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유행을 즉각 반영한 디자인, 비교적 저렴한 가격, 빠른 상품 회전율로 승부하는 패션 또는 패션사업을 뜻하는 말이다. 주문을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인 패스트푸드(fast food)처럼, 빠르게 제작되어 빠르게 유통된다는 의미에서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일반 패션업체들은 일반적으로 1년에 4~5회씩 계절별로 신상품을 내놓지만 패스트패션업체들은 보통 1~2주일 단위로 신상품을 선보인다. 심지어 3~4일 만에 또는 하루 만에 상품이 교체되는 경우도 있다. 트렌드를 재빨리 파악하여 이를 반영한 제품을 제작하고 빠르게 매장에 내놓는 것이 패스트패션의 최대 강점이다. 패션쇼에 등장한 옷이 한 달쯤 후에 매장에 진열되어 있고, 할리우드 스타들이 착용한 옷이 인터넷에 올라오면 어느새 비슷한 옷과 액세서리가 매장에 걸리곤 한다.
패스트패션의 또 다른 특징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기본으로 생산제품을 빨리빨리 바꾸어 내놓는다는 점이다. 다양한 아이템의 옷을 소량으로 빨리 만들어 빠르게 회전시키는 시스템을 채택함으로써 소비자는 최신 유행의 옷을 값싸게 살 수 있고, 업체는 빠른 상품 회전으로 재고 부담을 줄이면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1~2주일 단위로 신제품을 소량 생산한 후 남은 것은 폐기처분하는 전략을 쓰기 때문에 상품의 희소성도 있다.
패스트패션의 진원지는 유럽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런던·파리·취리히 등에서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성장이 두드러졌으며, 이후 미국과 아시아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패스트패션 브랜드는 SPA 브랜드라고 불린다. SPA란 미국 청바지 회사 갭(GAP)이 1986년 도입한 개념으로 전문점(Speciality retailer), 자사상표(Private label), 의류(Apparel)의 첫글자를 조합하여 만든 명칭인데 ‘제조 직매형 의류전문점’이라는 의미이다. 옷을 직접 기획·생산하고, 자체 유통망을 통하여 직영매장에서 판매함으로써 생산·유통·판매 기능을 수직적으로 통합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소수의 스타 디자이너 대신 수백 명의 일반 디자이너를 고용하여 수많은 양의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었고, 중국·인도 등 임금이 싼 지역에 공장을 세우고 제품을 생산한다. 세계적인 SPA 브랜드로 자라(Zara, 스페인)·H&M(스웨덴)·갭(GAP, 미국)·유니클로(UNIQLO, 일본) 등이 있다. 출처:두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