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나이를 잘 먹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성경을 보면 시메온이라는 노인이 나오는데 저도 그분처럼 주님 은총 안에서 나이를 먹고 싶습니다.
A. 글쎄요. 나이를 잘 먹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어쨌든 자매님이 부러워하는 시메온이라는 분에 대해 성경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주셨다."
참으로 부러운 분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습니다. 이 세상 사람 중에 노인이 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같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떤 사람은 더 무기력해지고, 어떤 사람은 더 활기찬 삶을 사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리학자 셀리그먼은 '유연한 시간관념'이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유연한 시간관념이란 현재를 즐기면서 미래를 계획하고, 과거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은 현재의 문제가 일시적이며 통제할 수 있고, 특정 상황에 국한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비교적 낙천적 삶을 즐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 비관적인 사람들, 운명론자들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살아갑니다. 우선 지금의 문제가 계속될 것으로 믿습니다. 그래서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에 압도돼 매사에 무기력합니다. 또한 문제를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 전적으로 자기 잘못이라 여깁니다. 그래서 사소한 좌절이 매일, 길게는 몇 달씩 그 사람을 괴롭힙니다. 이처럼 자기파괴적 근심과 걱정으로 마음이 생기를 잃습니다.
시메온이라는 분은 유연한 시간관념을 갖고 살았던 분이라 여겨집니다. 이분은 구세주가 없어 고난을 겪는 현실에 압도돼 아무것도 못하고 산 것이 아니라, 기다리면서도 현재의 삶에 충실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렇기에 건강한 노년기를 가질 수 있었고, 나이를 먹으면서도 공동체 안에서 어른으로서 지도자의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자매님도 시메온 노인의 삶을 깊이 묵상해보시길 바랍니다.
홍성남 신부 - 그루터기영성심리상담센터 ......................................................................
심리치료사 토마스 무어 '나이 공부' <행복한 나이를 들게 하는 책>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우리나라도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벌써 2년 전이었다. 오는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나이 듦에 대한 생각과 인식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그에 따르는 개인적·사회적 대비도 나이 듦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공공복지나 노후대비 교육 등에 그치고 있다고 할까.
물질적이고 실용적인 대책만으로는 풍요롭고 행복한 노년의 삶을 보장하기 어렵다. 나이 듦이 두렵고 슬프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그 만족스러움의 선물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삶의 쌍두마차 격인 몸의 건강과 영혼의 건강은 그만큼 중요하다.
심리치료사인 토마스 무어의 저서 '나이 공부'는 나이 듦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준다. 자신의 심리 상담 사례를 통해 애써 외면하거나 마음속에서 몰아내려고만 했던 나이 듦의 소중함에 대해 알려주고 희망적인 삶의 비전도 제시한다. 노년 역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몸의 건강 못지않게 영혼의 건강을 깨닫는다면 더욱 풍요로운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 듦은 생명을 가진 존재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이자 숙명이다. 그러나 나이 듦에는 '익어감', 즉 '성숙'이라는 보석이 숨겨져 있다. 스스로 그 보물을 찾느냐 마느냐에 따라 노년의 행복은 좌우된다.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면서 외로워지고, 우울해지고, 이유 없이 버럭 화를 내고, 의욕이 뚝 떨어져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진정으로 나이 드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 나이를 건강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겉모습만 젊어 보이도록 아무리 애써 가꿔봐야 외로움, 우울감, 무력감 등 부정적인 측면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저자는 몸이라는 물리적 요소가 기능을 잃기 시작하면 인간의 또 다른 구성 요소인 영혼이 한결 충만해진다고 말한다. 삶의 즐거움과 지적 수준은 나이가 들수록 한층 강화되고, 젊을 때 느껴보지 못한 자아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 듦을 가장 효과적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며 사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외부 가치와 비교하려 들지 말고 내면 가치에 좀 더 치중해보자는 얘기. 자신의 나이를 긍정적이고 지혜롭게 받아들이면 새로운 기회의 문은 저절로 열리기 마련이다.
다음은 저자가 권유하는 나이 듦의 다짐과 자세.
"늙음에 저항하고 부정적인 면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으면 남은 평생은 비참해질 뿐이다. 지금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다섯 살을 더 먹어도 똑같이 마음이 편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좋은 출발점과 기반을 가지게 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즐거움 속에 점점 더 자신이 된다는 의미다. 나이 듦의 즐거움을 인정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