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이 아니면 보기 힘들었을 게임이다.
그만큼 수년 간 한국 야구에서 멀어져 있었는데 아시안게임이 야구를 보게 한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경기에 익숙해지면 국내 경기는 눈에 차지 않는다. 같은 프로 경기지만 수준 차이는 분명하다. 한 해 수백억을 받는 선수들이기에 매 경기가 목숨을 걸듯이 한다. 메이저리그에서의 1승은 올림픽 금메달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사실이다. 그만큼 투수가 선발로 나가 승리를 챙기는 일이 어렵고도 어렵다. 한 구 한 구에 목숨을 걸 듯이 던지고 목숨을 걸 듯이 친다. 경기에서 지거나 또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수백의 연봉이 그 패닉을 상쇄해주지 못한다. 뿐 아니라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그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혹사당한다. 왜냐고? 말 그대로 엄청난 연봉을 받으니까. 받는 만큼 선수는 몸값을 해야 하니까. 3일 쉬고 4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는 건 정말 초인적인 일이다. 아직 류현진은 4일 등판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박병호, 강정호, 김현수 같은 대단한 선수들이 모셔져 있는 팀의 게임을 본다는 건 흔한 기회는 아니다. 이재원, 나성범, 민병헌 등은 처음보고 듣는 이름들이다. 보나마나 리그에서 내놓아라 하는 선수들일 텐데. 롯데 시절 유망주였던 김민성이 타 팀으로 팔려간 뒤 지금은 어엿한 국대 내야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전통적으로 롯데에서 팔려나간 애들 치고 못 풀린 애들이 별로 없는 듯하다.
어제 대만과의 경기는 2회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마치 상대를 패대기 치듯 2회만에 9점인가를 낼 때만 해도 이러다 농구 스코어가 나는 게 아닌가 했는데 이후부터는 거짓말처럼 잠잠해졌다. 투수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한국의 기세가 확 꺾여버렸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란 걸 증명이라도 하듯 대만 투수가 천관위로 바뀌자 우리 드림한 타자들이 죽을 쑤었던 거다. 뛰어난 타자 아홉보다 뛰어난 투수 하나가 야구에선 훨씬 낫다. 사실 어젠 대만 선수들 우리 가공스런 라인업에 완전 넋이 나간 경기를 한 거였다. 과거에 비해 약체라지만 그래도 대만 아닌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졸전을 펼쳤다. 자기 리그에서 다승1위라는 투수가 미친 듯이 얻어맞질 않나, 여러 모로 대만 답지 않은 경기였다.
천관위
오늘 홍콩전도 마찬가지로 우리 타자들 다들 약속이나 한 듯 승패는 제쳐놓고 큰 거 한 방을 노리고들 나왔다. 7회까지 10명 정도의 투수들이 나왔는데 하나같이 무서워서 가운데는 던지질 못했고 계속 피하다가 볼넷을 무려 15개나(더 많았을까?) 남발했다.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콜드게임으로 끝이 났다.
우리 카페 여자분들도 야구 많이들 좋아하시나요?
첫댓글 야구 중계 일부러 보거나, 구장에 직접 찾지는 않지만 만약 볼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재밌게 봅니다. 저는 제가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고 보기보다 승부욕도 있어서 즐겼던 편입니다. 몇 년 전에 배드민턴도 좀 쳤는데 클럽 활동이 여러모로 저와 맞지 않아 그만 뒀고 지금은 남편과 지녁에 걷기 운동하는 수준이죠^^
클럽활동도 꽤 운동선수처럼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하고 시간도 많이 뺏기고 대회도 참가하고 머 그런 점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요?
@홍익 그렇죠. 무엇보다 운동 이외의 시간이 많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