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배경인 소막 마을은 부산 우암동의 옛 이름이다.
이 마을은 한국 전쟁 당시 피난민들에 의해 형성된 마을이다.
이 책은 전쟁이 끝나고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의 그리고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내가 살아온 유년 시절과 풍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동안 난 그 시절로 가 있었다.
살아내기 힘든 척박한 시절이라 고되고 힘들지만, 함께 할 친구들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동화는 늘 그렇듯 따뜻한 맛을 담고 있다.
당시 소막마을 아이들의 놀이는 지금의 것들과는 많이 다르다.
뒷산 똥산이 놀이터였고, 나물과 석탄 기차가 놀잇감이었다.
통나무가 둥둥 떠 있는 위험 천만한 바닷가에서 헤엄치고, 꼬시래기도 잡으며 놀았다.
솔직히 이 부분이 나는 공감하기 힘들다.
기껏해야 개발되기 전 집 뒷산 개울에서 가재잡고 놀았던 기억이 가장 비슷한 듯 하다.
모임에서 회원들과 책 이야기를 하면서 작가분께 직접 이 책의 모티브가 된 인터뷰 이야기를 들으니 책의 재미가 더욱 쏠쏠했다.
그리고 내가 사는 곳이 당감동이고, 피난민들이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 더욱 와 닿고 솔깃하기도 했다.
특히 나를 끌어당기는 것은 사투리였다. 이북 사투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긴 했지만, 그래도 좀 어색하다.
그러나 내가 부산태생이어서 그런지 부산 사투리가 가득해서 이 책이 더 재밌다.
아이들이 주고 받는 대화들은 소리내어 읽어 보니 재미가 더해졌다.
동화동무씨동무 활동 덕에 평소 책을 소리내어 읽기를 좋아한다.
이 책은 눈으로 보는 재미도 있지만, 말하는 소리를 듣는 재미가 더 감질나다.
덤이, 동이, 은실이 , 천일이, 구덕이, 경수 등 아이들의 순수한 이야기들은 웃기기도 했지만 슬프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친구를 잃기도 하고, 가족을 떠나보낼 수 밖에 없던 슬프고 힘든 현실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꿈을 꾸었다.
소중한 이들과 함께 살아갈 삶을 위해서.
삶에는 다양한 색들과 온도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야기들이 있다.
함께 할 수 있었기에 이야기는 삶의 느티나무가 되었다. 그렇게 전해진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살아가는 힘이 되고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도 우리의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 다음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온기를 전해주고, 이야기를 통해 힘이 되어 주고 싶다.
깜빡할 뻔!
이 책에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다. 함께 읽은 이들이 모두 공감한 부분이다.
솔직히 난 코피터지면서 싸우는 그 장면이 제일 좋았다.
책의 재미도 그림도 색감 또한 참 좋았다.
하지만, 표지가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