖에 나가자고 하며 내 손을 잡아 끌면 같이 나가서 제법 먼 곳까지 가서 놀이터에서 놀기도 하고 지하 주차장에 가서 경보기 울리는 것 보는 것을 좋아 하여 같이 다니다 보면 보통 3~4천 보를 걷게 된다. 그리고 마트에 볼일이 있을 때는 캐리어를 끌고 가서 시장을 봐오기도 하고 우체국에 택배를 보내거나 등기를 보낼 일이 있으면 일부러 걸어서 갔다 오고 재래시장을 갈 때는 안식구 혼자서는 힘드니까 당연히 운전을 하여 같이 갔다 오며 시장을 봐 온 찬거리 손질을 할 때는 안식구와 같이 하는데 작은 일이라도 나눠서 하게 되면 시간도 절약하고 힘은 반으로 줄어드니 이게 상부상조 아니겠는가.
겨울에는 건조한 것을 면하려고 저녁이 되면 방에 물수건 거는 것과 안식구 잠자리를 봐주는 것 그리고 안식구 자는 방에 조명등을 켜주는 것까지 하면 그날의 일과는 끝이 난다.
그런 사소한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아침에 일어나면 양치를 한 후 세수를 하고 제일 먼저 하는 일과는 성경을 필사하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시작하여 한 번을 다 끝내는데 꼬박 3년 가까이 걸렸는데 두 번째는 2년 정도에 마치려고 좀더 열심을 다 하고 있다. 아침에 보통 한 시간에서 한 시간 30분 정도 필사를 한 다음 식사를 하고 목표 달성을 못하였을 경우에는 오전에는 대부분 성경 필사를 중심을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자유롭게 컴퓨터 검색과 글 읽고 쓰기나 바둑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하루에 성경 필사를 해야만 그날의 할 의무를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실천하고 있다.
또한 겉으로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해외 어린이와 자매결연을 맺어 매월 일정 금액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일을 시작한 지도 벌써 20년이 되어서 동행 20년이라는 기념장과 작은 선물을 받기도 하였고 국내 소아암 어린이 돕기도 시작한 지 7~8년이 된 것 같다.
안양지역의 노인들이 모여서 받는 문화에서 주는 문화로 바꿔보자고 하는 뜻을 가지고 시작한 경기 실버포럼에 가입하여 미혼모 돕기나 독거노인 지원과 교통봉사, 안양 예술공원 봉사, 시정 자문 등의 활동을 하는데 나는 아직 현장에서 봉사를 하지는 못하지만 회비를 내어 참여한 지도 5년이 된 것 같다. 모두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줄겁게 참여하고 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지만 실천하기가 제일 어려운 것이 하루에 열 번 이상 웃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안식구와 둘이 있으면 할 말도 별로 없거니와 웃을 일이 거의 없고, 있어도 피식하고 한 번 웃으면 끝이다. 그런데 손주가 오면 연방 웃을 일이 생긴다. 손주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이 가고 웃음이 절로 나면서 그런 날은 목표치를 달성하지만 평소에는 대부분 많이 못미치는 편이다. 하지만 많이 웃으려고 노력을 하며 마음으로는 항상 실천을 하고 있다.
하루에 백자 쓰기는 목표치의 수십 배를 하고 있다. 성경 필사를 하면 최소한 1500자 이상 하게 되고 그 외에도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으니 충분하고 읽기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다 보면 자료를 찾아야 할 때가 있고 지나간 추억을 더듬으며 써놓은 글을 읽을 경우도 있으며 매일 시나 수필을 읽으니 구태여 목표라는 말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일상생활이니까!
마지막으로 만 보 걷기가 제일 큰 부담과 실천하기가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일주에 두 번 산행을 하는데 그날은 자연스럽게 만 보를 걷게 되지만 그냥 집에 있는 날에는 만 보를 걷기가 쉽지 않다. 걷는다는 것은 우선 마음에 다짐을 단단히 해야 하고 매일 같은 길은 걷는다는 것은 싫증도 날 뿐만 아니라 보통의 의지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놓고 우체국을 가거나 마트에 가는 일은 스스로 자청해서 하는 편이고 병원도 걸어서 다닌다. 자동차를 이용하면 빠르고 쉬운 걸 알지만 일부러 걸어서 갔다 오고 평촌 시내 즉 범계역 근처에 볼일이 있을 때도 일부러 걸어 다니며 집안에서도 제자리 뛰기를 하기도 하고 발굼치를 들고 걷기를 한다든지 하여 다리 힘도 키우고 근육도 기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며 앉았을 때도 발끝 당기기와 팔굽혀 펴기를 하거나 손가락 끝을 마주 두들기기와 손가락을 폈다 오므렸다 하는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기리고 혀굴림은 오래전부터 하는 생활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여행이다. 퇴직하고부터 시작한 인문학 여행은 벌써 12년 차를 맞게 되었고 그동안 국내의 곳곳을 누비며 일반적으로 잘 가지 않는 역사의 현장을 찾아서 전문가나 교수의 설명을 들으며 하는 여행은 나에게 너무 많은 정신적, 지적인 보탬이 되었고 인문학 여행을 통해서 얻은 줄거움과 행복감은 무엇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귀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텐트를 짊어지고 관광버스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캠핑을 하기도 하고 곳곳을 찾아다니며 함께 여행을 하다가 이제는 아내와 둘이서 내 차를 가지고 한가롭게 여행을 가면 오가는 동안 지난날의 힘들었던 일과 보람스러웠던 일들을 추억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되어 여행은 언제 하여도 멋지고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여행을 하고 나면 꼭 기록을 하는 편이다. 기록처럼 정확한 것은 없고 오래 간직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기록을 해두었다가 시간이 나거나 무료할 때, 또는 추억을 되뇌어 보고 싶을 때나 자료가 필요할 경우 찾아보면서 즐기기도 하고 다른 글쓰기에 활용을 하기도 한다. 틈틈이 시를 써서 모아 두었다가 시집 발간을 하고 오랜 삶의 기록을 정리하여 자서전도 출간을 하였다.
이제 한 가지 더 하고 싶은 것은 수필집을 출간하는 것이다. 자료는 많이 모아 두었지만 아직은 손질을 해야 할 것도 많고 시간이 더 필요하여 준비하는 중이지만 언젠가는 출간을 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하루가 가고 한 달이 금방 지나간다. 퇴직을 한 지도 벌써 13년이 되었다. 그동안 그런대로 내 삶에 충실했다고 자부하며 근무하던 시절에는 시간에 쫓기고 형편이 여의치 않아서 미루어 두었던 것들을 지금은 하고 싶은 것을 마음 놓고 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과 행복은 그 어디에도 비교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 특별히 이룬 것은 없지만 남은 삶은 1, 10, 100, 1000, 10000을 실천하며 보다 알찬 인생 이모작을 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