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보내고 등교한 아이들, 월요일 아침은 좀 피곤하지요. 그래도 아이들이 하나 둘 등교하니 다시 활기가 돕니다. 주말을 보낸 이야기를 나누고, 가장 먼저 옥상으로 올라가 텃밭에 물을 주고 주말동안 또 쑥쑥 자란 상추를 따왔습니다.
월요일 1교시는 공동체활동을 하지요. 오늘도 중고등은 없지만 우리끼리 신나게 어울려 공동체 놀이를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하윤이가 없습니다. 열이나서 등교를 못했습니다. 늘 다섯이다가 한명이 없으니 아이들이 약간 의기소침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하윤이가 되어 아이들과 한시간 동안 강당을 뛰어다니며 놀았습니다. 아이들을 따라잡기가 참 힘들었네요^^
2교시에는 점심준비를 했습니다. 이번주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하나씩 선택해서 만들어 먹기로 했습니다. 오늘부터 김치볶음밥, 순살치킨밥, 잔치국수, 수제비, 김치찌개 등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욱이가 제안한 '김치볶음밥'입니다. 세욱이와 석환이는 재료손질을 해주고, 진환이와 우영이는 불에 익히는 작업을 했습니다. 지난 한주 동안 연이어 음식을 해보아서 그런지, 이젠 역할 분담도 자연스럽게 되고, 음식도 척척 잘 해냅니다. 계란껍질 깨는것을 두려워하던 우영이는 이제 계란프라이의 달인이 된듯 합니다. 완숙이든 반숙이든 아이들이 주문하는대로 만들어 줍니다. 진환이는 볶음밥에 불맛을 내겠다며 웍을 흔들어가며 한참 동안 밥을 볶았습니다. 석환이는 그런 형이 좀 힘들어보였는지 의자를 갖다주며 쉬어가면서 하라고 하네요.^^ 김치볶음밥을 텃밭에서 갓 따온 싱싱한 상추에 싸서 먹으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가득했던 볶음밥이 금새 바닥을 보이네요.
오후는 산책시간입니다. 오늘은 대천천으로 가지 않고, 코오롱아파트 놀이터로 갔습니다. 다큰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뭘하고 놀까 싶었는데, 네 아이가 또 상상력을 발휘해서 놀이터를 방앗간으로 만듭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원통기구의 홈에 모래를 채워서 돌리더니 떨어지지 않고 붙어있는 모래만 모아다가 시소 아래로 자꾸만 가져가네요. 무엇을 하냐고 물었더니 떡만들기 놀이를 한다고 합니다.^^ 시소는 디딜방아인 것 같네요. 쿵쿵 찧더니 떡이 다되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놀이터 한쪽 구석에서 개미집을 발견하고는 그 앞에서 또 한참을 만지고 관찰하면서 놉니다. 우리 아이들은 놀이만들기의 천재들이 아닌가 싶네요. 언제 어디서든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내고 또 그것을 진심 재미있게 즐깁니다.
아이들이 하교하고 난후, 하윤이가 독감에 걸렸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열이 나서 하루종일 힘들었나 봅니다. 당분간 등교를 못할 것 같습니다. 빨리 나아서 건강하게 학교에 오면 좋겠습니다.
이번주도 화, 수, 목 2교시에는 주기집중 영어 수업을 하고, 오후에 계획된 활동들도 알차고 즐겁게 해나가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