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책임질 자가 없다면...그럼 탱크라도 구속해!!!
노래패 '우리나라', 반미가요 <탱크라도 구속해> 선보여
▲ 민중 노래패 '우리나라'.
ⓒ오마이뉴스 김지은
연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경기에서 김동성 선수가 미국의 안톤 오노 선수에게 부당하게 금메달을 탈취당한 것이 계기가 돼 등장한 반미가요가 바로 <퍼킹 유에스에이(Fuckin' U.S.A.)>이다. 이후 부시 대통령의 비스킷 사고를 풍자해 <용감한 과자>가 뒤를 이었다.
30일 오후 4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민중대회' 현장에서 이같은 노래의 맥을 잇는 신곡 하나가 선보였다. 백자 작사·작곡의 <탱크라도 구속해>.
이 노래는 민중노래패 '우리나라'의 작품으로, 여중생 2명을 장갑차로 치고도 무죄평결이 난 것을 두고 아무도 '죄인'이 없다면 사고를 낸 장갑차라도 구속하라는 내용이다. 특히 "장갑차가 축국하기 전에 구속하라"는 대목에서 얼마전 출국한 미군병사 2명에 대해 속수무책으로 대처한 우리당국을 간접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클릭! '탱크라도 구속해' 듣기]
"…탱크라도 구속해 / 이제는 정말 참을 수가 없어 / 지금 당장 구속해 / 오늘당장 구속해 / 탱크마저 출국하기 전에…"
이날 행사장에서 이 노래가 처음 선을 보였을 때 참가자들은 환호와 함께 큰 호응을 보였다.
이 노래를 부른 노래패 '우리나라'는 혼성6인조(남2, 여4)로, 지난 99년 데뷔한 이후 여중생 압사사고나 안티조선 행사장 등에 어김없이 나타나 참석자들을 매료시킨,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노래패.
이들은 공연 후 "미군 병사 2명의 무죄평결 이후부터 급하게 작업, 어제밤 녹음 작업을 마치고 오늘 처음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이날 <탱크라도 구속해>가 민중대회를 통해 세상에 처음 얼굴을 드러낸 셈이다.
<탱크라도 구속해>는 속시원한 가사와 흥겨운 리듬으로 행사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현재 반응으로 봐선 윤민석의 에 버금가는 '인기 반미가요' 대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노래는 첫 공개된 지 불과 5시간여만에 <오마이뉴스> 독자의견 게시판을 비롯, 인터넷 곳곳에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다. / 김지은 기자
<10신 대체:30일 밤 10시 30분>
화단위에 남겨진 촛불과 국화꽃...9시 20분경 자진해산
"매주 토 오후 6시 촛불 들고 만납시다"
1일 정오 '미 대사관 사이버 테러'
애초 "매주 토·일요일 주말을 반납하고 오후 6시 광화문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던 아이디 '앙마(30·회사원)'의 네티즌. 그는 이날 촛불시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오늘 시민들과 매주 토요일에만 집중하기로 약속했다"며 "다음 주 토요일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오는 12월 7일 토요일 또다시 촛불시위 신화가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일 일요일은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의 소위 '햏자'들이 명시한 '미 대사관 사이버 테러일('미 대사관 방법데이')'이다.
밤 9시20분경. 광화문 일대를 수놓은 '촛불 시위대'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자신이 들고 있던 타다만 촛불을 화단 위에 올려놓고, 그 옆에 국화꽃을 놓고 자진해산했다.
밤 9시가 되자 종로 경찰서장이 "이제 여러분의 뜻을 온 국민이 알았을 것이다. 더 지체하면 불필요한 마찰이 생겨 피해자가 생길 수 있으니 해산해 달라"며 안내 방송을 했다.
시위대는 "너희가 가야 우리도 끝내지"라고 야유했지만, 서서히 삼삼오오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시위대는 그냥 물러나지는 않았다. 분노와 염원을 담은 촛불을 광화문 현장에 남겨두었다. 촛불은 광화문 사거리 '고종 즉위 사십년 칭경 기념비전' 앞 화단을 따라 죽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엄숙하게 자신의 촛불을 화단에 올려두었다. 준비해둔 하얀 국화도 함께 올려졌다.
3시간여에 걸쳐 광화문 네거리에서 펼쳐진 오늘의 '촛불시위'는 특별히 주최자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한 네티즌의 제안에 동의한 시민들이 자진해서 모여든 시위 아닌 시위였다.
▲ 화단에 경건하게 촛불을 올려놓는 참가자들.
이날 경찰도 비교적 자제를 보여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촛불시위'에 동참한 사람들은 '시위'라기 보다는 '추모모임'에 더 큰 의미를 뒀다고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지난 6월 13일 효순.미선이 미군 장갑차에 꽃다운 목숨을 잃은 이후 5개월반 동안 추모, 항의집회는 이 땅 곳곳에서 끊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네티즌들은 내일 저녁 6시에도 다시 모이자며 인터넷 사이트에서 부산히 의견들을 주고받고 있다.
밤 10시 30분 현재 광화문 네거리는 다시 평소처럼 토요일 저녁의 한산한 분위기를 맞고 있다.
▲ 11월30일 민중대회-촛불시위에 참가한 얼굴들...
ⓒ오마이뉴스
촛불시위는 애초 암묵적 약속이었다. 이 약속이 이루어질지 안 이루어질지는 닥쳐봐야 알 일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현실이 됐다. 한 네티즌의 진심어린 제안이 수천 네티즌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냈다.
오후 6시를 20여분 앞둔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 벌써 40여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고 나와 '동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29일) 인터넷에서 그 글을 보자마자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박준석씨(32·회사원)는 "여중생 사건을 둘러싼 상황을 보며 무척 화가 났다"고 말했다. 박씨와 함께 나온 김기현(27·회사원)씨는 "부끄럽다"는 말을 했다. "우리정부가 제대로 할 일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이들 옆에 서 있던 서승호(33·회사원)씨도 "광화문에서부터 걸어오면서 촛불이 보여 기분이 좋았다"며 "이번 일로 미국에 대해선 분노가, 한국에 대해선 챙피한 감정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도로는 안된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나와야한다"고도 전했다.
참여연대 회원인 최용수(50)씨는 "이전부터 집회는 꽤 나왔는데 이렇게 일반 시민이 많이 나올 줄 몰랐다"며 "아직까지 한국 사회가 살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인 반충은(29)씨는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온라인 시위에 열심히 참여해왔지만 오프라인 시위에 참여한 것은 처음. 반씨는 "겉으로 표현을 안 해도 마음이 따뜻하고 불의를 못 참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하는 시민도 있었다. 7살, 9살 짜리 아들을 데리고 나온 김은정(35)씨는 "아이들과 함께 걷고 싶은데 경찰에 막혀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파란 눈의 외국인, 캐나다인 데이빗 비셀(50)씨는 "옳은 일이고 평화적인 시위여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1년 반째 한국에서 초등학교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는 비셀씨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이번 사건이 안타깝다"며 "소파를 개정하고 사고 군인들을 한국법정에 세워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려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회사원 뿐 아니라 초·중·고등학생들도 참여했다. 부모님 손을 잡고 나온 홍윤건(덕수초·5), 홍윤준(신연중·2) 형제. 형 윤준군은 "미국에 의해 한국이 이렇게 휘둘려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 하나라도 나오면 조금이라도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나오게 됐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곁에 서 있던 동생 윤건군도 "여중생 누나들 얘기를 듣고 무척 안타까워 나왔다"고 전했다.
또 미선·효순양 또래의 여중생들도 나왔다. 백석중에 다니는 한 여학생은 이날 교보빌딩 앞 연단에 올라 "미군은 도대체 심장이 있는 사람들인가. 있다면 그럴 수 있는가"라며 분노했다. 그는 이어 "월드컵 때문에 즐거웠으나 그 때문에 내 친구 효순이·미선이의 죽음이 묻혔다"며 "이렇게 내 친구들을 위로해주기 위해 나온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시민들은 촛불을 높이 쳐들며 <아리랑><임을 위한 행진곡><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을 합창했다. "살인미군 처벌하라""미선이·효순이를 살려내라"는 구호도 외쳤다.
노래소리와 구호소리가 커질수록 속속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 촛불시위를 처음 제안한 '앙마'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이렇게 나와주어 고맙다. 다음 번엔 꼭 다른 이들 손을 잡고 나와달라"며 내내 눈물을 흘렸다.
한 켠에서 촛불시위 현장을 말없이 바라보던 한상열 목사(여중생 범대위 공동상임 대표)는 "감격스럽다"며 "제2 독립운동의 역사가 씌여지고 있는 순간이다"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서울시민은 월드컵 응원신화에 이은 '제2 신화창조'의 싹을 틔웠다. 꿈이 현실이 될 날은 멀지 않았다. 촛불시위는 매 주말마다 계속된다. 이날 모인 시민들은 "다음 번엔 친구들, 동료들 손을 붙들고 나오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촛불에 한뜻 한마음을 담아 모인 8천 여명의 시민. 이들은 모두 '아직은 한국이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이날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부른 첫 곡은 '애국가'였다. 억울하게 두 생명을 하늘로 보내고서도 제대로된 항의 한마디 못하는 정부와 대통령. 누군가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날의 애국가는 참으로 처량했다.
/ 김지은.권박효원 기자
광화문의 '촛불 함성'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시위가 시작된 지 3시간이 넘었지만 경찰은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았고 집회 사회자가 마이크를 들고 차량 위에서 "이제 우리의 뜻이 전달됐다고 믿고 돌아가도 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이 해산을 거부하고 나섰다. 참가자들은 "아니오" "계속해" "진격해"를 연신 외치며, 광화문 네거리를 함성으로 메우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이 들고 있는 촛불은 2시간 여 동안 타 들어가 꺼지기도 했지만, '촛불 시위' 열기는 가시지 않고 있다. 촛불을 핸드폰 액정의 불빛으로 대체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한편 시위대 일부가 경찰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대부분 경미한 부상이지만 실신해 실려간 참가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위대는 질서정연하게 스크럼을 짜 부상자를 운반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었다. 또한 경찰이 심하게 밀 때마다 "비폭력"을 연호했다. 흔히 다른 시위에서 나타나는 경찰과의 몸싸움이나 시비도 거의 없는, 보기 드문 평화시위였다. 대치가 오랜시간 이어지자 시위대 측에서 "전경도 힘들텐데 좀 사람을 바꿔달라"는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어린딸 지키지 못한 국회의원, 부끄럽다"
"이제는 주한미군의 존재를 알 것이다"
광화문 '촛불바다' 속에서 만난 김원웅 의원, 강정구 교수
<오마이뉴스> 기자는 30일 저녁 7시경 촛불시위대열 속에서 기쁨에 찬 웃음을 머금고 있는 개혁정당 김원웅 의원과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를 만났다. 이 두명의 인사들은 미처 촛불을 준비하지 못해 아쉬워하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다음은 이 두명의 인사가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말힌 '광화문 촛불시위'에 대한 소회다.
"지금 '불평등한 한미소파 재개정 촉구 결의문'을 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함께 만들고 있다. 벌써 23명의 의원이 서명했다. 20명 이상의 의원이 서명하면 국회 제출이 가능하지만 임시국회 전까지 국회의원 과반수 이상의 서명을 받아서 제출할 계획이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서명한 의원과 서명하지 않은 의원을 나의 개인 홈페이지와 소파개정 국민행동 등의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 많은 의원들이 서명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견인해주었으면 좋겠다.
개혁정당 김원웅 의원 "주한미군 철수해야"
어린 딸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것이 부끄럽다. 주권국가에 외국 군대가 주둔한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이 자연스럽지 않은 상황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통일에 기여한다는 조건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통일의 장애물이 된다면 주한미군은 마땅히 철수해야 한다. 국회의원이 주한미군 철수 외친 것은 처음이다. 내가 당론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 사건을 계기로 이제서야 국민들이 주한미군이 어떤 존재인지 아는 것같다"면서 "이런 모습을 바탕으로 평화통일을 이뤄야 하고, 현재의 상황을 아주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기분이 아주 좋다"라면서 기뻐했다.
/ 권박효원 기자
▲ 교보문고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는 참가자들.
ⓒ 오마이뉴스 남소연
<8신:30일 밤 7시30분>
'촛불시위' 제안한 네티즌은 <오마이뉴스> 게릴라
광화문 네거리는 이제 '촛불 바다'다.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쏘아올린 글이 급속도로 전파돼 광화문 일대를 촛불로 물들이게 했다. 촛불 시위대의 한 현장에서 우연히 만난 바로 그 네티즌은 '앙마'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30세의 평범한 회사원. 지난 27일 오전 인터넷 한겨레 게시판에 '촛불시위'를 제안한 주인공이다. 그는 <오마이뉴스>의 뉴스게릴라이기도 하다.
그는 7시경 교보빌딩 앞 화단에 올라가 즉석 자유발언을 하면서 연신 눈물을 흘렸다.
▲ 지난 27일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통해 '촛불시위'를 최초로 제안한 '앙마'. 그는 "내 꿈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광화문 네거리가 촛불로 완전히 뒤덮일 때까지 나오겠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제가 처음에 글을 올렸을 때는 이렇게 많이 나와주실줄 몰랐습니다. 이렇게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에서 나올 때부터 촛불 가지고 나오셨나요?
"예"
-다음에도 또 나오실건가요?
"예∼"
-다음 번에는 혼자 안나오실거죠?
"예∼"
-다른 분과 함께 나오실거죠.
"예∼∼ 그럼요!"
집회 참가자들은 '앙마'의 질문에 연신 호응을 하면서 그때마다 초를 치켜들었다. 그는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오마이뉴스> 기자는 화단에서 막 내려온 '앙마'(아이디)를 만났다.
-촛불시위가 현실화될 것을 예상했는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게시물이 퍼지는 것을 보고 짐작은 했다. 이 시위 방식이 범대위쪽에서 운동하던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집단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심정이 어떤가. 꿈이 현실로 이뤄졌지 않은가.
"아직 아니다. 광화문 네거리를 반딧불로 다 덮어야 한다. 미 대사관까지 촛불로 뒤덮일때까지 해야한다."
▲ 촛불시위에 참가한 아버지와 아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화단 위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는 데 눈물의 의미는.
"기쁨의 눈물이다. 네티즌들과의 약속장소로 나오면서 촛불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계속 울었다.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이나.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서 다음주에도, 그 다음주에도 나올 것으로 믿는다. 이것은 그 누구의 주도에 의한 시위가 아니다. 한사람 한사람 시민들의 마음이 모인 것이다. 경찰들도 처벌하지 못할 것이다."
-꿈이 무엇인가.
"내 진정한 꿈은 직접 사과를 받아내고, 미군을 처벌받게 하고, 소파를 개정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 진정한 꿈이다. 그리고 이뤄지리라고 믿는다."
-효순이, 미선이가 하늘나라에서 보고 어떤기분일 것 같은가.
"한 때문에 억울해서 하늘나라로 아직 못갔을 것이다. 진정한 꿈이 이뤄져야 한다."
<오마이뉴스>와 간단하게 인터뷰를 마친 뒤 그는 '촛불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울분 느끼지 않는 사람은 대한민국사람 아니다"
[8시 30분 상황종료] 부산 태화백화점 앞 300여명 집회
▲ 부산 서면 태화백화점 앞 '촛불시위'에 참석한 어린이들의 모습.
ⓒ오마이뉴스 윤성효
<제2신:저녁 8시 30분>
참가자 300명 '자유발언' 등 집회 갖고 행사 종료
부산 서면 태화백화점 앞에 모였던 '촛불시위' 행렬은 30분간 시위를 벌인 후 이어 범대위 소속 시민단체의 주도로 후속 집회를 가졌다.
300여명 참석한 집회에서는 시민단체 관계자가 사고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한 후 참석자들의 '자유발언' 형식으로 약 30분간 진행됐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여중생은 "우리나라가 정말 힘이 없는 나라라는 걸 느꼈다"며 "항의의 표시로 삭발식이 있을 경우 동참하겠다"며 울먹였다. 부산 집회는 별 마찰 없이 8시 30분 상황이 종료됐다.
<제1신:저녁 7시 30분>
"울분 느끼지 않는 사람은 대한민국사람 아니다"
미 장갑차에 의한 두 여중생 사망사건을 규탄하는 '촛불시위'가 부산에서도 벌어졌다. 30일 오후 6시부터 부산 중심가 서면 태화백화점 정문 앞에 30여명이 촛불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모여들었으며, 어린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참석자들 중에는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알고 참석한 이들도 있지만, 지나가다가 촛불시위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참석한 이들도 있다.
오후 6시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으며, 6시15분경 간단한 행사가 열렸다. '촛불시위' 참석자 중에는 고등학생도 여러 명 있었다.
송우영(19. 고3) 군은 "인터넷을 보고 혼자 참석했다"면서, "우리나라가 왜 이렇게 약한 나라인지를 느껴 분하다는 생각에 참석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한 참가자는 "울분 느끼지 않는 사람은 대한민국사람 아니다"고 말했다.
이들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나는 추세다. 부산 서면에서는 30일 저녁 8시 '부산범대위'와 '부산민중연대'에서 집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촛불시위' 참석자들 대부분도 동참할 뜻을 보였다. 7시 30분 현재 100여명이 태화백화점 앞에 모여 있다.
부산 서면 일대는 오후 5시부터 사복을 입은 전경들이 지하도 등에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어 삼엄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 부산=윤성효 기자
<7신:30일 밤 7시>1만명으로 불어난 '촛불 시위대'
부산 서면 일대서도 8시부터 촛불시위 열려
▲ 30일 광화문 촛불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이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현재 광화문에는 종이컵에 양초를 끼운 촛불 시위대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1만여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종로로 향하는 왕복 8차선 도로 한블럭을 완전히 점거한 채 애국가를 부르거나, '효순아' '미선아'를 외치며 촛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평범한 회사원이거나, 중학생, 고등학생들도 많이 참석했으며, 연인과 가족단위로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교보문고 앞에서 즉석 '만민공동회'를 열기도 하고 있으며, 한쪽에서는 노래를 부르며 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인근 가게에는 양초가 다 떨어져, 맨손으로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도 많다. 시위대는 종이컵의 밑부분을 뚫어 양초를 끼운 다음 불이어붙이기를 하기도 했다.
현재 촛불시위대는 두 패로 나뉘어 있다. 한 패는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 교보생명빌딩 서쪽편에 수 백명이, 그리고 나머지 한 패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종로쪽, 즉 교보문고의 남측 출입구쪽에 모여 있다.
한편 경찰 병력도 불어나 시위대들의 행진을 막고 있지만, 몸싸움 등의 마찰은 아직은 없다. 시위인파가 늘어남에 따라 세종문화회관쪽 노변에 배치됐던 경찰들이 긴급히 종로쪽으로 이동했다.
한편 이날 오후 명동에서 선거유세를 벌인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부인과 함께 6시 30분경 '촛불시위'가 진행되고 있는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 시위대에 합류했다.
저녁 7시 현재 권 후보의 유세차량은 종로1가 교보문고 옆 도로에 정차돼 있으며, 이 차량에 동승한 권 후보는 즉석 거리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제6신:30일 오후 6시 45분>
시민 5천여명 광화문 교보생명 건물 주변 집결
인터넷에 번진 한 네티즌의 호소가 현실로 실현돼
▲ 일민 미술관 옥상에서 내려다본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
ⓒ 마이너
시민 1천여명이 광화문 앞 교보생명 앞에 모여 있다. 종묘쪽에서 진출해온 시위대 4천여명이 종로쪽 방향으로 2개 차선을 점거했다. 이들은 종묘쪽에서 시위를 마친 인원과 민주노동당 유세를 위해 모여든 인원으로 광화문 교보생명 앞에서 촛불 시위를 벌이던 인원과 합세했다.
한 네티즌의 절절한 호소에 감동받은 시민들이 드디어 오프라인에서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날 광화문 앞 네거리에는 오후 5시 30분께부터 시민들이 하나둘 초와 종이컵을 들고 모여들기 시작했다.
▲ 11월 30일 저녁 6시경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 모인 수천여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추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시연
시위대는 현재 교보생명 건물 앞과 그 주변에서 촛불을 들고 평화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한 시민이 "애국가를 부릅시다"라고 제안하자 모두 촛불을 높이 쳐들고 애국가를 합창했다. 이어서 시민들은 '아리랑'과 '님을 위한 행진곡', '우리의 소원은 통일' '아침이슬' 등을 부르기도 했다. 현재 시민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종묘 민중대회를 마치고 합류한 시위대는 광화문으로 이동하는 중에도 "살인미군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그치지 않았고 "국민 여러분, 함께 광화문으로 갑시다"라며 선전을 이어갔다. 종로 일대 포장마차나 노점상의 손님들 역시 "수고한다"라면서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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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 조종하며 살 것인가, 조종당하며 살 것인가?
<제5신:30일 오후 6시>
5시 30분경부터 광화문 네거리서 촛불시위 시작
경찰, 불법집회 간주...시위대 200여명 에워싸
종묘 비국시국대회 4000명 광화문 이동중
▲ 촛불시위 현장의 시민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촛불시위는 원래 6시로 예정됐지만 5시 30분경 교보문고 종로방향 출구에서 한 사람이 마이크를 들고 집결을 알리고 있다. 이에 촛불을 든 사람이 하나 둘씩 모여기 시작해 오후 5시 50분 현재 200여 명이 촛불을 들고 시위를 시작했다.
경찰은 이들의 집회를 불법으로 간주, 중무장한 채 이들의 주변을 둘러싸 바깥쪽에서 이들이 보이지 않도록 차단했다. 촛불을 든 200여명 정도의 학생, 시민들은 함성을 지르며 경찰에 항의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앞서 한총련 소속 학생 20명은 삭발을 한 채 플래카드 들고 광화문쪽으로 행진하다 교보문고 앞에서 전경들에게 막혔다. 전경에게 둘러싸인 200여 명 외에도, 바깥쪽에는 150명 정도가 촛불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편 종묘공원에서 제2차 범시국대회를 마친 집회 참가자 4000여명은 공원 앞 도로 중앙선의 한쪽을 완전히 점거한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시국대회를 마친 뒤 촛불시위가 예정된 광화문쪽으로 행진하려고 하고 있지만, 경찰이 이를 막고 있어 가벼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시위대들은 "니네 동생이 죽었어도 이럴 것이냐" "폭력경찰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으며, 경찰 방송 차량에서는 "여러분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집회를 해야 합니다"라면서 시위대의 해산을 촉구하고 있다.
연예, 방송계에서도 반미 열기 후끈
연예계에도 반미 열풍이 불고 있다. 가수 싸이와 신해철씨는 장갑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황정민 KBS 아나운서는 반미시위에 대해 '부끄럽다'고 방송멘트를 했다가 사퇴했다.
운전자가 무죄라면 장갑차라도 처벌하자
가수 싸이와 신해철씨는 29일 오후 서울 리틀엔젤스회관에서 열린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오프닝쇼에서 모형장갑차를 부수는 반미 퍼포먼스를 보였다.
모형 장갑차는 보통 성인 남성의 허리 정도까지 오는 크기로 특수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두 사람은 신곡 '킬러(killer)'를 부르다 모형 장갑차를 마이크 받침대로 수 차례 내려쳐 부숴버렸다. 특히 싸이는 노래를 마친 뒤 한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 경건한 자세로 숨진 여중생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퍼포먼스를 보던 수천명의 관객들은 뜨겁게 환호성을 질렀다.
두 사람은 지난 9월에도 서울 경희대에서 열린 여중생 추모콘서트에도 참여하는 등 사건에 관심을 가져왔다. 최근 프로젝트 앨범 'X'를 발표하며 뭉친 두 사람이 원래 앨범 신곡소개를 하려했으나 미군 무죄평결을 듣고 분노해 이와 같은 퍼포먼스를 펼치기로 계획을 바꿨다.
이 퍼포먼스에서 장갑차를 부수는 것은 "운전한 사람이 무죄라면 차라리 장갑차를 불태워 버리자"는 뜻. 처음 두 사람은 '성조기를 찢는' 방식을 생각했지만 행사주최인 m.net측 에서 '수위를 조절해 달라'고 부탁해 미군 장갑차를 부수는 퍼포먼스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신해철씨는 28일 새벽 자신이 진행하는 SBS FM '고스트 스테이션'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심한 분노를 표출한 바 있다.
"부끄럽습니다" 한 마디에 사퇴
반면, 반미 시위를 보도하는 뉴스 방송 중 '부끄럽다'는 멘트를 했던 KBS 황정민 아나운서는가 결국 시청자들의 비난에 밀려 KBS 2TV <뉴스8>의 앵커를 사퇴했다.
황 아나운서의 지난 26일 방송에서 대학생들이 미군 영내에 진입해 벌인 항의 시위에 대한 현장 기자의 보도가 끝난 후, "보기가 참 부끄럽습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후 "대학생 시위대의 모습이 왜 부끄러운가" "부적절한 망언이었다"는 시청자 항의가 이어졌다.
황 아나운서는 다음날 급히 자신의 홈페이지와 KBS 2FM 'FM 대행진' 홈페이지 등에 "대학생의 적극적 행동에 비해 사실 전달만을 하고 있는 내 자신과, SOFA 협정을 지닌 현실이 부끄러웠다"며 사과문을 남겼으나 시청자의 항의는 멈출 줄을 몰랐다.
결국 황 아나운서는 "시청자들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한편, 북한 강경파와 007의 대결을 소재로 한 <007 어나더데이>도 반미 열풍으로 개봉 전부터 불매운동에 직면해 있다. "영화 전반에 남북한을 멸시하는 냉전적 시각이 배어있다" "영화 속 남한의 모습을 식민지처럼 묘사했다"는 해외 거주 한국인들의 평가가 퍼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007 안보기 운동'이 일어나기 때문.
<007 어나더데이>의 북한군 장교로 캐스팅 제의를 받았던 배우 차인표씨, 최민수씨는 "남북한 상황을 냉전으로 다루고 있다"며 출연을 거부하기도 했다. / 권박효원 기자
<4신:30일 오후 5시20분>
▲ 30일 오후 5시 민중대회 후 대회 참가자들이 종묘공원까지 평화행진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 평화행진 대열 맨 앞에서 학생들이 상복을 한 채 '살인미군 니노, 워커'와 10대 민중요구안이 담긴 영정사진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문정현 신부 "반미의식 고조돼 기쁘다"
백기완 선생 "미 제국주의 해체운동으로 나아가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결집했던 집회 참가자 4000여명은 현재 종묘공원으로 평화 행진중이다. 시위대 맨 앞에는 10여명의 남녀 학생들이 상복을 입을 채 '살인미군 마크워커' '살인미군 페르난도 니노'와 10대 민중요구가 담긴 영정을 들고 행진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교통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편도 2차선 도로를 꽉메운 채 종묘공원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종묘공원에 오후 5시30분경에 도착해 여중생 범대위가 주최하는 제2차 범국민 시국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오마이뉴스> 기자는 문정현 신부와 모처럼 모습을 드러낸 백기완 선생을 집회 장소에서 만나보았다.
▲ 30일 민중대회에 참석한 백기완 선생과 문정현 신부.
ⓒ 오마이뉴스 김지은
문정현 신부
"동두천에서 2박3일 시위에 참가한 뒤 군산에 내려가서도 군산미군기지 시위에 참여해서 지금까지 감기로 앓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문 밖으로 나왔다. 예전에는 주한미군과 싸움을 하면 주변 눈총이 상당히 따가웠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눈총이 없어졌다.
뿐만 아니다. 많은 이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어 기쁘다. 투쟁으로 많은 걸 이뤄놓은 것은 아니지만, 반미의식이 고조되어 기쁘다. 이 일이 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인권과 민주와 반독재, 통일운동 등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답답하고 지루한 싸움에서 이기게 되면 어느결에는 좋은 날을 보게 될 것이다."
백기완 선생
"반미 운동이 아니라 반제국주의 운동이다. 이런 열기를 보면서 아주 기분이 좋다. 나는 일생을 미 제국주의 해체운동을 한 사람이다. 오늘의 이 운동의 열기가 미 제국주의 해체운동을 한단계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최근 각계 각층의 민중이 미 제국주의 해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느꼈다. 전망이 밝아보여 기분이 좋다."
한편 고 신효순양의 부친 신현수씨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된 민중대회에서 연단에 올라 "우리 국민들이 나서서 이렇게 싸워주니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겐 불평등한 소파가 남아 있다. 제2, 제3의 효순이, 미선이가 생기지 않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고 심미선양의 부친 심수보씨도 "애국동지 여러분 안녕하세요"라고 말문을 연 뒤 "딸들의 자존심을 지켜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민중연대는 ▲주한미군 철수 ▲WTO쌀 개방 반대 ▲공무원 노동3권 보장 등 민중 10대요구를 채택, 선언했다.
"부시 만나 회개시켜야죠"
반미시위 위해 방미하는 한상렬 목사
▲ 한상렬 목사
ⓒ권박효원 기자
한상렬 목사(여중생사건범국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와 범대위 소속 시민사회단체 회원 9명은 2일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뉴욕과 워싱턴, 로스엔젤레스를 방문한 뒤 11일 귀국한다. 백악관 앞 집회는 물론, 유엔 본부 앞 집회, 연방의회 의원상대 지역 내 운동단체와의 간담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30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만난 한 목사는 "미군들에 대한 전국민의 분노가 서명에 담겨있는데 잘 전달해야죠. 일주일 동안 갔다오는데 할 일이 많아요. 국제여론도 환기시키고 미국 내 양심적인 사람들이나 소수민족과 연대하고 동포들의 단결도 이끌어내야 하고…"라면서 이틀 앞둔 미국행의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부시 미 대통령을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을 묻는 기자에게 "회개하라고 해야죠"라고 짧게 대답하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한 목사는 또 "'반미'해서 '구미'하자"고 말했다. "세계평화를 파괴하는 미국을 반대하고 제자리를 찾아줌으로써 미국을 구원하자"는 것이다.
"우리의 반미는 국수주의가 아닙니다. 세계와 인류의 행복을 찾고 미국에게 '제 자리'를 찾아주자는 거지요. 약소국을 자기 식민지로 아는 국가는 멸망합니다. 미국의 성장 위해서라도 반미해야 합니다."
▲ 청년학생총력투쟁대회에서는 미군재판 전면무효·미군출국규탄·SOFA 재개정·주한미군철수'를 요구하는 40인 삭발식이 거행됐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30일 오후 3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대형 성조기를 배경으로 40여명의 학생들이 삭발식을 거행했다. 머리를 맡긴 학생이나, 머리를 깎는 학생이나, 이를 지켜보는 집회 참가자들의 눈에서는 연신 눈물이 흘러내렸고, 곳곳에서 구호와 '주한미군철거가'가 울려퍼졌다.
현재 마로니에 공원을 꽉 메운 집회 참석자들은 학생단체와 민중연대 관계자 등을 비롯해 3000여명. 이 자리에는 고 신효순의 부친 신현수씨를 비롯해 백기완 선생, 문정현 신부, 홍근수 목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삭발식이 시작되기 전 두명의 학생은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는 전국의 반미 열기가 결집되는 순간이다. 이 순간에 청년학생이 일어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좀 추울지도 모르겠지만 시민들의 열기가 내 머리를 덮여줄 것이다."(유해물. 홍익대 3년)
"내일 아침 세수하면서 마음을 다지게 될 것이다. 청소년 동생들까지 길에 나와서 투쟁하는 것을 보고 이제는 온국민이 분노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런 시점에 내 삭발이 반미 의지를 나타내는 상직적인 것이 될 것이다"(이재면. 한양대 3년)
이날 삭발식에서는 김정선(덕성여대), 임지훈(경기대 총학생회장)씨가 처음 단상에 올라가 머리를 깎았고, 이후 30여분 동안 10여명의 학생들이 차례로 올라와 삭발을 했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이들의 뺨위로 연신 눈물이 흘렀고, 집회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면서 주한미군철거가를 불렀다.
▲ 연단에 올라 삭발식에 참여하고 있는 임지훈(경기대 총학생회장)군.
ⓒ 오마이뉴스 김지은
삭발식을 마치고 내려온 임나영(덕성여대 4년)씨는 "한총련 대의원으로 소환장을 받고 집에서 나와있는 상태"라면서 "아직 부모님께 삭발 얘기를 하지 않아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또 "작년 덕성여대 민주화 투쟁때 삭발한 머리가 채 자라기도 전에 다시 삭발한 딸의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할 어머니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면서 "그러나 이렇게 머리를 깍아주는 동지와 우리와 함께 투쟁하는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이 의지라면 윤금이씨의 한부터 효순이 미선이의 한까지 풀 수 있을 것이다. 잘려나간 수만개의 머리칼만큼의 의지로 전국민의 '반미 항전'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신 눈물을 닦아내리며 삭발식의 현장을 지켜본 하지연(한양대 4년)씨는 "삭발했다는 것 때문에 눈물이 나는 게 아니라 효순이, 미선이가 죽었는 데도 무죄평결이 났고,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힘없이 굴복했다는 사실이 억울하고 분통해서 울었다"면서 "오늘의 삭발식은 반미 의지를 높이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밝혔다.
삭발식이 끝난 오후 3시30분부터 전국 민중연대가 주최하는 '2002 전국 민중대회'가 시작됐다.
민중대회에 참석한 고 신효순씨의 부친 신현수씨는 현재의 심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지금 내 심정을 뭐라 말할 수 있겠냐. 이런 학생들과 시민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라면서 "이런 반미 운동으로 아이들의 한을 달래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마로니에 공원 주변에는 현재 종암경찰서를 비롯한 경찰병력 3500여명이 배치돼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민중대회를 마친 뒤 종묘공원쪽으로 행진을 할 예정이다.
▲ 지난 23일 열린 '제2차 반미 청소년 행동의 날'에 모인 청소년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30일 낮 2시>
60대에서 10대에 이르기까지 집회참가자들 속속 대학로에 집결
▲ 20일 오후 2시부터 여중생 학생대책위와 전국민중연대가 주최한 '청년학생총력투쟁대회'와 '전국민중대회'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약 4천여명이 모여 "살인미군 처벌"을 외쳤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서울 대학로에서 오후 1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살인미군 무죄규탄·전쟁반대·WTO 교육개방 저지 청년학생 총력투쟁대회'는 다소 지체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후 6시 한 네티즌의 제안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촛불시위를 5시간 여 앞두고 청년학생 투쟁대회, 민중대회가 열릴 마로니에 공원에는 60대 노인부터 10대 청소년까지 시위참가자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지난 23일 '제2차 반미 청소년 행동의 날'에 참가했던 청소년들도 눈에 띄었다. 김종민(중앙고·2)군은 "이번 여중생 사건에 청소년이 들고일어났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반미운동의 처음 청소년들이 참여한 역사의 중심에 내가 서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 민중대회 연단 한켠에 한 사람이 부시 모형을 쓰고 감옥에 들어가 있다. 뒤에는 부시를 처단한다는 의미로 대형 단두대가 세워져있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한편 집회시작을 20여분 앞둔 서울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의 한 벤치. 두 노인이 심상치 않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건 분명히 고의적인 거야. 고의로 안 그랬다면 시체가 그렇게 두 번 씩 완전히 나둥그러지지 않는거에요. 그런데 이걸 못 밝혀내니 이 약소국의 슬픔이 아니고 뭐여..."
다가가 그들에게 물었다. 다름 아닌 이날 집회에 참여하러 온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내년 3년 미군기지가 새로이 증축되는 경기도 의정부시 송산동 '미군 기지신설·확장반대 및 미군피해 해결을 위한 송산동 주민 모임'에서 온 이들이었다.
이의협 상임대표(70)는 "지난 6일부터 장갑차 관련 시위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며 "오늘도 학생들을 주려고 떡이며 물을 싸왔다"며 배낭을 열어 보였다. 전직 전교조 소속 교사였다는 이 대표는 "우리 생명 지키는 일을 50년 동안이나 미국 손에 맡겨 뒀으니 이걸 자주국가라고 할 수 있느냐"며 한탄했다. 이 대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제2의 3.1운동을 일으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1신:29일 밤 11시>
한 네티즌이 제안한 촛불시위… '꿈은 이루어진다'
▲ 지난 6월 월드컵 경기 당시 광화문에 모인 응원인파. 오늘 오후 6시 광화문에는 축구 응원 대신 촛불 추도행진이 이어질 예정이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6월 광화문 네거리를 뜨겁게 달궜던 월드컵 응원 신화가 재현될 것인가. 한 네티즌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제안한 '광화문 촛불시위'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네티즌 한 명의 '절절한 호소'가 네티즌의 입과 손을 타고 인터넷 곳곳에 퍼진 결과다. 온라인상의 호소가 오프라인상의 집회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네티즌은 자신이 쓴 게시물을 통해 "세계에 우리의 의지를 다시 보여주자"며 "광화문을 우리의 영혼으로 채워 미선이·효순이와 함께 수천 수만의 반딧불이 되자"고 호소했다. 그는 또한 "아무도 안나와도 좋다. 나 혼자라도 시작하겠다"며 "이번 주, 다음 주도 촛불시위를 계속해 평화로 미국의 폭력을 끄겠다"고 밝혔다.
이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나도 동참하겠다", "우리 광화문에서 보자"며 속속 동의의 뜻을 표하는 한편 그 내용을 다른 게시판에 '퍼다 나르고' 있다.
이 글에서 제시한 날짜와 시간은 11월 30일과 12월 1일 오후 6시. 따라서 이 뜻에 동참하는 네티즌은 이틀간 오후 6시 광화문 네거리로 초와 바람막이용 종이컵을 들고 나오면 된다. 한 네티즌의 '작은 꿈'이 이루어질지도 모르는 순간이다.
이에 대해 채희병 범대위 사무국장은 "범대위 사무실로 '촛불시위' 문의전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시위 성사'에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 촛불시위가 성사될 경우, 이는 전 국민의 반미 감정이 자발적으로 달아오르고 있음을 나타내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심미선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이하 범대위)' 등 특정 단체가 아닌 한 네티즌의 제안과 이에 공감하는 시민들에 의해 이뤄지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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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30일 오후 1시부터는 학생·사회단체의 시위가 계속 이어진다. 이날 학생대책위와 교육학생연대는 오후 1시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청년학생 총력투쟁대회(이하 투쟁대회)'를 갖는다. 이들은 이번 투쟁대회의 기치로 '살인미군 무죄 규탄! 전쟁 반대! WTO교육개방 저지'를 내걸고 약 1시간동안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또한 집회 후에는 '미군재판 전면무효·미군출국규탄·SOFA 재개정·주한미군철수를 위한 서울지역 청년학생 100인 삭발식'을 갖는다.
투쟁대회 이후인 오후 3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전국민중연대(이하 민중연대)가 개최하는 '전국민중대회(이하 민중연대)'가 열린다. 민중연대는 민중대회를 앞두고 주한미군 철수 등 '10대 민중요구'를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민중대회는 서울 외에도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이날 오후 5시부터는 서울 종묘공원에서 범대위가 '제2차 범국민 비상시국대회(이하 시국대회)'를 갖는다. 투쟁대회와 민중대회 참가자들이 대학로에서 종묘공원까지 평화행진을 한 후 시국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어서 대규모 집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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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 문규현 신부)도 12월 2일부터 9일까지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살인미군 회개 촉구를 위한 생명 평화 단식기도회'를 시작할 예정이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미군당국의 무죄 판결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한국민이 철저히 배제된 채 미군만의 잔치로 끝나버린 이번 재판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면서 "한국민을 우롱한 미군재판과 한국민을 모욕한 무죄 판결은 전면 무효임을 선언하며, 미군의 형사재판권 이양, 살인미군과 관련책임자 처벌, 부시 대통령의 직접 공개사과 그리고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전면 개정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모든 사제들은 우리 땅의 아이들조차 지켜내지 못한 우리의 나약함을 깊이 참회하며 이러한 비극이 하루 속히 끝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인미군의 회개를 촉구하기 위해 단식기도회를 개최한다"며 "이 불의한 현실 앞에 기도와 단식으로 맞서며 미국에 의해 짓밟힌 우리들의 평화, 우리들의 생명 그리고 우리들의 주권을 되찾자"고 호소했다.
대구에서도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대거 참여하는 행사가 개최된다.
'미군장갑차 고 신효순·심미선 살인사건 대구지역 대책위'(이하 대책위)는 30일을 살인미군 무죄판결 규탄과 SOFA(소파) 전면 개정을 위한 '대구시민 분노의 날'로 정하고, 이날 오후 2시부터 시내 중앙파출소와 미군기지인 캠프워커(남구 봉덕동) 일대에서 각종 항의시위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본부도 지난 28일 전국 16개 시·도 지부로 공문을 보내 매주 목요일 미군의 무죄 평결과 관련한 내용으로 훈화수업을 전개하도록 지침을 전달해 거리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불평등한 소파 협정 등에 대한 교육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 현장기사 이어집니다.)
* 다음은 '촛불시위'의 단초가 된 한 네티즌의 호소문
세계에 우리의 의지를 다시 보여줍시다.
우린 광화문을 걸을 자격이 있는 대한민국의 주인들입니다.
피디수첩을 보면서 울었습니다.
그렇게 강경하게 싸운 그들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죽은 이의 영혼은 반딧불이 된다고 합니다. 광화문을 우리의 영혼으로 채웁시다. 광화문에서 미선이 효순이와 함께 수천수만의 반딧불이 됩시다.
토요일. 일요일 6시. 우리 편안한 휴식을 반납합시다.
검은옷을 입고 촛불을 준비해주십시요.
집에서 나오면서부터 촛불을 켜주십시요.
누가 묻거든, 억울하게 죽은 우리 누이를 위로하러간다고 말씀해주십시요.
촛불을 들고 광화문을 걸읍시다.
6월의 그 기쁨속에서 잊혀졌던 미선이 효순이를 추모합시다.
경찰이 막을까요? 그래도 걷겠습니다. 차라리 맞겠습니다.
우리는 폭력을 더 큰 폭력으로 갚는 저급한 미국인들이 아닙니다.
한분만 나오셔도 좋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겠습니다.
미선이, 효순이가 편안하게 쉴수있는 대한민국에 대해서 얘기하겠습니다.
저 혼자라도 시작하겠습니다. 이번주, 다음주, 그다음주.
광화문을 우리의 촛불로 가득채웁시다.
평화로 미국의 폭력을 꺼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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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키는 인터넷①』
(≫≪) 미군 희생 여중생들의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