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저우 7 - 산당가 역에 내려 운하를 따라 걸으면서 취두부와 사람 구경을 하다!
2023년 10월 25일 쑤저우역 (苏州火车站 소주화차참) 에서 지하철을 타고 수향 마을인
무두구전 (木渎古镇 목독 고진) 을 보고는 다시 지하철로 동방지문 东方之门
Gate of the Orient 에 가서는...... 동방의 문 빌딩과 진지호 (金鸡湖) 호수를 구경합니다.
그러고는 1호선 지하철을 타고 광지난루 (广济南路 광제남로) 역에 내려 2호선(적색) 으로 환승해
샨탕졔(싼탕지에) shāntángjiē 山塘街(산당가) 역에 내려 재래시장을 거쳐 운하 를 구경합니다.
칠리산당 특별전시구역 아래쪽 산당경구 로 들어가서 운하를 구경하는데 운하 양쪽에 검은색 기와에
벽을 흰색 으로 칠한 집들이 늘어서 있고 가정집들이 운하쪽으로 돌계단 이 나 있으니
베네치아 처럼 예전에는 자기 집에서 바로 배를 타고 운하를 통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는가 봅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유람선 보트 를 타거나, 운하변의 찻집에서 차 를 마시면서 만담 을 들을 수
있는 곳도 있으며...... 상점들은 모두 역사적인 거리 인지라 밤에 구경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데 골목을 걷다보니 어떤 지점에서는 코를 싸메야 할 정도로 지독한
냄새 가 나는데.... 바로 썩은 두부 인 취두부 (臭豆腐) 가게인 모양 입니다?
몇년 전에 저장성(절강성)의 오래딘 무역도시 였던 저장성 닝보((宁波 영파) 시에서 에 오래된 거리인
난탕라오지에 南塘老街 (남당노가) 를 간 적이 있는데 그때도 이 냄새 때문에 고역을 치뤘습니다.
취두부 (臭豆腐) 는 “썩은 두부” 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 현지 발음으로 처우더우푸 (臭豆腐)
는 소금에 절인 두부를 발효시켜 석회 속에 넣어 보존한 식품으로.... 향 이 아주 강한데
즐겨먹는 사람들은 “냄새는 역겨워도 먹으면 고소하며 실로 특이한 맛 이다” 라고 말합니다.
처우더우푸 는 왕치화 (王致和) 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만들었다는데.... 청나라 강희제 때
안휘성에서 과거시험을 보러 북경으로 올라온 왕치화는 합격하지 못하고 낙방 하니
고향으로 돌아갈 면목이 없어 귀향하지 못하고 북경에서 두부장수 를 하게되었다고 합니다.
개업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비는 구질구질 내리고 두부는 전혀 팔리지 않았는데
며칠후 두부는 곰팡이가 피어 있었으니 밑천 까지 날리게 될 판이라 생각하던 끝에
곰팡이가 핀 두부를 소금물에 절였는데 푸른색으로 변했고 먹어 보니 맛이 참 특이 했습니다.
그는 처우더우푸 간판 을 내걸고 팔기 시작 했다는데..... 한번 산사람은 다시
사러 올 정도로 그의 가게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온 장안에 소문 이
자자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황제의 식단 에 까지 들어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취두부 는 긴 역사 만큼 중국대륙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길거리 음식 샤오츠 라는데...
또 취두부는 중국 각 지방별로 다양한 형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니 초우깐즈 라고
불리는 호남성 장사 취두부는 바삭바삭 하고 물컹물컹하지 않다는 점이 특색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맡으면 냄새가 코를 찌르듯 하지만 세심히 냄새를 맡으면 특유의 농도 짙은 향 이
사람을 꾄다는데 백두부의 상큼한 맛과 튀긴 두부의 향긋한 바삭바삭함 이 공존하며
색은 누르스름하고 노랗는데 겉은 바삭바삭하나 속은 부드러우며 선명하고 매운향이 납니다.
남경 취두부 는 회백색의 옅은 두부와 짙은 회색의 말린 두부 두가지가
있는데..... 전자는 기름을 부어 튀기면 황금색 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그 맛은 고추장, 깨장의 맛 에 젖어들게 되고 겉은 부드러우며 속은 녹아 내리는 듯한
맛 을 풍기며.... 후자는 기름에 튀기면 조금 오래 튀겨야 그 맛이 우수하다고 합니다
칠리산당 을 구경하고는 상가에서 떨어진 뒷골목 으로 들어갔더니 여기 좁은 골목에는
앞쪽 관광지 산당가 와는 전혀 다른 허름한 집들과 가구살이들이 보입니다.
다시 상가 쪽으로 나와서는 왔던 길로 되돌아 올라가서는 큰 도로를 건너서 산당가역 으로
가려고 하는데..... 도로 위쪽에 제방 아래에 수많은 관광객들 이 앉아 있는게 보입니다?
이 사람들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인데 여기 쭈그리고 앉아 있는거야?
물론 시도 때도 없이 모두들 휴대폰 화면만 들여다 보고 있지만.....
그래서 가보니 여기 위쪽도 운하 가 있는데 저 아래쪽이 정말 서민들 사는 실제 동네 라면 여긴
좀 세련된 것이 고급스럽고 번쩍번쩍해서 잘 차려 입은 젊은 사람들이 더 많아 보입니다.
그러니까 호텔패키지 단체여행에서 여행사가 사람들에게 시간을 주고 자유 관람 을 하라고 일렀던
모양 인데...... 먼저 온 사람들이 늦게 오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앉아 있는 것인가 봅니다?
여기에는 티켓 을 끊어야 들어갈수 있는 건축물이 보이는데 아마도 쑤저우
상인연합회 그리니까 우리 식으로 하면 무슨 상공회의소 건물인 듯 합니다.
안내문을 읽어보니 "여기 연합회는 산시성 평원 중국 상인연합회 박물관 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된 상인연합회 박물관 으로 산당가 신민교 동쪽 정주회관에 위치하고 있으며
1905년 소주 상인엽합회 가 설림된 이후 100년간의 풍파를 직관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소장 문헌, 실물 진열, 멀티미디어 영상 등의 수단을 활용하였다. 또한 소주의 근현대 상공업 발전 의
역사를 구현하고 있으며 상공업을 중시하는 소주의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라는....
그리고 잘 도안된 부스가 있으니 우체국의 郵(우) 자 아래에 “칠리주제우국"
(七狸主題郵國) 이라는 글자 아래에는 엽서 들이 진열된 것을 봅니다.
관광객들이 배를 타는 걸 뜻하는 山塘遊船(산당유선) 포스터를 지나니 식당들이 많이 보이고
폭이 넓은 운하에는 배들이 줄지어 내려 오는데.... 엄청 많아 앞뒤가 이어지는게 놀랍습니다.
다리 를 건너가니 운하변은 저 아래 서민적이고 토속적인 동네 와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 여긴
서구풍으로 세련되어 예쁜 카페 에다가 또 강변에 내놓은 탁자 들이 보이니 모두 만석입니다.
어느 가게에 正宗北京味(정종북경미) 라는 간판이 걸려있는데, 正宗(정종) 이란 말이 설마 일본
의 사케 마사무네(正宗 정종) 를 말하지는 않을 듯 싶은데..... 그럼 무슨 뜻이람? 혹은 일본
술을 중국인들이 마시게 되었는지 아님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어릴때는 제사 때나 설과 정초 에 차례상에 올리는 술은 의례히 “청주 = 정종”
이었으니... 두 낱말이 같은 말 인줄 알았더니 나이가 들어서 보니
정종 (正宗) 은 우리나라 술 청주가 아닌 일본의 청주인 사케 에서 유래했더라는....
정종(正宗), 마사무네 는 일제시대 때 한국에 공장을 세우고 판매된 일본 사케의 상표 중에
하나임을 알고 그럼 조상님께 왜놈 술 을 올렸었구나 하고 당황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해방후 일본 회사를 불하받아 한국인들이 정종을 제조 했으니 군산에 “백화수복”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