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을 위한 알기 쉬운 기독교 (42) - 하나님 나라란 어떤 나라인가? ①
2012. 6. 28. 18:05
■ 하나님 나라란 어떤 나라입니까. 죽은 다음에 가는 천당이 하나님 나라인가요.
■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 어린 아이 같아야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인간 법도 아닌 하나님 법도가 다스리는 나라사랑·평화·정의가 꽃펴…
죽음이후까지 속해하나님 나라와 하늘나라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 많은 가르침을 주셨는데, 그 모든 가르침의 핵심에는 '하나님 나라'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메시지는 '하나님 나라'의 선포였습니다. "때가 찼다.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막 1:15).
그러나 마태복음에는 '하늘나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 5:3). 이것은 마태복음이 유대인을 대상으로 기록됐기 때문입니다. 골수 유대인들은 경외스러운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 없어서 '하늘'로 대체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웃어른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와 '하늘나라'는 표현만 다를 뿐이지 같은 뜻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란 어떤 나라인가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자기네 민족과 국가의 정치·경제적인 콘텍스트 안에서 이해했습니다. 그들이 기다리던 메시아, 즉 수퍼스타처럼 초능력을 가진 메시아가 등장해서 압제세력 로마를 무찌르고, 다윗과 솔로몬 시대의 황금기를 되찾게 해줄 수 있는, 그러한 정치적 메시아가 통치하는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이해했던 것입니다.
중세까지 가톨릭교회는 이 지상에 현존하는 교회와 기독교를 하나님의 나라로 이해했습니다.
예수님의 겨자씨 비유와 누룩비유(마 13장)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처음에는 이스라엘 땅 한 구석에서 작고 미미하게 시작된 교회와 기독교가 점차 왕성하게 성장하고 발전해서 온 세계에 퍼질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이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를 통치하게 될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인간들의 모임인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모형이요 훈련소일 뿐이며, 하나님의 나라 자체는 아닙니다.
또한 사람이 죽은 다음에 가는 영혼의 세계, 즉 천당을 하나님 나라의 전형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타계적 신앙은 국가와 사회가 위기상황에 처할 때 강하게 형성됩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하나님 나라에 대한 모든 이해는 결코 온전한 이해가 못됩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헬라어로는 '바실레이아 투 데우'라고 하고, 영어로는 'Kingdom of God'이라고 번역하는데, 이 말은 '하나님의 왕국' 또는 '하나님의 통치'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란 한 마디로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나라를 뜻합니다. 인간이 만든 이념이나 사상, 정치제도가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라 또는 어느 탁월한 지도자가 만든 철학이나 이데올로기가 통치하는 나라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법도가 다스리는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하나님 나라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가르쳐주시기 위해 여러 가지 비유(이야기)를 사용하셨는데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와 지배를 뜻합니다.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고 하나님의 법도에 따라 사는 나라를 말합니다. 성경에서 가르치는 하나님의 법도는 사랑과 평화와 정의를 그 내용으로 담고 있기 때문에 사랑과 평화와 정의가 지배하는 곳에서 하나님 나라는 꽃이 핍니다.
둘째, 그 나라는 인간의 심령에서부터 시작돼 인간 삶의 전 영역으로 파급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는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 하고 말할 수도 없다. 보아라. 하나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눅 17:21)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마치 겨자씨 또는 누룩처럼 처음에는 아주 미미하게 인간의 심령에서부터 싹트기 시작해 삶의 전 영역으로 확산됩니다. 나중에는 공중의 새들이 와서 깃들일 정도로 거대한 세력으로 성장합니다(마 13:31∼33).
셋째, 인간 삶의 전 영역이 하나님 나라가 존재하는 틀이 됩니다.
유대인들은 이스라엘 사회와 국가와 역사의 틀 안에서만 하나님 나라를 파악하려 했지만 예수님은 이러한 편협한 사고를 거부했습니다.
인간의 심령에서부터 비롯돼 인간 삶의 전 영역에서 더 나아가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에서, 그리고 온 세상 땅 끝까지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넷째, 그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이 역사 속에서 태동됐습니다.
예수님은 "때가 찼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여라. 복음을 믿어라"(마 1:14)고 선포하셨고, "내가 하나님의 영을 힘입어 귀신을 내쫓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에게 왔다"(마 12:28)고 선언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통치하는 곳에서는 악령의 권세가 쫓겨 가는데, 이것을 하나님 통치의 시작으로 보신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오심으로 흑암의 권세가 물러가면서 하나님의 통치가 시작됐지만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는 사람들의 기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기도에서 "주님의 나라가 오게 해달라"(Thy kingdom come!)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현재의 세상뿐 아니라 죽음 이후의 세계까지 하나님 나라는 확장됩니다.
우리는 이 땅에 한 생명으로 태어나 크로노스(chronos)의 시간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 크로노스의 시간선상에서 이탈돼 카이로스(kairos)의 시간으로 편입될 때가 오는데, 그것을 죽음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죽음은 또 다른 삶의 시작입니다. 카이로스의 시간은 질적인 시간이요, 수직적인 시간이요, 영원한 하나님의 시간입니다. 그 카이로스의 세계 역시 하나님의 통치영역이며, 하나님의 나라는 그곳까지 확장됩니다.
예수님은 "내 아버지의 집에는 있을 곳이 많다… 나는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요 14:2)고 말씀하셨습니다.(계속)
강영선 한신대 교수
기사원문 : https://v.daum.net/v/20120628180508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