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탄>
공항에서 프라하 시내에 있는 Corinthia 호텔을 찾아가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이웨이의 갓길에는 눈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지만 도로 위의 눈들은 이미 다 치워져
있었고 영하 8도의 날씨도 차가 달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눈길이라고 생각하니 바짝 긴장하여 앞만 보고 달리느라 주변은 살필 겨를도 없이, 네비가 시키는대로 좌로, 우로 방향을 틀어가며 출발한지 약 한 시간
만에 호텔에 도착하였습니다.
호텔 로비 입구에 차를 세우고 호텔 보이에게 주차장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투숙할거냐고 되물어옵니다. 그렇다고 하니까 차에서 내리라고 하면서 차는 자기가 주차하고 올테니 들어가서 체크인이나 하라고 하네요. 써비스가 괜찮구나 생각했더니 나중에 체크인하면서 들으니 호텔 지하주차장에 하루 주차비가 25유로라고 합니다. 이런 젠장, 어쩐지… 호텔 투숙 손님인데도 그렇게 비싸게 받느냐고 했더니 프라하의 호텔들은 거의 다 주차비는 따로 받는다고 합니다. 24시간 씨큐리티가 따로 있고 지하에 있는 실내주차장이라 눈이 오더라도 안전하답니다. 그래도 그렇지 방값이 하루 밤에 70유로인데 주차비가 25유로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좀 심하다 싶네요. 그래도 프라하의 호텔비는 생각보다 싼 편입니다. 4성급, 5성급 호텔이 10~12만원
선에서 하루 밤을 머무를 수 있으니 유명한 관광지치고는 싼 편이지요.
참고로 체코는 나라면적은 남한의 79% 정도이고 인구는 1,050만명입니다. 바다가 없이 슬로바키아, 독일, 오스트리아 그리고 폴랜드와 동서남북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내륙국가이지요. 예전 제가 고등학교 다닐때 배운 기억으로는 체코슬로바키아로 배웠었고 “프라하의 봄”이라는 민주화 항쟁이 있었던 것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2차세계대전이후 소련의 위성국가로 전락하여 공산주의 나라가 되었는데, 대부분의
동유럽 국가들이 그러하듯, 체코슬로바키아도 구소련의 지배를 받는 위성국가로서 한 두명의 독재권력 아래에서
2차세계대전 이후 50년 가까운 세월을 그렇고 그렇게 보낸
나라입니다.
구 소비에트연방(소련)이 무너지는 것을 계기로, 1993년 공산당에서 탈피하여 민주주의가
진행되면서, 원래부터 다른 민족이었던 슬로바키아와는 자연스럽게,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지극히 평화적으로 체코와 슬로바키아라는 두 개의 나라로 분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명목상 최저임금은 50만원
선이니 우리나라에 비해 반도 안되는 수준이지만 일반 기계운전이나 조립공, 사무원들은 100~11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고 합니다. 왜 현대자동차가
체코에 자동차공장을 지었는지 이제는 이해가 좀 되실 줄 압니다.
일단 방에다 집을 옮겨 놓고는 옷갈아 입기가 바쁘게 D-STAR 장비
박스부터 꺼냈습니다. 저녁먹으러 나가기 전에 D-STAR를 한번 운영을 해 보고 가야겠다 싶어 이것저것 장비를 챙기기
시작합니다.
먼저 ID-51 HANDY를 꺼내 전원을 켜고 주파수와 DV모드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Menu를 찾아 My station안에 있던 메시지 “Ulsan, Korea” 를 “ Prague, Czech”고 고쳐 넣었습니다. 지금부터는 PTT를 잡을 때 마다 제 콜사인 HL5BBD와 함께 “Prague, Czech”라는 위치정보 메시지가 상대방 장비에 표시될 것입니다.
또한 GPS Setting도 Internal 로
바꾸어 현지의 GPS위치 정보가 송출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방과 나사이의 거리가 표시되겠지요. 물론 지금은 방안에 있기 때문에 GPS 위성신호 잡기가 어려울테지만요.
그 다음 BLUESTACK을 꺼내 휴대폰 충전기용 밧데리로 전원을
공급합니다. 블루스택의 옆으로 트인 창으로 빨간 불빛이 빤짝이면서 가동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인터넷은 스마트폰 DATA ROAMING을 바로 쓰면 되니까 곧
바로 스마트폰에서 BLUE-DV 앱을 찾아 바로 실행 보턴을 눌렀습니다. BLUE STACK과 스마트폰의 연결은
블루투스로 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쓰던 그대로 스마트폰에서 BLUE-DV 앱만 작동시키면
자동적으로 “ BT Connected” 가 표시되면서 서로 연결이 되었음을 알려 줍니다.
DV-MEGA의 경우 스마트폰의 “모바일
핫스팟 및 테드링” 기능을 켜서 연결을 시키지만, 스마트폰과
일단 한번 연결한 적이 있는 블루STACK의 경우, 전원만
들어가면 스스로 기존에 페어링(Pairing) 되었던 스마폰의
WIFI 신호를 찾아서 블루투스로 연결을 하니까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그 다음은 그냥
스마트폰의 앱에서 교신하기를 원하는 리플렉터의 종류(REF, XRF 등등)와 NODE 번호(A, B, C ...등)를 찾아 연결 보턴만 누르면 됩니다.
우선 한국과 먼저 교신을 하기 위해 한국의 대표 리플렉터인 XRF를
선택하고 번호 70과 Node C를 선택한 후 바로 연결
보턴을 눌렀습니다. 곧 바로 ID-51 HANDY에서 “ Linked to XRF070C” 라는
음성 메시지가 흘러 나오 것을 들으니
이제야 안심이 됩니다. 드디어 D-STAR를 운영할 수 있는
준비가 완료 된 것이지요..
지금 체코시간이 오후 6시 11분,
8시간 시차가 있는 한국은 이미 새벽 2시11분입니다. 한국은 다들 곤히 잠자는 시간일 테지만 일단 혹시나 하는
마음에 CQ를 내 봅니다..
“CQ 여기는 HL5BBD 체코
프라하입니다. “
그런데 뜻밖에 KM6WL이란 미국콜이 저를 불러 오네요. 어디선가 만난듯 귀에 익은 콜싸인인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프라하로 출발하기 전날 저녁에 한국에서 만났던 국입니다. 미국서부 LA의 남쪽에 있는 가든글로브에 사시는 한국교표 임원일 OM이십니다. 한국을 떠 나오기 전날 D-STAR에서 처음 만났었는데 체코에 오자마자 다시 첫 교신으로 만나게 되네요.
반갑게 인사를 하고 지금 체코 프라하에 도착했다고 하니 무척 반가워하십니다. 그런데 체코의
인터넷 속도가 늦은 탓인지 신호가 조금씩 끊어지는 분분이 있고 R2D2 현상도 조금 있습니다.. 그러나 카피하는 데는 그다지 문제가 없습니다. 가든글로브는 LA에 있는 디즈니랜드와 가까운 곳으로써 한국교포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제가 29년전, 88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미국 LA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했었는데
그 당시 한국식품을 사러 자주 가던 곳이라 잘 알고 있는 곳이기도 하여 더욱 더 반가웠습니다.
KM6WL 님과 교신을 끝내고 다시
CQ를 내 봅니다. 이번에는 HL2UP om님께서
불러주시네요. 한국시간 이미 2시32분인데 그 시간까지 안주무시고 무전기앞에서 뭔가 열심히 만들고 계셨었는데 제 신호를 듣고 응답을 주셨다고 하십니다. 잠시 이곳 사정을 설명하고 교신을 하다가 좋은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는 인사와 함께 파이널을 하였습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제CQ에 응답해 주시고 교신에 응해 주신
KM6WL님과 HL2UP om님께 감사드립니다.
한국과의 교신을 끝내고 이번에는 리플렉터를 영국 런던의 REF001C에
맞추고 CQ를 불러 봅니다.말이 CQ이지 실제 D-STAR에서는 “CQ”라는
호출을 쓰지 않는 것이 예의입니다. 즉 HF나 VHF/UHF대에서 내는 일괄호출(CQ)과 다르게 리플렉터라는 “대화방” 안에서 상대를 찾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 HL5BBD 가 이 대화방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정도의 말만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 한국에서 외국의 리플렉터에 들어와 교신상대를 찾을때는 < This is HL5BBD in South Korea monitoring zero one Charlie > 라고 말합니다만, 오늘은 체코에 와 있으니 좀 다르게 불러 보았습니다.
< This is HL5BBD in Czech Republic , monitoring 01 Charlie. Is anybody around? > .
PTT를 놓자마자 캐나다의
VE3LNU가 호출을 해 오네요. 그래서 바로 응답을 했습니다.
< Very Good, VE3LNU this is HL5BBD
/(stroke) OK(체코의 Prefix). Thank you for your call. My name
is Ivan. I am now visiting Czech Republic on business. I am at hotel room of
Praha downtown and I've just arrived here today from KOREA. …….
여차여차해서 체코에 업무출장을 왔는데 D-STAR장비를 가져와서 D-STAR교신을 시도 중이라고 하니 그러냐면서 여행 안전하게 잘 마치라면서 격려를 해 주시네요. 캐나다국과 교신을 끝내자 이어서 미국 일리노이주의 N9GXI Peter가
불러 옵니다. 그리고는 다시 영국의 M6EYS, 그리고 한국에서도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영국의 2E0RFV 리차드가 차례로 불러 옵니다. 리차드와는 한국에서 D-STAR로 여러 번 만난 적이 있는데 체코에
잘 도착했느냐면서 반갑게 안부를 물어 옵니다.
리차트와의 교신을 끝으로 잠시 마이크를 내려 놓았습니다. 벌써 저녁 7시가 넘은 시각입니다. 체코에서의
D-STAR교신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저녁을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저녁을 먹기위해 2층으로 내려 왔습니다. 날씨도 추운데다 바깥지리도 잘 모르고 하니 저녁은 그냥 호텔안에 있는 식당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호텔안에 유일하게 열려있는식당은 중세유럽 분위기의 고급 레스토랑이었습니다. 메뉴를
보니 체코말로 되어있는데 당췌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고, 영어로 설명이 되어 있는 것도, 소고기 돼지고기 정도는 구분이 되지만 뭐가 뭔지 감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이럴 때는 들어오는 입구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던 ‘Today’s
Special” 을 시키는게 최고다 싶어, 호기있게 오늘의 Special 요리를 시켰습니다. 어라? 그런데 오늘의 스페샬 요리는 “ 뼈붙은 돼지고기 스테이크라고 하네요. 소고기 스테이크는 먹어봤어도 돼지고기 스테이크는 먹어본 기억이 없어서 괜찮을까 싶었습니다만 ‘에라 모르겠다’ 싶어 그대로 주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뿔사!’ 돼지고기는 익혀서 먹어야지’ 싶어서 주문받고 돌아가는 웨이터레스 아가씨를 다시 불러 “Medium” 이
아니라 “Well done” 으로 구워달라고 단단히 주문을 하였습니다.
Hi. 이윽고 나온 돼지고기스테이크, 기름기가 거의 없는 순살코기 돼지고기 스테이크는 슬근슬근 잘 썰어지긴 하는데 좀 텁텁한 감이 있네요. 이럴땐 김치나 파절임 이라도 있으면 맛있게 먹을텐데 ..... 아! 이런. 한국떠나 온지 하루도 되기전에 김치타령을 하다니요.... Hi.. 그래도 배가 고프니 소스에 찍어 억지로 먹긴 하였으나 우리나라의 삽겹살이나 양념돼지갈비 같은 맛을 기대한 저로서는
실망이었습니다. 게다가 양도 어찌나 많던지 대식가(?)를
자처하는 저로서도 먹다먹다 결국은 3분 1정도는 남기고 말았네요.
식사를 마치고 방에 들어오니 이미 저녁 9시, 한국은 이미 새벽 4시가 넘은 시간입니다. 비행기타고 오면서 한숨도 자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서서히 눈이 따갑고 눈꺼풀이 무거워져 옵니다. 경험상 유럽에 출장 올 때는 대개 도착하면 저녁시간이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잠을 자지 않고 기내영화 5편 정도를 보면서 억지로라도 버티면 저녁에 호텔에 도착하여 잠을 자기가 좀 수훨해 집니다. 샤워하고 자리에 누우니 저녁 10시, 지금부터 5~ 6시간 정도라도 푹 잘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체코에서의 첫 날밤 잠을 청해 봅니다. <계속>
첫댓글 2탄 잘 읽었습니다.
여행 팁까지~~
고맙습니다.
여행기 잘 읽고 있습니다. 실제로 체코에서 운용하려면 체코 아마추어 임시허가를 받아야 할것 같은데 그부분은 어떻게 처리하셨는지요?
코린시아 호텔은 10년전 신혼 여행때 2박 했던 호텔이라 그때 기억이 납니다.
신혼여행을 체코로 다녀 오셨군요.
프라하는 유럽 어느 곳과 견주어도 뒤지지않는 아름다운 곳이란 생각이 듭니다. 가족들과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곳입니다.
출발하기전 체코 아마추어무선국들을 WIRES-X에서 서너국을 만나서 허가관계를 물어보긴 했습니다만 영어가 짧아 다들 제대로 말을 못하더라구요.
작년에 독일 뒤셀도르프에 갔을때도 현지 리피터를 워치해 보았는데 독일사람외에도 많은 다른 국들이 나오는것을 보았고, 가기전에 만난 독일 친구도 리피터 정보를 주면서, EU는 국경이 없어져서 사람도 그냥 막 넘어다니는데 , 별로 신경쓸 필요없다고 하던데요 .
지금은 통신기술이 무선에만 그치지않고 인터넷과 연결되어 운영되다보니, 운영지역을 구분하기가 어렵게 되었는데
사실 전파법이 이런쪽은 따라 오지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한국의 전파관리소는 더더욱 이런쪽에 무지하여 D-STAR허가만 해도 제대로 내막도 모른체 허가를 내주고 있지요.
HL5KY om님 말 처럼 , 관에서 기술적으로 못 따라오면 관을 가르쳐 가며 쓰기보다는 , 관이 스스로 배워서 따라 올때까지는 그냥 아무 말안하고 쓰는것이 상책이란 생각에 저도 동의합니다. 아마추어의 기본정신이 실험정신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관의 허가를 기다려 하기에는 우리한테 남은시간이 얼마 없거던요.
얼마전 한국 콜사인을 받은 일본인이 한국에서 ID-51 Plus Model 2를 SMARTPHONE에 연결하여 D-STAR를 운용 할려고 하는데 허가가 필요하냐고 연맹으로 문의가 온것을, 연맹에선 다시 저한테 문의를 해 왔습니다.
ID-51 PLUS Model 2를 Terminal 모드로 사용하면, 전파를 발사하지 않고 무전기와 스마트폰이 케이블로 바로 연결되기에 허가가 필요없을 거라고 답변을 해 주었습니다.