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宗敎)와 천문학(天文學)
이슬람의 성지 메카(Mecca) / 십자군(十字軍) 전쟁 / 갈라지는 사해(死海)
1. 이슬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젊은 청년(김 군)이 IS(이슬람국가)의 전사(?)가 되기 위해 터키를 경유하여 시리아(Syria)로 잠입(潛入)한 것이 드러나면서 이슬람 무장단체들과 IS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 엊그제 신문에는 이라크 정부군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거점인 ‘모술(Mosul)’을 공격하여 열흘 만에 IS 조직원 772명을 사살(射殺)하고 인근 마을 93곳을 탈환(奪還)했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슬람 하면 ‘한 손에는 코란, 한 손에는 칼’이라는 슬로건(Slogan)이 떠오르는데 이슬람은 포교를 위해서는 전쟁과 살육(殺戮)을 서슴지 않는 무자비한 종교로 인식되어왔다.
거기에 더하여 근래에 이슬람 IS 무장괴한들이 칼로 인질들의 목을 무참히 자르는 동영상이 SNS를 통하여 퍼지면서 이슬람에 대한 경각심과 증오심도 더욱 증폭된 느낌이다.
그러나 이런 단편적인 사실 만으로 이슬람을 폄하(貶下)하는 일방적인 평가는 다분히 감정적이어서 잘못 판단되기 쉽다. 우리나라 서울에도 이슬람 모스크가 건축되고 있고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 이 시점에서 보면 신중(愼重)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사실 우리는 이슬람에 관해서 모르는 부분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흔히 알려진 ‘한 손에는 코란, 한 손에는 칼’이라는 말은 코란의 어떤 구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단지 이슬람을 폄하(貶下)하기 위한, 서구 기독교 세계에서 퍼뜨린 조작된 말이라는 것이 그 한 예가 되겠다.
나는 인도, 터키를 비롯하여 제법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무슬림(이슬람 교도)들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그들의 생활을 엿볼 기회가 많았는데 사람들은 이슬람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이고 그들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별로 본 적이 없다.
코란(Qur'an)에 의하면 이슬람은 평화(平和)와 선행(善行)을 가장 중요시하는 종교로,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선행을 실천하는 것을 가장 큰 덕목으로 여기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實踐)한다고 한다.
그러면 이슬람이 언제부터, 어떤 연유로 무자비한 살인자들,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의 집단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게 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이나마 넓혀 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 적어보는데 설혹 잘못된 견해로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다 싶어 조심스럽기는 하다.
세계 4대 종교 중의 하나로 꼽는 이슬람교(回敎)는 AD 610년 예언자 무함마드(Muhammad), 일명 모하메트(Mohamet)에 의하여 창시되는데 전지전능의 유일신인 알라(Allah)의 가르침이 대천사 가브리엘(Gabriel)에 의하여 무함마드에게 계시(啓示)되고, 이것을 기록한 것이 코란(Koran)이며 모든 종교의 완성체라고 주장한다.
무함마드는 아라비아반도 중부 메카(Mecca)에서 유복자(遺腹子)로 태어나 7세에 어머니가 죽자 할아버지와 작은아버지 밑에서 성장하는데 25세에 부호의 미망인 하디자(Khadijah)와 혼인하여 한때 시리아 등지에서 대상(隊商) 활동을 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는 40세에 알라의 계시를 받은 뒤 자신이 마지막 예언자라고 주장하며 알라의 계시를 받아 적었다는 코란(Koran/이슬람 성서)을 앞세워 포교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포교활동 초기, 고향 메카에서 냉대와 박해에 시달리자 AD 622년, 400km 북쪽의 메디나(Medina)로 옮겨 교세를 확장한다. 이슬람에서는 메디나로 옮긴 것을 헤지라(聖遷)라 부르고 이슬람력(曆)의 기원으로 삼는다.
이슬람(Islam)은 ‘절대 순종’이라는 의미이고, 이슬람 신봉자를 일컫는 무슬림(Muslim)은 ‘절대 순종하는 자’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현재 전 세계 무슬림의 수는 약 13억 명으로 세계 인구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교세를 자랑한다.
이슬람교는 200여 개의 계파가 있다고 하는데 가장 큰 교단이 수니(Sunni)파로 전체 무슬림의 8~90%를 차지한다고 하며 이슬람의 정통으로 친다. 두 번째 교파로 시아(Shiah)파를 꼽는데 전체의 약 10% 정도이고 창시자인 무함마드보다 사위인 알리를 정통으로 본다고 한다. 그 밖에 알려진 교파로는 넓은 치마와 긴 모자를 쓰고 빙글빙글 돌며 무아지경에서 춤을 추는 신비주의 수피파(Sufism)도 있다. 최대 교단인 수니파는 다른 종파를 이단(비드아/bid'a)로 간주하여 시아파 등 다른 교파와 끊임없는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화제에 자주 등장하는 재미있는 종파(宗派)를 하나 소개하면....
시아파의 한 분파인 이스마일파는 중세 어쌔신(Assassin/암살자)으로 악명을 떨치던 교파인데 이스마일파 가운데서도 니자리(Nazaris)파라 불리던 교단은 대마초 종류인 해시시(페르시아어로 하사신/Hassassin)를 쓰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1090년 ‘하산 이분 사바하’가 창시하였는데 무시무시한 암살자 집단이었다고 한다.
‘산의 장로(長老)’로 불리던 지도자 하산은 ‘매의 둥지’로 불리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100km 떨어진 견고한 산성(山城)인 알라무트(Alamut)에 본거지를 두고 젊고 건장한 청년들을 선발하여 전문적인 암살자들로 양성한다.
이들은 특수 훈련을 통하여 특출한 무예(武藝)를 갖춘 것은 물론 신출귀몰하고도 다양한 암살 기술을 익히는데 이슬람 국가 건설에 걸림돌이 되는 모든 적을 없앤다는 방침으로, 과감하고도 신속 정확한 수행(遂行)을 자랑했고, 죽어도 알라를 위한 순교라는 의식을 심어 죽음을 오히려 자랑스러워했다. 암살에 성공하고 돌아오면 산성(山城) 속에서 마약(해시시), 최고의 음식, 아름다운 미녀들 속에 파묻혀 다음 명령까지 지내게 하여 젊은이들은 자신이 천국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하였다고 한다. 이 집단은 이란(Iran) 셀주크 왕조(Seljuk 王朝)의 고위 재상과 장군 등 숱한 사람들을 암살하여 주변 모든 나라 왕족들을 공포에 몰아넣는데 1256년 몽골에 의해 완전히 토벌될 때까지 신비와 공포의 대상이었던 집단으로 신출귀몰 도술을 부리는 집단으로도 묘사되곤 하였다.
근래에 들어, 이슬람 여러 분파 중에서 이슬람 국가(IS/Islam State)의 설립을 외치며 테러를 자행하는 소수 분파(分派)들이 포로 참수 등 과격한 행동들을 수행하다 보니 중세(中世) 어쌔신을 연상하게 하여 전체 이슬람을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무슬림의 대부분(8~90%)을 차지하는 수니파는 비교적 온건파로 알려져 있으며 대략 10%를 차지하는 시아파가 호전적인 성향으로 과격 테러집단을 생산한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이러한 과격 단체들은 과거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없이 많았는데 일본의 ‘닌자(隱者) 집단’, 중세 각국 ‘군주의 호위무사들’, 또 중세 기독교 사회의 ‘템플 기사단’, ‘시온수도회’, ‘프리메이슨’, ‘장미 십자단’..... 성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과 권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폭력과 테러, 암살을 서슴지 않았던 집단들은 얼마든지 꼽을 수 있다.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