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서울시 서초가정법원 법정에 한 소녀가 앉아있었습니다. 절도와 폭행 등으로 법정에 선 이력이 있던 소녀가 이번에는 친구들과 오토바이를 훔친 혐의로 피고인석에 온 것입니다. 김귀옥 부장판사가 법정에 들어서며 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재판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소녀를 자리에서 일으킨 판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 나를 따라서 말해 봐.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생겼다!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이날 판사가 소녀에게 내린 처분은 법정에서 일어나 판사를 따라 외치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판사는 밝고 성실했던 소녀가 집단 폭행을 당한 이후 상처 속에 방황하며 홀어머니와 힘겹게 살아온 사연을 알고 소녀를 벌하는 대신 오히려 자존감을 세워준 것입니다. 죄지은 사람을 단순히 법으로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시켜 다시금 살아갈 힘을 주고자 했던 김귀옥 판사의 모습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크게 감동했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을 뉘우치게 하고 다시 새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는 일은 타인을 향한 이해심과 배려 그리고 사랑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최근 가족이나 친구, 동료의 잘못으로 마음이 상한 일이 있습니까? 내가 베푼 사랑으로 변화될 상대를 기대하며 그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세요. 우리가 서로에게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세상은 훨씬 더 아름다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