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꽃(Flower) 이야기
<7> 백일홍(百日紅)과 천일홍(千日紅)
백일홍 / 천일홍 / 목 백일홍(배롱나무)
백일홍(百日紅)은 원산지가 멕시코(Mexico)로 원래 들판의 잡초였으나 원예종으로 개량하여 보급되었다고 한다.
키는 약 60cm 정도이고 꽃은 6~10월에 피는데 꽃 색깔은 흰색, 노란색, 주홍색, 분홍색, 주황색 등 다양하다.
꽃이 100일 정도 피므로 백일홍이라 불리는데 추운 것은 싫어하나 무더위에는 잘 견딘다고 한다.
꽃은 약리작용도 있어 따서 말린후 유방염, 이뇨, 이질, 청열 등에 약재로도 쓰인다.
남미(南美)에서는 백일홍이 마귀를 쫓고 행복을 부르는 꽃으로 여기며 꽃말은 ‘인연(因緣), 죽은 벗을 그리다, 떠나간 임을 그리다.’ 등의 의미라고 한다.
<백일홍에 얽힌 이야기>
옛날 어느 바닷가 마을에 머리가 셋 달린 용이 나타나 매년 마을의 처녀를 한 명씩 제물로 바치지 않으면 큰 재앙을 내렸다고 한다. 어느 해 용감한 왕자님이 나타나 제물로 바쳐질 처녀 대신 그녀의 옷을 입고 제단(祭壇)에 앉았다가 용(龍)이 나타나자 단칼에 목 두 개를 베어버린다.
처녀는 ‘저는 이제부터 죽을 때까지 왕자님을 모시겠어요.’ 하자 왕자는,
‘아니오. 저기 남은 목하나를 마저 베어버려야 하오. 내가 성공하면 흰 돛을 달고 오고, 실패하면 붉은 깃발을 달 것이오.’ 하면서 돛단배를 타고 용이 도망간 곳으로 달려간다.
그날부터 처녀는 왕자님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백일기도를 드렸는데 백일이 되던 날 멀리 수평선에 돛단배가 나타났는데 붉은 깃발이 달려있었다. 크게 실망한 처녀는 물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말았다.
그러나 사실은 왕자가 용의 마지막 목을 벨 때 그 피가 깃발에 튀어 붉게 물든 것이었다.
그 후 처녀의 무덤에는 족두리 같은 붉은 꽃이 백일동안 피었다.
사람들은 100일동안 혼례를 기다리던 처녀의 정성이 꽃으로 피었다 하여 그 꽃 이름을 백일홍(百日紅)이라 하였다.
<배롱나무/ 목 백일홍/ 자미(紫薇)>
배롱나무는 일명 목 백일홍, 자미(紫薇)로 불리며 키는 5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는 홍자색을 띠고 매끄러우며 붉은색의 꽃이 7~9월에 피는데, 흰 꽃이 피는 흰 배롱나무도 있다.
내한성(耐寒性)이 약해 주로 충청남도 이남에서 자라지만 근래에는 우리나라 기후가 온난화됨에 따라 중부지방까지 자생한다. 원래 백일홍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꽃인데 꽃 모양이 비슷하다고 하여 목백일홍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花無百日紅(화무백일홍/ 백일동안 붉게 피우는 꽃은 없다. 백일동안 피는 꽃은 없다.)
우리나라 옛 노래에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느니라. 화무는 백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느니라’가 있었다.
즉 아무리 예쁜 꽃도 백일을 가지 못한다는 말이다.
천일홍(千日紅)은 천금홍(千金紅), 천년홍(千年紅), 천일초(千日草) 등으로도 불리는데, 꽃의 붉은 기운이 1.000 일이 지나도록 퇴색하지 않는다 하여 천일홍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예로부터 절(寺刹)에서 불전(佛殿)을 장식하는 꽃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7~10월에 흰색, 붉은색, 분홍색의 꽃을 피우는데 주로 관상용이지만 약리작용으로는 외상(外傷)이 생기면 상처에 짓이겨 붙이면 빨리 낫고, 소화기와 호흡기 질환에는 탕(湯)으로 끓여 사용하며 진통작용에도 효과가 있다.
<천일홍에 얽힌 이야기>
먼 옛날, 장사를 하는 가난한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이 큰돈을 벌어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집을 떠난 남편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고 주위 사람들은 남편은 이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러나 부인은 남편이 돌아오는 길이 보이는 언덕에 붉게 핀 꽃을 보며 이 꽃이 질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결국, 남편은 3년 만에 큰돈을 벌어서 돌아왔고 부부는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그 꽃이 바로 천일홍으로, 천일홍은 1.000일 동안 시들지 않고 핀다고 하여 천일홍이라고 불렀고, 꽃말은 ‘영원한 사랑, 변치 않는 애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