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쪽샘지구 44호에서 바둑돌 200여 점 등 -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지난 7일 오후 2014년부터 추진한 경주 쪽샘지구(경상북도 경주시 황오동 349-3번지) 신라 고분 44호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에 대한 정밀발굴조사를 통해 발굴된 유물을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발굴된 유물은 ▲ 무덤 주인공이 착장한 금동관(1점), 금 드리개(1쌍), 금귀걸이(1쌍), 가슴걸이(1식), 금․은 팔찌(12점), 금․은 반지(10점), 은 허리띠 장식(1점) 등 장신구 조합, ▲ 비단벌레 딱지날개로 제작된 금동 장식 수십 점, ▲ 돌절구 공이, ▲ 바둑돌(200여 점) 등을 지난달 한꺼번에 발굴했다.
44호 돌무지덧널무덤의 주인공이 착장한 장신구들의 조합은 전형적인 돌무지덧널무덤에서 나오는 장신구 양식들이며, 특히, 가슴걸이는 남색 유리구슬과 달개가 달린 금구슬을 4줄로 엮어 곱은옥을 매달았다. 이러한 형태는 황남대총이나 천마총 같은 최상위 계층 무덤에서만 확인되었던 디자인이다. 달개(영락․瓔珞)는 금관 따위에 매달아 반짝거리도록 한 얇은 쇠붙이 장식을 말한다.
출토된 유물을 기준으로 한 피장자의 신장(身長)은 약 150cm 전후로 추정되는데 금동관, 귀걸이, 팔찌, 허리띠 장식 등 장신구의 크기가 전반적으로 작은 점도 피장자가 여성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장신구 크기가 작은 점은 기존 조사 사례 중 금령총과 유사하다.
또한, 금동관과 은허리띠 장식은 현재로선 정확한 문양과 형태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추후 보존처리를 통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44호 돌무지덧널무덤의 축조연대는 출토된 토기, 금귀걸이나 금팔찌의 형태로 보아 금관총 출토유물과 유사한 점으로 비추어 5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굴에서 주목할 만한 유물은 비단벌레 장식이다. 주인공 머리맡에 마련된 부장궤(副葬櫃, 부장품 상자) 상부에서 수십 점이 확인되었다. 비단벌레의 딱지날개 2매를 겹쳐 물방울 모양으로 만들고, 앞뒤판 둘레를 금동 판으로 고정하여 만든 장식이다. 크기는 가로․세로 1.6×3.0cm에 두께는 2mm 정도 소형이며, 신라 고분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바가 없는 형태의 크기의 장식이다.
돌절구와 공이는 주인공 머리맡 부장궤(副葬櫃) 안 철솥 바로 옆에서 함께 확인되었다. 돌절구는 바닥이 평평하고 세로로 긴 형태이며, 화강암을 연마하여 위쪽에 얕은 함몰부를 만들었다. 돌절구의 크기(높이 13.5cm, 폭 11.5cm)와 함몰부의 용량(약 60mL)으로 보아 곡물을 빻는 실질적인 용도라기보다는 상징적 의미로 부장되었을 수도 있고, 약제를 조제하는데 사용한 약용 절구(현대의 막자사발과 같은 용도)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바둑 돌(위, 아래)
지금까지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사례는 황남대총 남 분에서 돌절구․공이 1묶음, 서봉총에서 공이 1점이 확인된 바 있다. 이외에 출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국은(菊隱) 이양선 박사(1916~1999)의 기증 유물 가운데도 돌절구와 공이 1묶음이 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의 조사에서는 부장 궤에 겹겹이 쌓인 상태로 출토된 다양한 유물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분석을 시도할 것이며, 무덤의 하부구조와 호석, 적석부에 대한 해체조사를 통해 고분 전체의 구조와 축조과정을 완벽히 복원해 내고자 한다고 밝혔. 위 자료는 문화재청 보도자료로 실버넷뉴스에 기사화 후 게재한 것입니다.
竹泉 李鍾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