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은 육산이자 골산이다. 부드럽고 덕스러운 산이 바탕을 이룬 가운데 커다란 성채 같은 암봉들이 몇 개 솟아 있다. 이 암릉 등날을 따르며 만개한 연꽃 형상이라는 두륜산을 조망하는 멋은 아마추어 암릉 애호가들에겐 최상의 것이라 할 만하다. 등산로의 짜임새가 뛰어나고 전망이 트이는 지점이 많으며, 산행 도중 운치 있는 암자가 곳곳에 자리해 산행 맛이 특히나 좋은 산이다.
두륜산 등산로는 대흥사에서 부채꼴 형상으로 퍼져 나가 있다. 이중 대흥사 - 북미륵암 - 오심재 - 노승봉 - 두륜봉 - 구름다리 - 일지암 - 대흥사로 이어면 일단 만족할만하되 두륜봉에서 남동쪽의 위봉으로 이어가면 한결 짜리한 암릉 루트가 된다. 고계봉 케이블카로 올랐다가 오심재로 내려가 위봉으로 이어가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고계봉 정상까지 단숨에 올라 두륜산 핵심부인 노승봉 - 두륜봉 암릉과 두륜산 북쪽 일대의 주작산 암릉과 푸른 저수지 등 광대한 풍경을 바라보는 기분이 괜찮다.
고계봉 케이블카 승강장은 대흥사 전 2km 지점의 집단시설지구에 있다. 시설지구 식당가 끄트머리를 돌아 계곡 안 도로를 따라 500m쯤 오르면 된다. 케이블카는 길이 1.6km로 전국에서 가장 길다는 것이 자랑이다. 8분여만에 케이블카 종점에서 내려 나무계단과 가로등으로 멋을 낸 500m 길이의 탐승로를 따라 정상 전망대로 올라야만 비로소 볼만한 경치가 펼쳐진다. 오심재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전망대 입구 오른쪽 바로 옆으로 나 있다. 길이 급경사이며, 중간에 밧줄이 매어져 있는 절벽지대도 있다. 오심재에서 곧장 능선을 따라 20여분 오르면 '←북암 1.2km, 노승봉 0.2km→' 팻말이 선 널직한 헬기장에 다다른다. 그로부터 5분 뒤 노승봉의 가파른 암릉길이 시작된다. 예전의 쇠사다리가 망가져서 중간부터는 바위면에 볼트로 고정시킨 손바닥만한 철제 발판을 딛고 쇠사슬도 잡으며 올라야 하는데, 바람이 심하게 부는 경우 균형을 잃지 않도로 유의한다. 쇠사슬 길이 끊나면 노승봉 정상이다. 수십 명도 앉아 쉴 수 있을 만큼 넓고 평평한 암봉 머리로, 해발 685m임을 알리는 정상비석이 서 있다. 노승봉 저 앞의 평평한 암봉은 가련봉으로서, 바위를 오르내리거나 가로질러야 하는 까다로운 지점마다에 발판과 둥근 고리를 박아두었으므로 조심만 하면 암릉 초심자도 얼마든지 갈 수 있다.
초심자는 떨리는 급경사도 있으므로 주의 가련봉 정상 지나 내리막길 중간의 급경사 암벽면에는 손바닥만한 철제 발판으로 아예 긴 계단을 만들어두고 밧줄도 잡아매 두었다. 노승봉에서 40여분만에 내려서게 되는 만일재는 해가 지는 풍경이 아름답다는, 억새밭이 주위를 둘러싼 고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천년수 거목에 이어 대흥사로 내려가도 된다. 만일재에서 직진해 두륜봉 절벽 왼쪽 옆으로 돌아 급경사 계단을 오르면 두륜산의 명물인 천연 구름다리가 보인다. 이 근처에서 왼쪽으로 위봉 방향 샛길이 나 있다. 위봉쪽 암릉을 탈 예정이라도 일단 구름다리 구경을 하고 내려온다. 붉은 쇠사다리를 올라가 오른쪽으로 돌아오르면 구름다리 바로 위에 설 수 있다. 중간이 가파른 경사이므로 건너가려는 시도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구름다리 북동쪽 위로 조금만 가면 검은 비석이 선 두륜봉 정상이다. 여기서 보는 경치도 노승봉, 가련봉 정상만 못지 않다. 구름다리 위쪽 20m 지점에서 남족으로는 하산길이 나 있다. 이 길은 일지암을 지나 다시 대흥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위봉쪽 가파른 암릉이 자신 없으면 이 길로 내려간다.
위봉(533m) 코스는 해남지역 등산인들이 공을 들여 개설한 것으로, 두륜산 동면의 당당한 모습이 시종일관 눈에 드는 한편 거리도 오소재 - 오심재 코스보다 갑절은 더 긴 암릉 종주길이다. 손으로 밧줄을 잡고 체중을 지탱할 수 있는 팔힘, 가파른 절벽에 매달릴 줄 아는 담력이 필요하며, 40도쯤 되는 바위경사면을 동요없이 오르내릴 수 있는 균형감각도 있어야 한다. 위봉길에서 초심자들을 떨리게 할 곳은 한두 군데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거의 숨 돌릴 틈 없이 연속적으로 급경사가 나타난다. 두륜봉 구름다리 밑에서 남쪽 300m 지점까지의 암릉이 우선 그렇다. 절벽길이 세 군데 연속되며, 설치된 밧줄은 잡기 좋도록 매듭은 지어져 있기는 하되 좀 가늘다. 때문에 초심자들로선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다.
그 다음 위봉 남서릉이 또한 초심자들이 간을 졸이게 한다. 이곳은 두륜봉 남릉 바윗길보다 경사도는 약하지만 아래로 긴긴 암벽이 연이어진다. 멋모르고 남의 뒤를 따라 이 길로 들어선 초심자가 있다면 십중팔구 그만 오금이 얼어붙어 꼼짝을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초보 중의 왕초보급을 두고 한 얘기다. 적당히 산행경력을 쌓은 이들에게는 그와 정반대로, 스릴도 적당하고 길이도 적당한 만점짜리 코스가 된다. 이 위봉 길과 두륜산의 고전적 산행루트 중 하나를 연결하여 봄맞이 산행코스로 엮어 보았다. 두륜산이 초행인 분들은 두륜산 정상 암릉길을 포함한 기존 등산로의 답사만으로도 유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구름다리 아래 갈림길목에서 약 800m쯤 걸은 뒤 완경사의 긴 암벽면이 나온다. 이 암벽면 중간을 따라 조심스레 올라선 암봉에서 쉬며 뒤돌아본 두륜산 동면은 대둔사가 있는 서면쪽보다 한결 더 크고 웅장해 뵌다.
구름다리 갈림길목을 떠난지 1시간30분쯤 지나 투구봉과 위봉 능선이 갈라지는 지점에 다다른다. 이중 왼쪽 길은 험한 너덜이므로 오른쪽으로 간다. 넓은 암벽면에 매듭진 동앗줄이 매어져 있다. 30 - 40m 길이로 이 동앗줄을 잡고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꼬박 40여분 걸려 바위지대 하강이 끝나면 잡목숲길로 접어든다. 그후 수많은 무덤들 옆으로 난 널찍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 곧 쇠노재 주유소 바로 옆 도로가로 내려선다.
코스: 매표소-장춘동-대흥사-삼거리-북암-천년수(만일암터)-만일재
두륜봉(구름다리)-진불암-물텅거리골-표충사-대흥사
높 이 : 두륜산 [頭輪山] 703m
위 치 : 전남 해남군 삼산면, 현산면, 북평면 관리사무소 : 061-533-0891
특징·볼거리
두륜산은 사찰, 유적지 등이 많고 한반도의 가장 남쪽 끝에 있는 산으로 난대성 상록활엽수와 온대성 낙엽 활엽수들이 숲을 이루고 억새밭이 무성하다.
두륜봉, 가련봉, 고계봉, 노승봉, 도솔봉, 연화봉 등 여덟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로 이루어 졌고, 정상에서는 서해안과 남해안 곳곳의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두륜산은 대둔산이라고도 불렀는데 이는 산이란 뜻의 '듬'에 크다는 뜻의 관형어 '한'이 붙어 한듬- 대듬- 대둔으로 변한 것으로 풀이한다. 때문에 과거 대둔사는 한듬절로 불리기도 했다. 대둔사지에 의하면, 두륜산은 중국 곤륜산의 '륜'과 백두산의 '두'자를 따서 두륜산으로 불리다가 나중에 두륜산으로 변했다고 한다.
울창한 숲이 이루는 가을 단풍과 푸르른 동백나무는 두륜산의 자랑거리이다. 집단시설지구에서 사찰에 이르는 2Km의 경내 도로 좌우에는 절경을 이루는 계곡이 이어진다.
두륜산은 동백꽃을 즐길 수 동백꽃 산행지로도 이름 나 있다. 두륜산 동백은 대흥사 뒤편 및 곳곳에 동백나무숲이 흩어져 있다.
특히 산자락의 동백숲에는 수백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동백나무들이 많다. 대흥사에서 출발해 진불암에 다다를 때까지 붉은 색조로 펼쳐지는 꽃길 퍼레이드가 장관이다.
가을이면 가련봉과 두륜봉 사이 헬기장 부근이 억새천국이다. 사람 키 보다 높은 억새가 지천으로 피어있다.
두륜산에는 신라 진흥왕 5년(514년) 아도화상이 세운 대둔사(대흥사)가 있으며, 절 안에는 표충사를 비롯하여 탑산사 동종 등 보물 4점, 천연기념물 1점과 수많은 유물들이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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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내
대중교통
ㅇ서울
호남고속터미널과 동서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해남행 운행
버스시간표
ㅇ광주로 가서 10~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해남행 버스를 갈아탄다.( 2시간 소요).
ㅇ부산, 마산에서 시외버스 운행
[현지교통]
해남 버스 터미널에서 대흥사 입구행 군내버스가 06:30부터 20:00까지 운행된다
(12Km, 15분 소요).
도로 안내
해남읍에서 완도 방면 13번 국도를 따라간다. 해남 읍내를 벗어나면 왼쪽으로 대흥사 가는 806번 지방도로가 나온다. 이 지방도로로 가다 보면 신기리에서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오른쪽 806번 지방도로로 계속 가면 대흥사 집단시설지구와 주차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