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詩돋이 20210104
화석정 최길하
벌은 꿀만 모으는 줄 알았다.
불쏘시개로 쓸 집도 짓는다.
비바람 부는 캄캄한 밤
어두운 세상을 내다보며
불쏘시개로 쓸 집을 짓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훌륭한 공간
세상을 가장 아름답고 밝게 밝힐
화석정을 짓는다.
<시작노트>
벌은 꿀만 모으는 줄 알았다.
이리저리 꽃사랑을 맺어주며 오곡백과도 짓는다. .
불쏘시개로 쓸 집도 짓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훌륭한 공간을 만든다. 그 벌집을 녹여 초를 만든다.
비바람 부는 어두운 역사를 내다보며
화석정을 지은 율곡선생처럼 세상을 환히 밝힐
촛불을 만든다.
부처님 마음도 지성으로 밝히고,
제삿날 조상님 잠시 왔다 가는 길도 비춰드리고
선남선녀 짝을 찾아 화촉도 밝힌다.
화석정은 파주 임진강가에 지은 정자다. 율곡선생님이 임진왜란을
예견하고 10만 양병론을 말했지만, 선조와 대신들은 묵살했다.
율곡은 임진강가에 화석정을 짓고 기둥과 마루에
해마다 기름을 발라 광솔을 만든다.
임진왜란이 났다. 비바람 부는 캄캄한 밤이었다.
선조가 강을 건너 의주로 피난을 간다.
화석정에 불을 놓아 도강을 돕는다.
분노만 생각하면 의주로 야반도주하는 선조 일행이 죽었더러면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역사는 어떻게 됐을까?
조선은 일본이 되었을 것이다.
조선(고조선) 고려(고구려) 발해가 중국에서 사라지듯 사라졌을 것이다.
벌은 율곡 같이 선견지명을 가진 선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