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21] 윤준식(尹俊植) - 만세 반석 열린 곳에 7. 강원도 복귀대열에서
1 하늘은 다시 제단을 지키는 제사장으로 명령하셔서 강원도 춘천으로 오게 되었다. 강원도 하면 암하노불(岩下老佛)이란 말이 있다. 바위 밑의 늙은 부처란 뜻으로 강원도 사람은 바위 밑에 앉아서 도(道)나 닦는다는 뜻으로 그리 좋은 내용은 아니지만 공자님 말씀에 ‘수신 제가 치국평 천하(修身齋家 治國平天下)’란 말씀처럼 나의 심신을 연마하는 데는 그지없이 좋은 곳이요, 천부의 은혜로 생각했다.
2 강원도는 제일 먼저 우리 원리 말씀이 들어갔던 곳이요, 또한 뜻있는 인물들이 배출된 곳이다. 춘천 시내 한복판 제일 높은 곳, 그곳에 세워진 3층 높이의 빌딩이 우리 교회 건물이며 성전 안에는 177명의 식구가 하늘의 뜻을 위해 정성 들이고 있는 곳이다.
3 이 큰 제단이 세워지기 전에는 얼마나 많은 개척자들의 피와 땀이 남겨졌는지 모른다. 특히 교구에 처음 발령받으셨던 이기석 지구장님은 이곳에 제단을 지키시다가 몸까지 희생을 당하셔야만 했던 곳이다.
4 설악산 대청봉에서 16명의 교역장들이 손을 굳게 마주 잡고 기도를 드렀다. “아버님! 강원교구를 맡은 16명 아들들이 이 산정에 섰습니다. 우리가 머무는 곳에 생명의 역사가 있게 하여 주옵소서! 아버님의 심정으로 맺은 우리 신앙의 동지들! 이 산이 비바람에 변한다 하더라도 우리들만은 변하지 말고 뜻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는 깊은 밤이 다 가도록 기도하다가 산정을 내려온 적도 있었다.
5 특히 승공 활동이 두드러진 곳이 강원도다. 1970년 박경원 강원 도지사가 당시 구국 이념으로 종교 이념을 부르짖었고 종교 이념 가운데서도 우리 교회 이념을 받아들여 전국에서 특별강사들이 대거 출동하여 근 3년간 뿌리박은 곳이어서 지금도 승공 활동은 활발히 지속되고 있는 곳이다.
6 강원도에 와서 잊히지 않는 것은 강원도 내 목회자 2백여 명과 새마을교육을 받을 때 일이다. 속담에 ‘가재는 게 편’이란 말처럼 나는 항상 목사님들을 존경하고 있었기 때문에 목사님들과 함께 교육받는 것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7 그러나 목사님들은 내가 존경하는 것과는 정반대다. 한자리에 잠을 자는데도 내가 통일교회 목사라고 피해 가는가 하면 언제나 등을 마주 대고 눕는다. 식사 때도 내가 앉은 테이블에는 앉기를 꺼린다. 교육 기간 동안 내 옆에 앉는 목사의 얼굴은 항시 찡그리는 것 같았다.
8 3일이 지난 어느 날 밤 어느 젊은 목사가 “우리 하나님의 예정이 계시어 만난 목사들인데 종파를 가리지 말고 지냅시다. 그러기 위해서 각 종파의 대표가 나와서 인사도 하고 그 교회 자랑도 하기로 합시다” 하는 것이었다.
9 이미 몇몇 짓궂은 목사들이 짜 놓은 스케줄이다. 누가 먼저 나올 것인가! 목사들의 의견에 따라 제비뽑기가 시작됐다. 첫 번째는 장로교, 두 번째는 감리교, 세 번째가 나다. 나는 이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첫 번째 장로교 목사가 나오더니 우리 예수교 장로교회는 “예수 밖에는 다른 신을 믿지 않습니다. 예수만 믿습니다. 아멘” 하고 들어왔다.
10 감리교 목사는 감리사란 분인데 “우리 감리교회는 항상 세 가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설교 준비, 이사 준비, 죽을 준비를 항상 하고 있습니다” 하고 들어왔다.
11 내 차례다. “저는 춘천 통일교회 목사며 더 나아가 한국교회의 목사입니다. 우리 문 선생님께서는 여러분들을 형님 교회 목사로 항상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저는 여러 목사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하는 것으로 서두를 꺼냈다.
12 이어서 우리 원리운동에서부터 127개국 선교운동을 설명하였고 국제 승공 연합 창설 이후의 활동 현황, 리틀엔젤스를 중심 한 국위선양, 세계 과학자 대회 등을 설명하니 30분이 지났다. 본래 3분이 지나가면 벌금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미리 돈을 준비하여 사회자에게 넘겨주었다.
13 그 후 목사님들과 얼마나 따뜻하게 지냈는지 모른다. 신앙의 국경, 그것은 멀면 한없이 멀지만 담이 무너지니 그렇게 친근감이 두터울 수가 없었다. 신년 새해가 올 때마다 수십 통의 연하장이 날아오는 것을 보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
첫댓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