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19구간/방광-산동)
거리 : 13.1km
실제 걸은시간 : 5시간 30분
난이도 : 중
♠ 방광-산동 구간 경유지
방광마을 – 대전리석불입상(2.7km) – 난동마을(1.7km) – 구리재(3.5km) – 탑동마을 (3.7km) – 산동면사무소(1.6km)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 방광마을과 구례군 산동면 탑정리 탑동마을을 잇는 11.4km의 지리산둘레길. 방광-산동 구간은 지리산국립공원을 이웃하며 걷는 임도와 마을을 잇는 옛길로 구성된다.
난동마을을 지나 당동 화가마을을 돌아가다 보면 조선시대 남악사터와 대전리 석불입상을 볼 수 있다. 지초봉 일대는 구례 수목원과 국내최대의 생태숲이 조성중이어서 다양한 숲자원을 만나게 될 예정이다. 진시황의 명을 받은 서불이 와서 불로장생 약을 찾았다는 지초봉 옆의 구리재에 올라서면 구례분지의 넓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음날 아침/2014. 11. 7(금)
새벽에 일어나 밖으로 나와본다. 아직 해는 뜨기 전이고 새벽의 맑은 공기가 상쾌하다.
▼오늘 걷기 도중에 먹을 고구마도 삶고, 과일도 깎고, 모닝커피도 끓인다.
▼황토방 민박집
▼엊저녁을 먹었던 부녀회장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오늘이 벼 수매를 하는 날이라 바쁘다고 해서 06:40에 차려주는 식사를 먹었다. 밥상에는 달걀찜과 전어구이, 된장과 버섯요리가 입맛을 돋궈준다.
▼출발전에 기념 촬영. 어제 차량픽업 신세를 졌던 쥔장(전 면장)은 이미 새벽에 출근을 해서 인사도 못드렸고, 여주인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부끄러운지 내빼버린다. (08:00) ㅋ
참새미골
방광마을을 빠져나와 도로를 건너면 곧바로 만나는 작은 유원지다. 이곳은 천은사에서 흘러내린 계곡이 지나는 곳으로 경치가 수려하다. 여름에는 제법 피서객이 많이 찾고 지리산둘레길 도보여행자에게도 좋은 쉼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침밥도 든든히 먹었겠다 어제의 피로쯤은 자고나니 말끔히 사라지고 우린 오늘도 힘찬 걸음을 내딛는다.
▼곧이어 나타나는 산길
▼이래서 고요한 아침의 나라.
▼호젓한 낙엽길, 이런길이어서 좋다.
▼아침해가 비추는 산길.
▼한폭의 동양화, 수묵화 같다.
▼낙엽 밟는 소리를 들으며 사색하며 걷는 숲길이다.
▼대전리 감나무 과수원, 쉬어가라고 벤취까지 놓여있다. 지금까지 지리산둘레길을 걷다보면 둘레꾼들에 의해 농작물이 훼손될까봐 둘레길을 허용하지 않아 애둘러 돌아가는 구간이 종종있던데 이곳은 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보인다. 탐스런 대봉감이 주렁주렁, 가지가 휘어질 지경이다.
▼과수원 벤취에 감이 몇개 올려져 있고 황송하게도 마음대로 가져가라는 문구까지 써있다. 그리고 주문 전화번호까지.
난 커다란 대봉감 1개를 배낭에 챙겼다. 마눌 얼굴을 떠올리며....
▼지나는 길엔 감 뿐만 아니라 산수유 나무도 많다. 이거 남자한테 참 좋은데......
당동마을
지리산 남악사당이 이 마을 북쪽에 있었다고 해서 당동마을이란 이름을 얻었다. 고려 때부터 100여호가 살던 큰 마을이었지만 봄가을 남악제를 지내기 위해 남원부사와 고을 수령의 발길이 잦고, 이로 인한 피해가 잦아 많은 이들이 이주하면서 마을이 작아졌다. 전설에 의하면 해방 직후 유씨란 사람이 남악사터에 묘를 쓰자 마을에 가뭄이 들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묘를 파내자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큰 비가 내려 모내기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후 지금도 그터는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한다. 당동마을은 최근 화가들이 많이 이주해와 ‘화가마을’로도 불린다. 지리산둘레길이 지나는 곳에는 화가들이 짓고 있는, 현대적 조형미가 느껴지는 집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
▼아름다운 예술인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에는 실제로 화가 등 예술인들이 거주하며 창작활동을 하고있다고 한다.
▼소녀상이 앙증스럽고 귀엽다.
▼이집 주인은 어떤 분일까? 물론 화가(조각가) 일테지만 한번쯤 만나보고 싶다.
▼마을 분위기는 너무나 조용하고 깨끗하다. 우리가 방해될까봐 조용히 구경하고 마을을 벗어났다.
▼예술인의 마을 건물들은 모두가 개성있게 지어져서 건축물 전시장 같고 이국적이다.
▼난동마을을 지나 밤나무 숲도 만나고.
▼길은 점점 고도를 높여간다.
▼휴식과 간식 타임
▼계속 오름길이 힘겹다.
▼탑동마을 가는길의 가장 난코스 구리재를 넘는다.
▼산사태가 났는지 무너진 도로 보수하고있는 중장비, 이 길은 차량도 다닐 수 있는 임도인 모양.
▼산이나 인생이나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이제부턴 룰루랄라 신나게 내려간다.
▼탑동으로 가는 길
탑동마을
지리산생태숲에서 고개를 넘어가면 만나는 첫 마을이다. 지리산온천랜드로 들어가는 초입에 자리한 마을이기도 하다. 이 마을에는 통일신라시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이 있어 탑동마을이란 이름을 얻었고, 행정구역도 탐정리가 됐다. 삼층석탑은 무너진 것을 마을 사람들이 다시 세웠다고 하는데, 삼층탑인지, 혹은 오층석탑인지는 정확치 않다고 한다. 탑동마을의 복판에도 오래된 느티나무 몇 그루가 자라고 있어 마을 사람들과 나그네의 쉼터 구실을 한다. 탑동마을은 민박도 활발하게 치고 있다. 마을에는 여럿집의 민박집이 있다. 또 우리콩체험장도 있다. 한옥으로 지은 체험장 앞에 수십기의 독이 있는 장독대가 인상적이다. 이곳은 된장과 고추장 담그기와 두부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주변에 식당도 많다.
▼탑동마을 느티나무
▼탑동마을은 이 자그마한 탑 덕분에 생긴 이름이다. 오층인지 삼층인지 명확하지 않은 이 석탑은 통일신라 시대 것으로 추정된다. 천년 세월을 견디어 온 탑이다.
▼탑동마을에서 길을 건너면 효동마을로 진입한다.
▼감의 고장 답게 곶감이 주렁주렁
▼산동면 사무소, 이곳 원촌마을이 제19코스의 끝지점이고 제20코스의 시작지점이기도 하다. (13:25)
그런데 오늘 걷기의 목표는 여기까지가 아니다. 내일의 일정을 단축해 놓기위해 두어시간 더 걸어가는 지점에 민박집을 잡아놓았기 때문이다. 우린 계속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